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株 낙폭 확대…테마 위주로 쏠렸던 장세 한계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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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株 낙폭 확대…테마 위주로 쏠렸던 장세 한계 왔나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8.07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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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각각 10%, 9% 하락
포스코 그룹주도 5% 이상 내리며 마감
MSCI 지수 편입 등도 주가 상승과는 무관 지적 나와
"초전도체 차기 주도 테마주 기대감도 후퇴"
사진=에코프로
사진=에코프로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증시 열풍을 이끌었던 이차전지 관련주가 최근 조정을 겪고 있다. 포스코와 에코프로 그룹주는 7일 일제히 하락했다.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데다 시장의 주요 테마가 초전도체 관련주로 옮겨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일부 이차전지 주가가 여전히 고평가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에코프로비엠은 전 거래일 대비 4만500원(10.64%) 하락한 34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 역시 10만8000원(9.20%) 하락하며 106만6000원에 마감했다. 

포스코 그룹주들 역시 이날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포스코스틸리온(-10.59%), 포스코DX(-10.36%), 포스코인터내셔널(-10.22%) 등이 10% 이상 하락 마감했다. 포스코퓨처엠(-8.64%), 포스코엠텍(-6.24%), POSCO홀딩스(-5.56%) 등이 5% 이상 하락했다. 

지난달 이차전지 양극재 효과로 코스닥이 가파른 상승을 보였던 것과는 상반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달 전월대비 8.6%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발언과 고용 호조에 따른 추가 긴축 경계감으로 하락했지만, 이후 이차전지와 반도체 등 기술주 위주 상승이 전체 지수를 견인했다. 반면 코스닥은 전월비 26.4% 상승했다. 이차전지 소재와 관련주들이 가파른 상승폭을 보인 탓이다. 

다만 이달 들어서 낙폭이 커지고 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올해 들어 주가가 각각 6배, 15배 뛰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지난달 26일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8거래일 만인 이날까지 각각 41.52%, 30,73% 급락했다.

주요 이차전지 관련주는 이날 평균 8%가량 하락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주요 이차전지 관련주는 이날 평균 8%가량 하락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를 비롯한 일부 이차전지주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4일에는 하나증권에서 에코프로 매도 리포트를 내기도 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에코프로 적정 가치는 14조3000억원으로 도출되며, 현재 시총 31조3000억원을 감안하면 투자의견 매도를 유지한다"며 "만일 광산과 염호를 보유한 기업들과 같이 20%의 장기 마진을 취할 수 있다는 극단적 가정을 취하더라도 에코프로 적정 가치는 16조7000억원"이라고 분석했다.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이유는 현 주가와 기업 가치간의 괴리가 크기 때문이다. 시총 10조원 미만에서는 저평가 괴리가 컸기 때문에 폭발적으로 상승했지만, 시총 20조원을 넘어선 현 시점에서는 고평가 괴리가 크기 때문에 작은 이슈에도 쉽게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3년 후 장기투자를 가정해도 현 가격에서는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편입, 타 섹터와의 수급 경쟁 등은 기업가치 변동과 무관하다. 기술적 접근 외에 기업 가치 평가 측면에서의 매수 실익은 없다"고 단언했다.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에 대해서도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하지만 현 시총 대비 주가 상승 여력 20% 미만임을 감안해 트레이딩 관점 접근을 권고한다"며 "50% 이상의 상승 여력을 기대하고 장기투자를 할 만한 시기는 지났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에코프로비엠은 연초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펀더멘털 보다는 신규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숏 스퀴즈 등 수급적인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며 과도한 급등세를 나타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의 밸류에이션은 2025년 예상 실적 기준 P/E 64.7배로 2027~2030년 실적이 선반영된 수준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주가 조정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상승 여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단기에 주가가 급등한 만큼 현 시점에서는 조정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이차전지에서 초전도체나 로봇, 바이오 등 다른 테마로 수급이 옮겨갈 것을 전망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대형주 위주의 낙폭이 커질 것을 우려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이차전지 중심의 수급 쏠림현상이 완화되는 가운데 시총 상위단에서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POSCO홀딩스, LG화학 등 2차전지 밸류체인 관련주들이 일제히 하락하며 약세를 주도했다"고 밝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초전도체 테마주 쪽으로 수급이 일부 이탈하며 에코프로를 비롯한 이차전지주의 주가 변동성이 높아졌지만, 초전도체 관련주들이 차기 주도 테마주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후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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