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 셧다운 연기로 통화정책 행보 부담감 덜어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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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준, 셧다운 연기로 통화정책 행보 부담감 덜어줄 전망"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3.10.0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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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가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막기 위한 45일짜리 임시예산안을 가결하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행보도 가벼월질 전망이다. 사진=폭스뉴스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행보가 한층 가벼워질 것으로 진단됐다. 미국 의회가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막기 위한 45일짜리 임시예산안을 가결하면서다.

월가 전문가들은 그동안 셧다운 자체가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을 미치는 '게임 체인저'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셧다운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셧다운 사태는 연준의 통화정책 운용에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최악의 경우 셧다운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에 타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소비 부문에 대한 파장도 이연될 조짐

셧다운에 따른 소비 부문에 대한 악영향이 이연됐다는 점이 향후 연준의 행보에도 영향을 줄것으로 진단됐다. 45일 동안 셧다운이 이연되면서 11월 통화정책 결정을 위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입수하는 각종 경제지표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직접적인 부분은 소비로 지목됐다. 셧다운 발생 시 미국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사실상 무직 상태에 놓이게 됨에 따라 지출을 줄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월가 전문가들과 백악관의 경제 분석가들은 셧다운 사태가 성장률을 매주 0.1%포인트(p)에서 0.2%p 정도 떨어뜨릴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월가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셧다운은 매주 성장률을 0.2%p씩 떨어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악관의 예산관리국장인 샬란다 영은 셧다운이 GDP에 약 0.1~0.2%p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의회 조사국(CRS) 또한 지난 2018년 12월 22일부터 2019년 1월 25일까지 발생한 셧다운은 2018년 3분기 GDP 성장률을 0.1%p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KPM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다이애나 스웡크는 셧다운이 2주 정도 진행될 경우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셧다운이 4분기 내내 이어지면서 장기화하면 미국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셧다운이 경제 주체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도 우려된다. 골드만삭스는 과거 셧다운이 발생했을 당시 콘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심리지수가 매달 평균 7p 정도씩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깜깜이 연준 우려 해소

연준은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행보가 한결 가벼워질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그동안 강조했던 경제지표에 의존하는 정책 결정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와 상무부가 집계하는 주요 경제 지표의 발표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해소됐다.

과거 셧다운 당시 미국의 경제 지표는 발표가 2~3주가량 늦춰지곤 했다.

1996년 초 셧다운 당시에는 고용 보고서 발표가 약 2주 지연됐고 소비자물가지수(CPI) 지수 발표가 3주 늦춰졌다. 2013년에도 16일 동안 발생한 셧다운으로 고용과 물가 지표 발표가 2주 정도 늦춰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셧다운은 올해 마지막 몇 달간의 경제 전망을 매우 불확실하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이라며 셧다운 장기화 시 연준 위원들이 12월까지 정책 결정을 유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 비둘기파 발언 강화

그동안 매파 일변도였던 연준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도 전날부터 시장을 다독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시장의 예상에 부합할 정도로 둔화할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8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월대비 0.1%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이자 전월치인 0.2% 상승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 8월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로는 3.9% 오르며 WSJ 예상치에 부합했다. 이는 전월치인 4.3% 상승보다 낮은 상승률이다.

PCE 가격 지수 공개 이후 연준 내 서열 3위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금리가 "고점에 이르렀거나 혹은 고점 근처"라고 평가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있어 연준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특히 공급망 병목현상이 해소되면서 상품 가격이 크게 둔화한 점을 주목했다.

이에 앞서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연준이 이달 초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한 결정은 올바른 조치였다"면서 "앞으로 몇 달 안에 더 많은 통화 정책 변화가 필요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 "나에게 잠재적인 결과의 범위는 여전히 꽤 넓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이 바로 내가 지난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안정적으로 동결하기로 한 결정을 지지한 이유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가 충분히 했는지 더 해야 할 일이 있는지 시간을 가지고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지난 28일 연준의 정책적 실수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오스탄 굴스비 총재는 인플레이션과 실업 사이의 상충 관계가 불가피하다고 너무 강하게 믿는 것은 단기적인 정책 실수를 만들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낮출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연준이 중앙은행 역사상 매우 드물게 경제를 무너뜨리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이겨낼 기회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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