70달러선 무너뜨린 유가...정유주 울고 항공주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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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달러선 무너뜨린 유가...정유주 울고 항공주 웃었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12.07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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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가파른 하락 곡선
공급축소 가능성 줄고 수요 둔화 가능성은 높아져 
유가 추세 바꿀만한 모멘텀 예상 어려워 
국제유가가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가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국제유가가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면서 재차 세자릿대 유가에 근접하는 듯 했던 국제유가는 불과 약 두 달 사이에 배럴당 70달러를 무너뜨리며 가파른 하락 곡선을 그려내는 모습이다. 

당분간 유가의 흐름을 바꿀만한 모멘텀이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유주와 항공주 등 유가의 흐름에 밀접한 업종들의 주가 흐름 또한 주목되고 있다. 

산유국들 이견 확대 속 공급축소 가능성 낮아져 

6일(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대비 2.94달러(4.1%) 하락한 배럴당 69.38달러로 거래를 마감, 5거래일 연속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WTI 종가가 70달러를 하회한 것은 지난 7월3일 이후 5개월만에 처음이다. 

불과 두 달 전인 10월3일 한 때 배럴당 90달러를 웃돌았던 유가는 10월에만 10% 이상 하락한 데 이어 11월에도 6% 이상 내렸고, 12월 들어서도 이미 8%대 하락세를 기록중이다. 

유가의 하락세를 이끌고 있는 것은 공급 축소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는 반면 수요 감소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국의 협의체인 OPEC+는 하루 22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당초 26일로 예정됐던 OPEC+ 산유국 회의가 30일로 연기되면서 산유국들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고, OPEC+ 회의 결과에서도 협의체 차원의 단일 합의안이 나오지 못했다. 사우디의 100만배럴 감산을 포함해 OPEC+ 산유국들이 하루 220만배럴의 감산에 나서기로 했으나, 이는 자발적 감산이어서 강제력은 없다.

이에 시장에서도 사실상 감산이 제대로 시행될 지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스톤엑스의 피오나 신코타 금융시장 분석가는 "산유국들이 자발적 감산에 합의했지만, 실제로 공급 축소가 이뤄질 지에 대해 시장은 여전히 의문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여타 국가들은 지난해 말 대비 오히려 증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 말 대비 하루 약 143만배럴 줄었지만, OPEC 전체 원유 생산은 같은 기간 하루 113만배럴 줄어드는데 그쳤다. 

박상현 연구원은 이를 언급하면서 "사실상 사우디를 제외하고 여타 OPEC 국가는 지난해 말 대비 증산하고 있다"며 "사우디의 감산 정책이 앞으로도 실효를 얻지 못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미국 원유 생산은 11월 기준 하루 1320만배럴 수준으로 사상 최고치로 올라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대비로는 하루 약 110만배럴 증가한 것인데, 이는 OPEC 전체 원유 감산 규모와 유사한 수준이다. 즉 사우디가 감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원유 공급 측면에서는 변화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미국 내 원유 생산 증가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 에너지청에 따르면, 미국 내 원유 생산은 2024년 말 하루 1335만배럴로 올해보다 하루 약 15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 연구원은 "미국 내 원유 생산 증가 추세는 사우디의 감산 정책에는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러시아 역시 2024년 국방예산을 올해보다 70% 가까이 증가했는데, 원유 등 각종 원자재 수출이 러시아 연방 재정 수입의 주원천임을 감안하면 러시아가 사우디 주도의 추가 감산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은 낮고 오히려 원유 수출을 확대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미·중 경기부진 속 원유 수요 둔화 전망에 무게 

공급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수요에 대한 우려 또한 확산되는 분위기다. 

최대 원유 소비국인 중국과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5일 무디스는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중국 중앙정부의 과도한 부양책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중국 경제의 기초 체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배경이 됐다. 

박 연구원은 "중국의 월별 원유 수입 규모는 현재 답보 상태"라며 "또 다른 잠재 원유 수요로 예상됐던 미국의 전략비축유 재확충 수요 역시 매우 더딘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분간 원유 수요가 크게 증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정유주 울고 항공주 웃고

공급과 수요 측면의 현 추세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가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 업종들의 주가 흐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정유주는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중인 반면 항공주는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12시 10분 현재 S-Oil은 전일대비 900원(-1.34%) 내린 6만6400원에 거래되고 있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0.37%의 하락세를 기록중이다. 극동유화는 전일대비 2.83% 내린 4285원에 거래중이다. 

반면 유가 하락으로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되는 항공주는 일제히 강세를 기록중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합병심사 시기 확정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각각 1.12%, 3.45%의 상승세를 기록중인 가운데, LCC(저비용 항공사)인 진에어(3.43%), 티웨이항공(4.92%), 제주항공(4.12%), 에어부산(4.63%) 등도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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