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내년 상반기까지는 '춥다'..."성장성 둔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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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내년 상반기까지는 '춥다'..."성장성 둔화 불가피"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11.21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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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 둔화에 2차전지도 우려 목소리 높아져
2024년 하반기 반등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는 의견도 
가파른 속도로 달려오던 2차전지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파른 속도로 달려오던 2차전지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가파른 속도로 달려오던 2차전지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 둔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2차전지에 대한 '기대감'이 '우려'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중장기 전기차 시장 전망에 다수의 악재가 발생하고 있다며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성장률 또한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기대가 우려로...2차전지 성장성 둔화 불가피"

증권가에서는 2024년 2차전지 산업의 성장성에 대해 물음표를 달기 시작했다. 그간 2차전지 산업은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모든 이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아왔으나, 이제는 그 '기대감'이 '우려'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정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례없는 속도로 달려왔던 2차전지 산업의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 역시 "견고했던 2차전지 업체들의 협상 우위는 자동차 업체들에 주도권을 내주며 약해지는 모양새"라며 "올해 상반기 '기대'는 수요 둔화로 인해 '우려'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2차전지 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대표적인 이유는 전기차 수요 둔화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유럽의 2023년 9월 누적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대비 49.7%의 가파른 성장을 시현했으나 9월 월간 판매량이 전월대비 역성장하면서 2023년 4분기 전기차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됐다.

미국의 경우 안정적인 성장이 지속되고 있지만, GM 및 포드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출시 및 생산이 지연되고, 생산 목표치 하향조정이 잇따르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2024년 성장성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보편적으로 연초 전기차 판매량이 저조하기에 2024년 상반기 주요 시장의 성장 속도는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며 "이는 2차전지 업종의 전반적인 출하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 역시 "2023년 전기차 출하량은 연초 예상 1480만대에서 현재 1300만대로 하향 조정됐다"며 "출하량 감소는 공급과잉과 함께 현재의 증설이 향후 재고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키운다"고 언급했다. 

이밖에도 ▲중국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인 천연과 인조 흑연 대다수 품목에 대해 수출을 통제하기로 결정한 점 ▲각국의 전기차 및 친환경 보조금 축소가 시작된 점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정책 변경 등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다는 점은 전기차 출하량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수 있는 요인들이자, 2차전지 업종의 변동성 확대 요인이라는 것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2024년 한국 배터리 산업의 희망인 미국 전기차 수요는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나 미국 대선은 또다른 변수일 수 있다"며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4년 2차전지 업종 주가는 ▲전기차 수요 불확실성 ▲2024년 미 대선으로 인한 친환경 정책 변화 가능성 ▲유럽 내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 등으로 대체로 좁은 박스권 흐름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중장기 성장성은 여전...2024년 하반기 반등 대비해야"

당분간 2차전지 산업에 대한 성장성의 우려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2024년 하반기 이후에는 서서히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우선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세계 각국의 친환경 정책 방향성이다. 친환경으로 향하는 추세가 바뀌지 않는다면 일시적 수요 둔화 가능성은 존재하더라도 전기차로의 대전환 방향성은 확실하다는 것.

이에 2024년 하반기 경에는 2차전지 산업의 성장성이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전망이다. 

정원석 연구원은 "전기차 배터리 산업은 각국의 친환경 정책을 근거로 한 자동차 전동화 전환 방향성이 명확해 상대적으로 수요의 불확실성이 낮은 수주산업"이라며 "2024~2025년 뚜렷한 실적 개선세가 예상돼 중장기적 관점에서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재헌 연구원 역시 "전기차 수요는 2024년 하반기 이후, 그리고 실적은 적어도 2024년 2분기 이후 반등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결국 업황 부진이 심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양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사업 확장의 기반이 되는 질적 성장과 안정적인 재무 구조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리튬 가격 또한 하반기부터는 하방경직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재헌 연구원은 "리튬가격은 2023년 들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시현하고 있기에 양극재 판가는 적어도 2024년 1분기까지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따라서 양극재 업체의 실적 불확실성은 메탈 가격 급등락 영향이 완화되는 2024년 2분기부터 점차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메탈 가격 흐름에 따라 실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실적과 재무 안정성의 중요도가 부각될 수 밖에 없다"며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반기보다는 유럽 전기차 수요 반등과 메탈 가격 급등락 영향이 대폭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4년 하반기 반등을 대비하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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