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식료품' 키우는 롯데...'오카도 프로젝트'로 승부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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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식료품' 키우는 롯데...'오카도 프로젝트'로 승부 건다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12.0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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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부산 풀필먼트 센터 기공식...2025년말 완공 예정
2000억원 투자로 데이터 및 인공지능 기반 물류센터 건립
2030년 CFC 6개 목표...'압도적 강자'없는 온라인 식품 시장 겨냥
롯데쇼핑 오카도 부산CFC 조감도 사진. 사진제공=롯데쇼핑
롯데쇼핑 오카도 부산CFC 조감도 사진. 사진제공=롯데쇼핑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롯데쇼핑이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 강화를 위해 최첨단 자동화 물류센터 건설에 본격 착수한다. 지난해 11월 파트너십 계약을 맺은 영국의 글로벌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의 통합 솔루션을 기반으로 쿠팡, 네이버 이커머스기업과 대적해 '그로서리 1번지'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5일 롯데쇼핑은 부산 강서구 미음동 국제산업물류도시에 위치한 고객 풀필먼트 센터(CFC, Customer Fulfillment Center) 부지에서 기공식을 열었다. 오카도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은지 약 1년만이다. 첫번째 고객 풀필먼트 센터 건립 지역으로 부산을 선정하고 부지 마련, 시설 설계 등 준비기간을 거친 후 본격 공사에 들어간다. 

부산의 고객 풀필먼트 센터(이하 CFC)는 오카도의 통합 솔루션인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이 적용된 롯데쇼핑의 첫번째 물류센터다. 연면적 약 4만 2000㎡(약 1만 2500평) 규모로, 상품 집적 효율성을 높여 기존 온라인 물류센터보다 상품 구색을 2배 가량 많은 4만 5000여종으로 늘렸다는 설명이다. 배송 처리량도 약 2배 늘어난 하루 3만여건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비용은 약 2000억원이다.

공사는 2025년말 완료될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부산 CFC 완공 후 부산과 창원, 김해 등 경남지역 약 230만여 세대의 고객들에게 혁신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CFC에서는 데이터 및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 상품 피킹과 패킹, 배송 노선을 고려한 배차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화로 이루어 진다. 매일 최대 33번의 배차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지연없이 배송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이 온라인 장보기 과정에서 겪어왔던 상품 변질, 품절, 누락, 오배송, 지연배송 등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과 동시에 쇼핑 편의성을 향상시키고 고객 만족도를 한층 높인다는 계획이다.

부산 CFC의 핵심은 상품을 보관하고 있는 바둑판 모양의 격자형 레일 설비인 '하이브(hive)'와 피킹 및 패킹을 담당하는 로봇인 '봇(bot)'이다. 하이브에는 최대 4만 5000개 이상의 품목을 보관할 수 있으며, 1000대 이상의 봇들이 하이브 위를 최대 초속 4m로 이동하며 상품을 피킹 및 패킹한다. 봇은 서버와 초당 10회 통신하며 최적화된 경로로 이동해 고객 주문 후 배송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 해준다. 

또한 국내 소비자의 생활 패턴에 최적화된 서비스 제공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신선식품 구매 성향, 밀집된 주거 및 교통 환경 등 한국 생활 환경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냉장 및 냉동식품 구매 성향이 높은 점을 감안해 저온 환경의 상품 보관 및 배송 체계를 확대하고, 아파트가 많고 교통 혼잡이 빈번한 문화를 고려해 국내 배송차량에 적합하도록 맞춤형 프레임을 별도로 개발하고, 배송 박스 구성도 새롭게 설계한다. 또한 국내 소비자의 높은 온라인 쇼핑 수준에 맞도록 홈페이지 및 온라인 애플리케이션(APP)의 사용자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부산 CFC는 친환경 물류센터로 운영된다. 부산 CFC에서 배송되는 상품은 모두 전기차량을 통해 고객에게 배송된다. 또 건물 옥상 주차장에 연간 약 2000M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 설비를 조성한다. 이는 부산 CFC 전력 사용량의 약 30%에 달하는 전력량이며,  연간 약 1000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사측은 예상했다.

(왼쪽부터)김형찬 부산 강서구청장, 김기영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 박형준 부산시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팀 슈타이너(Tim Steiner) 오카도 그룹 CEO,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사진제공=롯데쇼핑
박형준 부산시장(왼쪽 세번째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팀 슈타이너(Tim Steiner) 오카도 그룹 CEO,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등이 CFC 기공식에서 버튼을 누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쇼핑

롯데쇼핑은 2030년까지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을 적용한 CFC를 전국에 6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부산에 이은 두번째 CFC는 수도권 지역에 건설해 서울, 경기권 고객들에게도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김상현 롯데쇼핑 김상현 부회장은 “부산 CFC는 롯데의 새로운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의 초석이 되는 첫번째 핵심 인프라”라며 “롯데쇼핑은 국내에 건설될 6개의 고객 풀필먼트 센터를 바탕으로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쇼핑 1번지로 도약하겠다”라고 말했다. 

업계는 롯데쇼핑이 이번 CFC를 통해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이커머스 사업에서 반등을 꾀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롯데온은 2021년 2분기부터 9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 3분기에는 2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반면 쿠팡은 빠른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을 앞세워 최근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쿠팡의 핵심 비즈니스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 분야의 3분기 매출은 7조 8178억원(59억 6602만달러)로 전년 보다 18% 늘었고, 달러 기준으로는 21% 증가했다.

쿠팡이 상품군 폭을 넓힌 지난 3분기 기준으로 기존 카테고리에서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했으며 신선식품 등 신규 카테고리의 매출은 전체 사업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현재 온라인 신선식품 배송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진 업체는 없는 만큼, 롯데쇼핑은 높은 성장 가능성을 지닌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에 선제적으로 투자를 진행해 한단계 높은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진행된 부산 CFC 기공식에서 신동빈 회장은 "롯데가 오카도와 손 잡고 선보일 CFC는 국내 유통업계에 혁신을 일으킬 자동화 물류센터"라며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에 6개 CFC를 구축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온라인 그로서리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 회장은 "롯데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부산에서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의 첫 걸음을 내딛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 강조하고, "이번 기회를 통해 부산과의 인연을 더욱 견고하게 다져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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