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햄'으로 번진 대체육 경쟁…동원F&B·CJ제일제당도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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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햄'으로 번진 대체육 경쟁…동원F&B·CJ제일제당도 참전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8.3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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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줄줄이 '식물성 캔햄' 출시
'기존 햄맛' 구현에 집중…상온 보관 가능·대중성 높아
선두 기업 없는 대체육 시장 '게임 체인저' 될까
동원F&B 식물성 캔햄 ‘마이플랜트 오리지널’. 사진제공=동원F&B
동원F&B 식물성 캔햄 ‘마이플랜트 오리지널’. 사진제공=동원F&B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식품업계가 식물성 캔햄을 잇따라 출시하며 대체육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 아직까지 대체육 시장에서 주도권을 거머쥔 기업이 없는 가운데 대중적인 캔햄 제품을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식물성 캔햄 '마이플랜트(MyPlant) 오리지널’ 출시를 통해 관련 시장에 진출한다. 모든 종류의 단백질을 제공하는 ‘토탈 프로틴 프로바이더(Total Protein Provider)’로서의 위상을 공고히하고 나아가 대체육의 대중화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마이플랜트 오리지널은 지난 3월 선보인 참치와 만두에 이은 동원F&B의 식물성 브랜드인 ‘마이플랜트’의 세 번째 신제품이다. 마이플랜트 오리지널은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 콜레스테롤 함량이 0%이며, 국내 식물성 캔햄 가운데 칼로리(100g당 175kcal)가 가장 적다. 기존 동물성 캔햄인 리챔과 비교했을 때에도 칼로리가 40% 이상 적어 건강한 식습관 트렌드를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동원F&B는 마이플랜트 오리지널에 기존 동물성 캔햄인 리챔을 20년간 제조·생산하며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을 모두 담았다고 설명했다. 동원F&B는 현재 돈육(리챔 오리지널 및 더블라이트)과 닭고기(리챔 프로틴), 식물성에 이르는 다양한 캔햄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번 신제품은 짠맛은 유지하면서 나트륨 함량을 줄일 수 있도록 2018년 독자 개발한 원료인 ‘디솔트’ 기술력을 적용해 캔햄 본연의 맛을 구현했다. 또 자체 테스트를 통해 최적의 원료 배합 비율을 찾아내 식물성 제품에서 흔한 콩 냄새를 줄였다. 

동원F&B는 유연한 채식주의자인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을 타깃으로 정했다. 대체육을 포함한 대체식품을 대중화하기 위해선 채식을 지향하면서 육식을 병행하는 유연한 채식주의자들이 경험을 통해 식물성 음식에 대한 수용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동원F&B 관계자는 “리챔의 대량 생산 인프라, 독자 기술 등 경쟁력을 바탕으로 여러 회사들과 제품 개발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기존 리챔의 수출 인프라를 활용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며 대체육 대중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햄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도 오는 9월 식물성 식품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통해 캔햄을 선보일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캔햄 제품이 포함된 추석 선물세트를 선보일 계획으로 알려졌다. 올해 4분기에는 신세계그룹과 함께 공동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캔햄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햄. 사진제공=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을 선보이며 국내 처음으로 식물성 캔햄 시장에 진출했다. 해당 제품은 대두단백, 식이섬유 등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졌다. 독자 기술을 적용해 기존 동물성 가공육 캔 햄의 맛과 식감을 최대한 유사하게 구현했으며 기존 동물성 가공육 캔 햄과 달리 동물성 지방, 콜레스테롤, 식품첨가물로 들어가는 '아질산나트륨'이 없다. 

신세계푸드는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운영 중이다. 식물성 캔햄 출시 당시 그간 B2B(기업 간 거래)에 주력했던 베러미트를 캔햄을 통해 B2C 분야로도 본격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신세계푸드는 다양한 제품에 대체육을 활용하며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있다. 

풀무원 ‘지구식단’의 대체육 카테고리 제품. 사진제공=풀무원

이어 풀무원도 지난해 12월 '식물성 지구식단 LIKE 런천미트'를 선보여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해당 제품은 콩에서 추출한 ‘식물성조직단백(TVP, Textured Vegetable Protein)’을 가공해 햄의 감칠맛과 탄력을 구현했다.

식물성 캔햄은 기존 대체육 제품과 달리 상온 보관이 가능한 만큼 소비자 편의성도 높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또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건강과 동물복지를 생각한 식물성 제품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해외 사업 확장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국내 대체육 시장은 아직까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시장을 선점한 업체도 없다. 이에 식물성 캔햄 출시를 계기로 식품업계의 대체육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식물성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25년 295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글로벌 시장의 경우 2027년 약 88억달러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퍼진 가치소비 트렌드가 일종의 생활 방식으로 자리잡으며 채식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점도 업계가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채식 인구는 약 2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10년 전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가치소비 트렌드가 일종의 생활 방식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일반 소비자들도 가정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식물성 캔햄이 국내 대체육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며 "최근 지속가능한 먹거리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만큼 앞으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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