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 합쳐서 쿠팡플레이 잡고 넷플릭스와 견줄까…"합병시 난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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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웨이브, 합쳐서 쿠팡플레이 잡고 넷플릭스와 견줄까…"합병시 난관도"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11.30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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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티빙'과 SK스퀘어 '웨이브' 합병 검토
합병시 MAU 합산 기준 토종 1위 '쿠팡플레이' 제쳐
압도적 1위 넷플릭스와도 격차 좁힐 수 있어
난관도 산적...재무부담·기업결합 심사 등
상암 CJ ENM 센터(왼쪽)
상암 CJ ENM 센터(왼쪽), SK스퀘어 본사 T타워 전경. 사진=각사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티빙과 웨이브가 합병을 추진한다. 합병에 성공하면 국내 최대 규모의 OTT로 재탄생, 넷플릭스의 강력한 대항마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 모회사 CJ ENM과 웨이브 모회사 SK스퀘어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검토 중이다. 합병 법인의 1대 주주에 CJ ENM이 오르고, SK스퀘어가 2대 주주에 오르는 구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합병과 관련해 양사는 "OTT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략적 제휴를 포함한 다양한 관점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티빙의 최대 주주는 CJ ENM으로 지분 48.85%를 소유하고 있다. 티빙의 주요 주주는 네이버, SLL중앙, KT스튜디오지니 등이다. 또한 웨이브의 최대 주주인 SK스퀘어는 지분의 40.5%를 소유하고 있으며, 웨이브의 주요 주주로는 지상파 3사인 SBS, KBS, MBC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대 주주는 물론이고, 주요 주주들 간의 합의가 MOU 체결 여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사의 합병에는 넷플릭스뿐 아니라 토종 OTT 쿠팡플레이의 약진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8월 티빙을 제치고 월 활성 이용자수(MAU) 기준 국내 2위에 올라섰다. 지난달 말 기준 티빙의 MAU는 510만, 웨이브는 423만으로 단순 합산하면 900만을 넘겨 쿠팡플레이의 MAU를 훌쩍 뛰어 넘는다. 아울러 현재 MAU 1137만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넷플릭스와도 격차를 매우 좁힐 수 있다. 

티빙(위)과 웨이브 로고. 사진=각사

현재 국내 OTT 시장은 공격적 콘텐츠 투자를 진행 중인 넷플릭스 등의 글로벌 플랫폼의 공세가 심회되면서, 상대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이 부족한 토종 플랫폼들의 출혈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티빙은 1192억원, 웨이브는 12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오리지널 콘텐츠 등 제작 확대에 나서면서 영업비용이 확대된 탓이다. 다만 합병 후 콘텐츠 투자 금액을 절감을 통해 영업손실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양사 모두 연간 1000억원대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출혈성 마케팅 경쟁을 줄이고, 넷플릭스에 대항할 만한 체급을 갖추기 위한 합병 결정으로 해석된다"며 "이로써 국내 OTT 시장은 강력한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와 글로벌 콘텐츠를 앞세운 넷플릭스, 사실상 한국의 모든 TV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티빙, 스포츠 중계로 차별화 꾀하는 쿠팡플레이의 삼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합병으로 인한 실질적 시너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양사 모두 영업손실이 1000억원대로 큰 데다 합병이 따른 재무적 부담이 큰 상황에서 합병까지 여러 난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합병을 가정한 시너지는 상당히 직관적으로 가입자는 증가하고 콘텐츠 제작 원가는 절감된다”며 “티빙은 이미 가격인상을 발표했고 광고요금제 출시가 포함돼 광고에 대한 부분도 상당한 증가요인이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며 “웨이브의 재무적투자자(FI)인 미래에셋벤처투자의 PE본부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SKS프라이빗에쿼티(PE)가 발행한 2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의 만기가 다가오는데 누적된 적자로 해결 방법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또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비상장 자회사 및 손자회사의 지분을 40% 이상 보유해야 하는데, CJ ENM이 티빙과 웨이브 합병 후 지분율 40%를 유지하려면 상당한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아울러 합병 후 점유율이 30% 이상으로 높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도 통과해야 한다.

다만 이 연구원은 “OTT 구독자들은 양 사의 합병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돼 합병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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