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대출금리에 가계부채 '빨간불'...주담대 변동금리 6%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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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대출금리에 가계부채 '빨간불'...주담대 변동금리 6% 넘어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8.09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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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상승 압박 거세
가계부채 확대 우려 지속
7월 가계대출 6조원 늘어나
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대출금리가 요동치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 등 미국발 변수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은행권 대출금리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가 최근 급증하면서 이자 부담에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가계 대출 부실 우려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6%에 접어들었으며 고정금리는 5%를 넘어섰다.

주담대 금리 더 오른다…곳곳에 상승 압력

지난 8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6%를 넘겼다. 하나은행이 6.04%로 가장 높고 그 뒤를 NH농협과 KB국민, 우리은행, 신한은행 순으로 모두 5% 중·후반대의 금리를 보이고 있다. 또한 변동금리 하단도 이미 4.2%를 넘겨 이제 3%대 금리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변동금리 하단은 6월 초까지만 해도 연 3%대 후반에 머물렀다.

대출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배경으로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를 비롯해 자금조달비용지수인 코픽스의 오름세가 꼽힌다. 앞서 새마을금고 사태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와 미국 국채시장 불안이 이어지면서 은행채 금리가 상승했다. 

은행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은행은 조달 비용이 늘어 수신을 통해 자금을 끌어들이려 하기에 예금금리를 높일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예금금리가 높아지면서 코픽스도 오르게 되고 대출금리도 뛸 여지가 커졌다. 

실제 1금융권에서도 4%를 넘는 예금상품이 출시되는 등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3%대 후반까지 상승했다. 시중은행이 고객 이탈을 걱정하는 사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이미 4%를 넘어섰다. 결론적으로 예금금리 상승세는 은행권 자금조달비용지수인 코픽스 상승으로 이어져 대출금리를 끌어 올리는 구조다. 

주담대 수요가 여전히 늘어나는 가운데 가계부채 증가폭도 거세다. 사진=연합뉴스

여전한 주담대 수요…가계부채 확대 우려

문제는 주담대 수요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규제 지역 해제, 민간 택지 내 분양가상한제 지정 해제, 담보인정비율(LTV) 등 규제 완화 영향으로 서울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 완화에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등으로 주담대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6조원 늘어나면서 가계대출 잔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주택구매가 살아나면서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해서다. 4개월 연속 증가세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3년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 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6조원 늘어난 106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해 잔액 기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증가폭은 2021년 9월(6조4000억원)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주담대 수요가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주담대는 전세자금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주택구입 자금 관련 수요가 지속되면서 전월 대비 6조원 늘었다"고 밝혔다. 주담대는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연속 늘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올해 2월 1만3000호, 3월 1만5000호, 4월 1만5000호, 5월 1만6000호 등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까지 주택거래가 늘어난 점을 감안해 8월까지 가계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윤옥자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거래는 통상 2~3개월 시차를 두고 주담대 수요로 이어진다"며 "6월까지 주택매매 거래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주담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대출금리 상승은 변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계대출에 영향을 주는 대출금리, 주택시장 상황, 은행 대출태도, 계절적 패턴 등이 불확실해 3분기 가계대출 동향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가계대출이 다시 뚜렷한 증가세를 보임에 따라 금융당국은 필요시 하반기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0일 이세훈 사무처장 주재로 ‘가계부채 관련 관계기관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최근 가계부채 동향을 점검하는 등 대응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가계대출이 아닌 예금은행의 7월 말 기업대출 잔액(1218조7000억원)은 한 달 새 8조7000억 원 늘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각 3조8000억 원, 4조9000억 원(개인사업자 1조5000억원 포함) 증가했다.

7월 말 예금은행의 수신(예금) 잔액은 2228조4000억원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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