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승승장구 하는데…속절없이 떨어지는 이차전지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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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승승장구 하는데…속절없이 떨어지는 이차전지株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9.18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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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주가 한 달 사이 27% 상승
로봇과 자율주행 기대감이 테슬라 주가 끌어올려
에코프로는 19.3%·에코프로비엠 11.95% 하락
국내 이차전지 관련주 7월 말 고점 찍고 약세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테슬라 주가가 지난 한 달 동안 27% 가량 올랐지만, 그동안 테슬라와 연동돼 주가가 올랐던 이차전지 관련주들은 오히려 최근 조정을 겪고 있다. 테슬라의 주가 흐름과는 관계없이 주가가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18일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 대비 9000원(1.01%) 오른 89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비엠은 전 거래일과 같은 28만원에 마감했다. 다른 이차전지 관련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1.36%), 엘앤에프(-3.04%) 등도 이날 하락 마감했다.

테슬라, 로봇과 자율주행 관련 기대감에 순항 중

반면 테슬라 주가는 지난 15일 274.39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한 달 사이 58.90달러(27.33%) 오른 것이다. 테슬라는 지난 한 주 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인 도조(Dojo)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되며 주가가 10.4% 상승했다. 

특히 로봇 관련 기대감이 테슬라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테슬라는 현재 모터 등 로봇 기구 설계 엔지니어부터 로봇 SW, SLAM, 머신러닝, 생산 관리 등 50여 건에 달하는 테슬라 봇 관련 직무 채용을 진행 중이다. 

테슬라는 인공지능(AI)과 로봇 관련 연구를 꾸준히 공개해왔다. 지난해 10월 개최된 AI 데이 파트 2에서 휴머노이드 프로토타입을 공개한 이후 올해 3월 인베스터 데이와 5월 유튜브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테슬라는 보행능력 개선과 손을 활용한 작업, 주변 환경 인식, 사람의 움직임을 통한 AI 학습 등 로봇 개발 현황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도조와 이를 활용한 자율주행 성능 개선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며 "빠르면 내년부터 일부 공장에서 테스트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진 로봇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이차전지 업계는 수요 둔화 전망에 하락

그러나 테슬라와 상관없이 국내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계속 하락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차전지테마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이차전지테마 ETF 구성 종목 33개의 시가총액은 지난 15일 기준 390조3272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종목들이 고점을 기록한 지난 7월 26일(479조3474억원)보다 89조원(18.57%) 감소했다.

코스닥시장에서 황제주로 불리던 에코프로 시총 규모는 지난 7월 말 32조6988억원에서 이날 23조9383억원으로 26.79% 줄었다. 에코프로비엠 시총 규모도 44조4996억원에서 27조3844억원으로 38.46 감소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양사의 시총 감소 규모만 25조원이 넘는 셈이다.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 한 달 동안 약 19% 하락하며 조정을 겪었다. 자료=한국거래소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 한 달 동안 약 19% 하락하며 조정을 겪었다. 자료=한국거래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기차 수요에 대한 전망도 예전보다 악화됐다. 보조금 축소와 낮아진 소비여력, 테슬라와 중국업체들의 가격경쟁 여파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유럽 전기차 성장률이 2025년까지 20% 수준을 기록했다가 이후 10%대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미국 3대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스텔란티스 노동자 15만명이 속한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사상 처음으로 동시 파업에 들어가면서 이로 인한 비용 증가가 전기차 전환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다만 테슬라의 경우 노조가 없어 이번에도 파업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전기차 수요의 선행 지표인 리튬 선물 가격이 지난주에도 하락하면서 이차전지 관련주에 대한 투심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7월 개설 이후 리튬 선물 가격은 21% 가량 하락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의 중장기 성장은 지속되나, 속도가 낮아지는 구간으로 진입하는 것도 인지해야 한다"며 "배터리 소재와 부품업체들을 가치평가할 때 고객사의 배터리 생산 설비 명목 목표치가 아닌 실제 생산량 예측에 기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전기차 판매 추정치가 현재 대비 월등히 높아야 정당화할 수 있다"며 "양극재 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이 현재 지나치게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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