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떨어진 이차전지株…'테슬라 효과'에도 에코프로 90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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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발 떨어진 이차전지株…'테슬라 효과'에도 에코프로 90만원대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9.12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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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뉴욕증시에서 10.6% 급등
국내 이차전지 관련주는 일제히 약세
에코프로 이달만 27% 이상 하락해 황제주 반납
"4Q부터는 실적 우려 완화되고 연말 모멘텀으로 상승 가능"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올해 증시를 달궜던 이차전지 투심이 식으면서 에코프로를 중심으로 한 국내 이차전지 종목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간밤 테슬라 주가가 10% 넘게 급등했음에도 전혀 수혜를 받지 못한 모습이다. 단기 주가 급등으로 인한 부담에 하반기 전기차 수요 불확실성, 3분기 실적 우려가 더해지면서 매도가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은 현재를 저점으로 인식하고 이차전지 관련주를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 역시 4분기부터 이차전지 업체들의 실적 우려가 완화되면서 연말 모멘텀으로 인해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장중 최저 91만5000원까지 내려가면서 90만원선을 아슬아슬하게 지켜냈다.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 11일 종가 기준 98만원에 거래를 마치며 약 한 달 반 만에 황제주 자리를 반납했다.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인 31일 종가(125만7000원)와 비교하면 채 보름도 되지 않아 주가가 27.2% 빠진 것이다. 

이외에도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KRX 2차전지 K-뉴딜 지수는 전일 대비 1.32% 하락한 6300.39를 기록했다. 5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같은 시각 지수에 속한 LG에너지솔루션(-1.38%), LG화학(-0.36%), SK이노베이션(-0.54%), 삼성SDI(-2.27%), 에코프로(-0.61%), 에코프로비엠(-2.41%), 포스코퓨처엠(-1.10%)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KRX 2차전지 K-뉴딜 지수는 한 달 새 11.64% 하락했다. 자료=한국거래소

테슬라가 뉴욕증시에서 강세를 보였음에도 외국인 매도가 약세를 주도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대비 10.09% 상승한 273.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테슬라 목표주가를 기존의 주당 250달러에서 400달러로 60% 상향 조정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이 이차전지 관련주를 대량 매도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에코프로비엠을 1619억원, 에코프로를 1571억원 순매도했다. LG에너지솔루션(-1392억원), 포스코퓨처엠(-875억원), POSCO홀딩스(-823억원), 엘앤에프(-541억원)도 매도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전날과 이날 이틀간 외국인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각각 360억원, 194억원 팔아치웠다. 해당 물량은 개인이 순매수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차전지 저점 매수 구간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기간 동안 개인은 에코프로를 425억원, 에코프로비엠을 216억원 순매수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 상위권에 위치한 이차전지 밸류체인 기업들의 부진이 코스피 하방압력을 높이는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이차전지 투심이 식으면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오르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날 KB자산운용은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 ETF를 출시했다. 이차전지 관련주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의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1배 추종하는 ETF다. 이 상품은 출시하자마자 최고 3.8%까지 오르면서 장중 2만1220원을 기록했다.

그간 자산운용사들은 여러 종류의 이차전지 ETF를 출시했지만, 인버스 형태로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정 업종에 대한 인버스 ETF가 등장하는 것도 최초다. 업계에서는 이차전지 업종의 주가가 과열됐다는 시각이 꾸준히 있는 만큼 인버스 ETF 또한 단기 차익 거래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를 이차전지 주가의 최저점으로 보기도 한다. 리튬가격 하락으로 인한 P(가격) 하락, EV 수요 위축에 따른 Q(수요) 성장 둔화 모두 최악이 지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차전지 업종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실적 우려였으나 이는 4분기부터 점차 완화될 것"이라며 "동시에 연말 모멘텀이 주가 반등의 트리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EV 수요 부진에 대한 해결책은 3만달러대의 저가 EV 대량 보급, 금리의 충분한 하락"이라며 "하지만 이 두 가지 모두 2025년부터 실현 가능해 보여 내년까지는 박스권 주가 흐름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부터 4분기에 걸친 양극재와 배터리 가격 하락(15% 내외)이 내년 EV 가격 인하로 이어져 2023년보다는 수요가 우호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또 하락 중인 리튬 가격 역시 4분기부터는 하방 경직성을 확보할 전망이며, 연말로 예상되는 소재와 배터리 업체들의 신규 수주 및 증설 발표 또한 주가 반등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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