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오너 2·3세 경영 참여 확대…`세대 교체`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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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오너 2·3세 경영 참여 확대…`세대 교체` 속도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11.0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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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인사로 총수 2·3세 줄줄이 승진
그룹 신사업 진두 지휘…경영 능력 시험대
롯데 3세 신유열 상무 유통 부문 선임 여부에 관심
(왼쪽부터) 홍정국 BGF 부회장,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상무,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 사진제공=각 사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최근 국내 주요 유통기업 오너가(家) 2·3세의 경영 보폭이 확대되면서 업계 내 세대 교체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들은 빠른 승진을 통해 요직에 배치되며 경영 전면에서 기업의 신사업 확대에 힘쓰고 있다. 

BGF그룹은 지난 2일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 BGF 대표이사 사장을 BGF 부회장 겸 BGF리테일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홍 부회장은 지난 2013년 BGF그룹에 입사한 뒤 전략기획본부장, 경영전략부문장을 거쳐 2019년부터 BGF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왔다. 홍 부회장은 그룹 전반의 신성장 기반을 발굴하고 편의점 CU의 해외진출에 집중해 왔다는 설명이다. 이번 인사로 홍 부회장은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적극 육성하고 동시에 CVS 사업 경쟁력 강화, 주력 계열사에 대한 책임 경영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은 지난 31일 김정수 부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CSO)이 상무로 승진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번 인사로 20대인 전 상무는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과 삼양식품 신사업본부장을 맡아 겸직하게 됐다.

앞서 전 상무는 올해 7월 삼양라운드스퀘어로 그룹 CI 리뉴얼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지난 9월 열린 비전선포식에서 그룹의 향후 사업 방향성에 대한 설명과 및 탄소 저감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아울러 전 상무는 직속 조직으로 라면 태스크포스(TF)팀을 신설하고 '맵탱' 브랜드의 제품 기획, 네이밍, 디자인, 광고 등 전 과정에 참여했다는 설명이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의 장남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사장이 최근 총괄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패션그룹형지는 2세 경영 체제를 더욱 확고히 다지게 됐다.

30대인 최 부회장은 지난 2021년 5월 까스텔바작 대표이사 선임에 이어, 같은 해 12월 패션그룹형지 사장직을 겸하게 된 이후 약 2년 만에 형지 계열사 모기업의 총괄 부회장을 맡게 됐다. 이에 23개 브랜드, 전국 2300여개 매장에 대한 운영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최 부회장은 2011년 패션그룹형지에 입사해 10년간 구매생산 부문에서 실무 역량을 다져왔다. 2018년 그룹 통합구매생산 총괄본부장 담당, 2020년 공급 운영 부문 대표 역임 등 구매생산부터 재무 부문 최고 임원 역할을 맡았다.

최 부회장 경영 참여 이후 까스텔바작은 올해 2분기 연속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역성장 고리를 완전히 끊어낸 바 있다. 특히 수익성을 크게 개선시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7.6% 성장세를 나타냈다. 패션그룹형지도 2022년 연간 영업이익이 122억원으로 전년 대비 504억원의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형지엘리트의 경우 최부회장이 추진한 신사업이 안정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면서 지난해 대비 73% 신장한 연매출 929억원을 기록했다.

(왼쪽부터) 김동선 한화갤러리아전략본부장, 이재현 CJ제일제당 경영리더, 담서원 오리온 경영관리담당 상무, 신상열 농심 구매담당 상무. 사진제공=각 사

김승연 한화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전략본부장은 그룹 내 유통 사업을 진두지휘 중이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11월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전략본부장으로 선임되면서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한 신규사업 추진, 프리미엄 콘텐츠 발굴에 더해 갤러리아 경영 전반에 참여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올해 미국 3대 버거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선보이면서 해당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는 지난 2022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신임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 경영리더는 임원 승진 이후 식품전략기획1담당을 맡아 CJ제일제당의 차세대 먹거리 발굴에 힘쓰고 있다. 특히 글로벌 전략 제품 판매(만두·가공밥·치킨 등) 등을 비롯해 K-푸드의 글로벌화 전략을 이끌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장남 담서원 경영관리팀 수석부장은 경영관리담당 상무로 승진했으며, 지난 2021년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 신상열 부장은 구매담당 상무로 승진한 바 있다.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사진제공=롯데

한편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있는 롯데의 승계 작업에도 이목이 쏠린다.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그룹의 핵심 사업인 유통 분야로 발령이 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올해 신 회장이 가는 곳마다 동행하며 경영 후계자로서 보폭을 키우고 있는 신 상무는 지난 9월 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개장식에서도 신 회장과 동행한 바 있다.

당시 신 회장도 경영수업 현황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우리 아들은 여러 가지를 공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유통을 포함해 국내·국외 사업 현장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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