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쌀' 활용 범위 넓히는 식품업계…대중화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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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쌀' 활용 범위 넓히는 식품업계…대중화 가능할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10.20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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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가루쌀 집중 육성…2027년 20t 공급 목표
식품업계, 가루쌀 빵·과자·라면 출시해 쌀 소비촉진 동참
수급 불안정·높은 가격대 한계…시중서 제품 찾기 어려워
해태제과 가루쌀 오예스 ‘위드미(with米)’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해태제과
해태제과 가루쌀 오예스 ‘위드미(with米)’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해태제과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쌀 소비 촉진을 위해 밀가루를 대체할 가루쌀 사업을 적극 육성하면서 식품업계도 이를 활용한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이에 가루쌀 제품이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56.7kg으로 전년(56.9kg) 대비 0.4% 감소했다. 연도별로 따져보면 2019년 3.0%, 2020년 2.5%, 2021년 1.4% 등 매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2013년 대비로는 15.7% 감소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국산 쌀 소비 감소에 따른 공급 과잉을 개선하고 농가 소득을 안정화시킨다는 목표로 가루쌀 제품개발 사업을 추진해왔다. 쌀 소비량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가공식품 원료로의 쌀 소비는 증가 추세라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2027년까지 가루쌀 20만톤을 공급해 연간 밀가루 수요 약 200만톤 중 10%를 대체하겠다는 목표다.

국내 쌀 소비 촉진 정부 사업에 동참한 기업으로는 SPC삼립이 있다. SPC삼립은 가루쌀을 활용한 미각제빵소 가루쌀 베이커리를 선보였다. 가루쌀은 일반쌀 대비 부드럽고 촉촉하여 빨리 굳지 않고 발효속도가 빨라 베이커리, 떡 개발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 4월 SPC삼립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진행하는 가루쌀 제품개발 지원사업에 참여한 바 있다. SPC삼립은 관련 제품을 출시를 통해 가루쌀의 원료 활용도를 높이는데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SPC삼립 미각제빵소 가루쌀 베이커리. 사진제공=SPC삼립
SPC삼립 미각제빵소 가루쌀 베이커리. 사진제공=SPC삼립

해태제과도 이달 가루쌀로 ‘오예스 위드미(with 米)’를 출시했다. 전량 수입 밀가루로 만들던 오예스에 국산 가루쌀을 섞어 만든 프리미엄 쌀 초코케이크다.

해태는 국내 제과업체로는 처음으로 쌀 소비 촉진을 위해 농축식품부가 개발한 가루쌀 ‘바로미 2’를 제품화했다. 대량으로 생산하고 유통기한을 안전하게 지켜야하는 양산형 제품으로는 첫 시도로 25만 상자(갑)만 생산하는 한정판이다.

해태제과는 지난 5월 농축식품부로부터 가루쌀을 지원 받은지 5개월만에 제품화했다. 2년 전부터 우리 쌀을 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착수한 덕분이다. 5달 동안 1일 1회 이상 총 100여번의 배합 테스트를 거쳐 밀가루와 가루쌀의 최적 비율을 찾아냈다.

가루쌀 오예스는 일반 밥쌀과 달리 물에 불리지 않고 바로 분쇄해 가루를 만들 수 있어 가공 공정이 편리해 경제적이고, 식감도 촉촉하고 부드러운 가루쌀의 강점을 적극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밀가루만 사용하던 원료에 쌀 원료를 넣으면 떡처럼 약간 거칠어지는 식감은 전분 등을 활용한 해태만의 특화된 쌀 가공기술로 해결했다는 설명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우리 쌀 소비 활성화를 통해 많은 농민들과 상생하기 위해 가루쌀을 활용한 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림도 지난 8월 가루쌀을 활용한 '닭육수 쌀라면' 제품을 출시했으며 이밖에도 농심, 삼양식품, 풀무원 등의 식품업체들이 가루쌀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가루쌀의 안정적 수급 여부와 밀가루 대비 높은 가격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국내 가루쌀 생산량은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가루쌀을 활용한 제품들 역시 정부로부터 받은 가루쌀 물량이 한정되어 있어 지속적인 생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해태제과 '오예스 위드미'도 한정 상품이며 SPC삼립의 가루쌀 베이커리 2종 역시 현재는 단종됐다.

또 수입 밀 가격에 비해 가루쌀 가격이 3배 가량 비싼만큼 기업이 섣불리 제품화를 결정하기 어렵고, 고물가 시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식품업계 전반에서 가루쌀을 활용한 제품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다만 가루쌀이 아직 안정적으로 수급되지 않고 가격대가 높기 때문에 우선 가루쌀 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을 눈여겨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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