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오는 29일 차기회장 후보 3명 공개...외부 후보 2명은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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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오는 29일 차기회장 후보 3명 공개...외부 후보 2명은 '안갯속'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8.24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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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외부 익명…공정 경쟁 차원"
오는 29일 후보 6인 중 3인 2차 숏리스트 발표
관치 금융 위한 사전 작업 비판도
KB금융그룹이 차기 경영승계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숏리스트에 포함된 외부 후보자 2인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제공=KB금융그룹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앞으로 3년에 KB금융그룹의 운명이 달렸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열린 전략회의에 나서 270명의 임원들을 향해 향후 3년의 지배구조가 KB금융그룹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한 경영승계 절차를 본격적으로 밟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윤 회장의 발언은 관치 금융의 재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는 지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대규모 신용카드 정보유출 사태와 KB사태를 겪으면서 암흑기를 보내던 KB금융을 10년만에 환골탈태로 이끈 입지적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윤 회장은 전략회의서 10년 뒤인 2035년을 목표로 한 중장기 경영전략을 언급하며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지배구조를 강조했다. 그는 "KB금융을 비롯한 국내 금융그룹의 경우 'E(환경·environment)'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췄지만 특히 'G(지배구조·governance)'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면서 "이제는 'G'에 집중할 때"라고 했다.

오는 11월 임기 만료를 앞둔 윤 회장을 정리하면 차기 회장이 첫 임기 3년 동안 그려나갈 KB금융의 지배구조가 그룹의 향후 10년과 그 이상을 좌우할 수 있다로 풀이된다. 

KB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6인의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를 발표한 가운데 금융권의 관심은 베일에 쌓인 외부 후보자 2인에 쏠린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외부 후보는 본인 요청에 따라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비공개로 처리했다"며 "향후 압축될 3명의 명단은 모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허인·이동철·양종희 KB금융 부회장과 박정림 총괄부문장. 사진제공=KB금융

비공개된 외부 후보 2명은 앞서 지난 6월말 내·외부출신 후보 각 10명씩 모두 20명으로 구성한 롱리스트에 속했던 인물이다. KB금융은 2019년부터 매년 상·하반기 평가데이터를 기반으로 롱리스트를 추려 회장 후보군을 관리해 오고 있다. 외부 후보군에는 최고경영장(CEO)급 전직 금융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 된 외부 인사 2명은 익명성 보장을 위해 아직까지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는 KB금융이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오랜 시간 준비해 왔다는 것과 내부 후보들의 라인업 역시 탄탄한 상황에서 외부 후보자의 참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6인으로 추린 1차 숏리스트까지 익명성을 보장해 외부 후보자들이 본인 역량을 회추위에 자유롭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외부 후보자보다 내부 후보자를 선호하는 KB금융의 분위기를 감안해 외부 후보자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금융권에선 외부 후보자에 관료 출신으로 금융계에 몸담았던 경력이 있는 인사가 포함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올해 상반기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NH농협지주 회장과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관료 출신이라 이런 관측에 힘을 보탠다. 또한 차기 회장 후보자 선정 과정에서 선정 기간을 기존 19일에서 30일로 연장했고, 숏리스트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1회에서 2회로 늘린 점 그리고 외부 후보자에게 내부 후보자보다 인터뷰 시간을 더 길게 제공하는 점 등 외부 후보자를 배려하는 선임 절차 개편으로 외부 후보자 낙점 가능성을 예년 보다 높인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부 후보자 2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공정한 회장 인선이 되길 기대한다"면서 "내외부 인사 모두 오랜 시간 검증을 받아 온 만큼 낙하산 논란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금융그룹은 1차 숏리스트 6명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 및 심사를 거쳐 오는 29일 2차 숏리스트 3명을 확정한다. 이후 9월 8일 3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2차 인터뷰를 통한 심층평가를 실시하고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 1인을 확정한다.

최종 후보자가 관련 법령에서 정한 자격검증을 통과하게 되면 9월 12일 회추위와 이사회를 거쳐 11월 20일 개최되는 주주총회를 통해 회장으로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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