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5% 눈앞···2007년 이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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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5% 눈앞···2007년 이후 처음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3.10.19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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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대출 금리는 8% 돌파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배경은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과 달리 계속해서 좋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미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연 4.9% 선을 넘어서며 연 5%에 바짝 다가섰다.

미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18일 오전 11시(동부시간 기준) 연 4.91%로  4.9%대에 올라섰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9% 위로 올라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배경은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과 달리 계속해서 좋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월가에선 여름철 반짝 특수가 끝나고 나면 학자금 대출 상환 개시와 맞물려 소비가 급랭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전날 나온 미국의 9월 소매 판매 증가율은 전월 대비 0.7%로 전문가 전망치(0.2%)를 크게 웃돌았다.

가을에 접어들면 나타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예견했던 소비의 '숙취 효과'가 적어도 9월까지는 없었던 것이다.

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에서 굳어질 수 있다는 경계감도 금리를 밀어 올리는 주된 요인이다.

사정이 나아져 가지만 미국에선 여전히 구직자보다 구인 수요가 많은 고용시장 불균형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10월 베이지북에서 "고용이 미약하거나 완만한 수준에서 증가했다"면서도 "대부분 지역에서 여전히 숙련 노동자를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미 정부 재정적자 확대로 국채 발행량은 늘어나는데 중국 등 외국인 투자자의 미 국채 수요는 줄어드는 등 수급 여건 변화도 채권값을 하락(채권금리 상승)시키는 요인이다.

기관투자자마저 추가 금리 인상 시 손해를 볼 수 있는 장기 채권보다 불확실성이 작은 단기 채권을 선호하다 보니 장기채 시장의 조정 국면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블랙록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는 전날 보고서에서 국채 금리가 이미 많이 올랐지만, 투자자들이 만기가 긴 채권에 더 많은 보상(기간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어 금리 상승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 채권금리 상승은 미국 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급등으로 직결되고 있다. 미국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이날 8.00%를 기록했다. 미국 모기지 금리가 8%를 찍은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이 매주 집계하는 3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지난 12일 현재 연 7.57%로, 상승세를 지속하며 역시 연 8% 선을 바라보고 있다.

대출금리 부담 탓에 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수는 급감하고 있다.

이날 미 모기지은행협회(MBA) 발표에서  주간 주택담보대출 신청 지수는 한 주 전보다 6.9% 하락한 166.9로 1995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이날 미 증시는 약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2.57포인트(0.98%) 내린 3만 3665.0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8.60포인트(1.34%) 떨어진 4314.6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19.44포인트(1.62%) 내린 1만3314.30에 각각 장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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