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주가 7월 중순부터 21% 급등
상반기 실적 바탕으로 연간 배당 규모 예상…우리금융 9% 전망
"고배당 매력에 기반한 방어적 관점의 접근 유효"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테마주 위주의 증시에서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쌓이면서 안정적으로 고배당을 받을 수 있는 금융주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연초 얼라인파트너스의 영향으로 금융지주들이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약속한 데다 주가 역시 최근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 지수는 지난 7월 14일부터 이날까지 두 달 동안 12.47% 올랐다. 이 기간 동안 4대 금융지주인 KB금융 주가는 21.66% 상승해 5만7300원을 기록했다. 신한지주(13.94%), 하나금융지주(14.02%), 우리금융지주(8.53%)도 각각 급등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금융지주 주식을 쓸어담았다. 해당 기간 동안 외국인은 KB금융을 1537억원, 신한지주를 772억원 순매수했다. 기관 역시 KB금융을 1476억원, 신한지주를 1004억원 담았다.
금융주는 대표적인 배당주로 외국인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날 기준 KB금융의 외국인비율은 72.80%에 이른다. 4대 금융 중 우리금융(35.95%)을 제외하면 신한지주(59.55%)와 하나금융(68.07%)의 외국인비율도 50%를 넘는다.
순이익 증가하면서 주가도 상승세
4대 금융지주들이 발표한 상반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이들의 당기순이익은 총 9조18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3354억원) 증가했다. 4대 금융의 순이익이 반기 만에 9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기간 동안 KB금융은 2조9967억원, 신한금융 2조6262억원, 하나금융 2조209억원, 우리금융 1조53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금융지주들이 3분기 실적도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하나증권은 KB금융이 3분기 추정 순이익 1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목표주가를 6만8000원으로 7.9% 상향하기도 했다. 순이자마진(NIM) 상승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지배구조 불확성마저 해소됐다고 본 것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요구불예금이 증가하고 있고, 작년 하반기에 조달했던 고금리 정기예금의 리프라이싱 효과가 시작되고 있다"며 "또한 최근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 영향 등으로 3분기에도 NIM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독보적인 마진 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주주환원정책으로 자사주 매입 나서
4대 금융 회장들의 자사주 매입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은 올해 회장 취임 후 지난 6월 자사주 5000주를 사들였다.
이어 지난 6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우리금융 보통주 1만주를 매입했다. 올해 3월 취입 후 첫 자사주 매입으로, 규모는 1억1880만원이다. 당시 우리금융은 "주가가 답보 상태에 머무르자 최고경영자(CEO)로서 책임 경영과 적극적인 주가 부양 의지를 대내외에 널리 알리고자 전격적인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4대 금융의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은 6.2%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금융의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은 9.9%로 10%에 육박하며, 하나금융(8.8%) KB금융(6.3%) 신한지주(5.8%) 등 은행주들도 채권 금리보다 높은 배당수익률이 예상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낮아진 주가로 높아진 배당수익률, 꾸준히 진행되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배당 시즌을 앞두고 은행주에 관심을 가질 시기"라고 설명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테마 장세 중심의 움직임이 계속됨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어 최근 금융주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고배당 매력에 기반한 방어적 관점의 접근이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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