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면 로봇株?...정부지원 확대에 대기업 속속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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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면 로봇株?...정부지원 확대에 대기업 속속 참전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8.16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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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로봇·티로보틱스 한 달 동안 62%·50% 상승
임금 상승하면서 노동력 대체할 산업로봇에 대기업 주목
두산로보틱스, 10월 상장 목표…기업가치 2조원 평가
정부가 발표할 첨단로봇 산업전략 1.0에 관심
로봇 산업에 대한 대기업의 관심이 커지면서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은 지난 6월 말 독일 뮌헨에서 열린 '오토매티카 2023'에 방문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하반기 들어 로봇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분기 주가 상승률은 부진했지만 기업 투자와 정부 정책 모멘텀으로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노동력을 대체하는 목적의 로봇 도입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두산로보틱스가 상장을 앞두고 있어 로봇주 전반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 이날까지 한 달 동안 로봇 관련주는 평균 26.70% 상승했다. 유진로봇이 62.92% 상승하며 8830원까지 올랐고, 티로보틱스는 50% 상승한 3만1350원을 기록했다. '로봇 대장주'로 꼽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지난 한 달 동안 33.37% 올라 12만1900원까지 상승했다.

KB증권은 로봇주에 대해 매크로 변화 모멘텀과 기업의 투자 모멘텀이 계속 유지되면서, 정부의 정책 모멘텀이 더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노동력이 부족해진 반면, 미국의 공급망 재편으로 노동 수요가 증가했다. 노동력이 부족하고 임금은 상승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부각된 것이 로봇이다. 

특히 올해 초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로봇주에 대한 관심은 더 커졌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하반기 중 웨어러블 로봇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달 26일부터 열린 삼성전자의 '갤럭시 익스피리언스 스튜디오'에서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팔이 전시되기도 했다.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지난 3월 "로봇사업팀은 올해 출시될 EX1(엑스원)이라는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로봇 분야에서 우리가 가진 역량을 집중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고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비롯한 로봇 관련주는 지난 한 달 동안 평균 26% 상승했다. 자료=한국거래소

다른 대기업들 또한 로봇 사업에 대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오는 10월 한화로보틱스를 출범한다. 한화로보틱스는 ㈜한화 FA사업부 협동로봇과 무인운반차(AGV) 사업이 분리돼 설립된다. 한화그룹은 올해 2조원인 글로벌 로봇 시장이 2027년 8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로봇의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하느냐에 따라 시장 전망은 더욱 낙관적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로봇시장이 2021년 444억달러(59조원)에서 2025년 1772억달러(약 23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2030년 로봇 관련 시장규모가 1600억달러(약 213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LG는 2030년까지 매출 100조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지난달 밝혔다. 이와 함께 목표 달성을 위한 투자금액으로 50조원 이상을 제시했다. 투자 대상인 구체적인 사업분야로는 EV와 로봇, 가전사업(H&A) 등이 꼽힌다.

두산의 경우 지난 6월 9일 자회사인 두산로보틱스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달 중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후 10월까지 코스피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기업가치가 2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현재 시가총액이 2조7000억원인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매출이 두산로보틱스의 3분의 1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최소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동통신사들 역시 적극적이다. 이통사의 인공지능(AI) 기술을 로봇에 적용하고 5G 인프라를 활용하면 산업용 로봇 시장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SK텔레콤은 SK쉴더스, 뉴빌리티와 함께 로봇 사업을 운영 중이다. KG는 베어로보틱스와 현대로보틱스, LG유플러스는 LG전자와 유진로봇·브이디컴퍼니와 손을 잡았다. 

정부 정책 중 아직 나오지 않은 '첨단로봇 산업전략 1.0'에 대한 기대도 크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로봇을 '국가전략기술 육성방안'의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로 선정했다. 이어 올해 3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국가첨단산업 육성전략'의 6대 핵심과제 중 하나로 로봇을 선정하기도 했다.

이달 4일에는 미국과 첨단기술 협력전략 점검 회의에서 양국이 구체적인 기술협력을 하고 있는 분야로 로봇이 언급되기도 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로봇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2분기에 쉬었던 로봇이 하반기에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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