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핀테크 플랫폼 경쟁 치열...'더 쉽게 더 빠르게 더 간단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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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핀테크 플랫폼 경쟁 치열...'더 쉽게 더 빠르게 더 간단하게'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3.12.05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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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가입 과정 줄이고 결제 화면은 통합
간결한 디자인·언어에 집중...응용프로그램 설치도 불필요
"고객이 일단 사용하기 편리해야 유입 늘고 앱이 활성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금융권의 모바일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용자환경(UI)과 사용자경험(UX)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금융사들은 플랫폼에 사용자 친화적인 환경을 구축해 고객을 끌어들이려 애쓰고 있다. 전략의 핵심은 모바일 앱, 웹사이트 등에서 불필요한 과정을 줄여 고객이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드는 것이다. 기존의 무겁고 복잡한 화면은 단순하고 직관적인 화면으로 바꾸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는 찾아 나서기 전에 미리 제안하는 식이다.

금융사 선택권이 고객에게 넘어간 시대, UI와 UX 개편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지난달 NH농협카드는 고객 이용패턴을 분석해 자사 간편결제 플랫폼 'NH페이'의 UI·UX를 개편했다. 가입 과정은 기존 서비스 가입시 걸렸던 시간보다 4분의1이나 단축했고 분리돼 있던 NH터치결제, 바코드결제, QR코드결제는 한 화면으로 통합했다.

상하 이동에 특화된 모바일 환경에 맞춰 스크롤 형태도 개선했으며 이미 받은 혜택들은 다시 사용할 수 있게 앱 상단에 고정했다. 자사 멤버십과 제휴사 멤버십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멤버십 화면도 통합했다.

하나금융 역시 지난 7월 간편결제 플랫폼 '원큐페이'를 '하나페이'로 변경했다. 결제 진입 시점부터 완료 시점까지 불필요한 동선과 페이지 이탈을 최소화했다. 결제 직전에는 페이지 하단에 결제 혜택을 확인할 수 있는 이벤트를 추가했다. 체크카드 잔액은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QR(큐알코드)결제화면은 최적화 했다.

우리금융은 5일 투자정보 플랫폼 '원더링'을 출시했다. 사진 제공=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이 5일 출시한 투자정보 플랫폼 '원더링'은 간결한 디자인과 언어에 집중했다. 증권·주식 등 복잡한 시장 현황을 시각 정보화해 보다 직관적으로 시장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매일 쏟아지는 뉴스 중 중요한 투자 이슈만 골라 제공하는 서비스와 사진·영상을 활용한 자체 투자 컨텐츠도 제공한다.

관심 있는 주제에 따라 원하는 채널을 선택해 다른 투자자들과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커뮤니티도 운영한다. 투자 AI로는 종목 선정이나 매매 시점 힌트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신한금융은 오는 18일 그룹사 핵심 서비스를 융합한 슈퍼앱 '신한 슈퍼 쏠(SOL)'을 선보인다. 앱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대출·투자 금액을 입력하면 해당 액수에 맞춰 신한 계열사의 최적 상품과 금리·한도 등을 추천받고 실제 대출·투자까지 한번에 끝낼 수 있다.

KB금융은 지난달 1일 로그인이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설치할 필요 없이 웹브라우저 접속만으로 국내·해외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M-able와이드' 플랫폼을 출시했다. 사진=M-able와이드 홈페이지 캡쳐.

앱이나 응용프로그램의 설치 과정을 없앤 곳도 있다.

KB금융은 지난달 1일 로그인이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설치할 필요 없이 웹브라우저 접속만으로 국내·해외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M-able와이드' 플랫폼을 출시했다. 서비스는 윈도우, 맥북, 아이맥 등 PC 뿐 아니라 태블릿PC 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주식매매용 차트서비스, 트레이딩 메뉴 편집(위젯) 기능 등 전문성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물들은 금융권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UI·UX 조직에 집중 투자한 결과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2월 여러 부서별로 각자 담당하던 UI·UX 업무를 디지털전략그룹 산하 '고객경험디자인센터'로 모았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초 'CX(고객경험)트라이브' 조직을 만들고 고객 자문단 '쏠메이트'를 모집해 소비자 의견을 직접 들었다.

NH농협금융은 지난 8월부터 디지털금융 플랫폼 전환의 마지막 단계로 고객 중심 UI·UX 개편을 진행 중이다. KB금융은 올해 초부터 기존 디지털플랫폼총괄(CDPO) 산하에 'GUI고객경험디자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토스뱅크의 성공 비결 중 하나로 굉장히 심플한 UI·UX가 꼽힌다. 고객이 일단 사용하기 편리해야 앱에 많이 들어올 것이고 그만큼 사용량도 활성화 되는 것"이라며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이 불편하지 않도록 꾸준히 개발·개편 작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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