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 시대 개막] ②콘텐츠부터 에너지까지… 다양한 비정형적 투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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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증권 시대 개막] ②콘텐츠부터 에너지까지… 다양한 비정형적 투자 열린다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7.19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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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자산 외에도 태양광발전소·렌트카 등 사업확장 가능
문화·콘텐츠 토큰증권 서비스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
제도적 불확실성 해소와 인프라 구축 필요
중소 조각투자사는 증권사와 협업할 것으로 예상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올해 2월 토큰증권 발행(STO)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에 증권업계와 은행권 등이 시장 선점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토큰증권은 분산원장(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전자화된 증권으로, 금융상품을 포함해 부동산과 귀금속 등 대부분의 자산을 증권 형태로 발행할 수 있다. 관련 시장 규모는 내년 34조원을 시작으로 2030년에는 367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토큰증권이 제도화 과정을 거치면서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시장 참가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미술품, 음악저작권, 부동산 등 다양한 비정형적 자산을 토큰증권화할 수 있기에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반기부터 일반 투자자들 투자계약증권 형태 조각투자 가능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콤은 전날 '토큰증권 매칭데이'를 개최하고 발행사와 유통사간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다. 행사에는 30개 증권사와 3개 은행사, 61개 발행사가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는 부동산, 음악저작권, 미술품, 농축산물 등의 기초자산 외에도 태양광발전소, 매출채권, 수집품, 식물공장, 렌트카, 부실채권(NPL) 등의 기업발표가 진행됐다. 조각투자사들은 규제 준수를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며 하반기부터 사업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술품의 경우 투자자 보호 조치들을 이행했고, 하반기부터 투자계약증권 형태로 발행을 재개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뮤직카우 등 음악저작권의 경우 저작권 신탁수익증권 형태로 상품을 개편했고 최초의 무형자산 기반 수익증권 발행을 통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부터는 일반 투자자들도 투자계약증권 형태의 미술품 조각투자 공모에 다시 참여 가능하며,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은 뮤직카우의 투자상품 공모도 재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6일 토큰증권 발행 및 유통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3일에는 후속 입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한 바 있다.

실현가능성·대중접근성 높은 문화·콘텐츠 기업 관심

시장에서는 특히 문화·콘텐츠 기업의 토큰증권 서비스가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토큰증권 매칭데이 행사에서 참가사 7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금융사와 발행사는 K팝, IP 등을 활용한 콘텐츠 기초자산에 가장 관심이 높다고 응답했다. 이들 분야는 실현가능성이 높고 대중접근성이 높은 것이 주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참가사들은 실현 가능성과 대중 접근성이 높은 문화·콘텐츠(71%), 부동산(66%), 에너지(55%), 미술품(41%) 순으로 관심 기초자산을 꼽았다.

다만 시장이 초기 단계라 정확한 수익모델이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 연구원은 "(응답률이 높게 나타났지만) 기대치에 비해 사업모델이 구체화된 기업은 찾기 어려웠는데 이는 실제 아티스트를 보유한 엔터사들과의 접점이 없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코스콤에 따르면 금융사와 발행사가 가장 관심을 갖는 기초자산은 문화·콘텐츠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NH투자증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뮤직카우를 필두로 한 조각투자 플랫폼이 시장의 관심을 받았던 것이 토큰증권의 제도권 편입 논의본격화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4월 뮤직카우의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이 증권에 해당한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한우와 미술품 조각투자 5개사의 증권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이를 모두 증권으로 판단했다. 

이후 뮤직카우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고 음악저작권 수익청구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신탁수익증권 발행을 준비 중이다. 관련법이 자리잡고 나면 토큰증권으로 발행을 재개할 계획이다. 

뮤직카우가 조명받으면서 타 문화·콘텐츠 발행기업들도 관심을 얻는 추세다. 모로보기 역시 미국 발명가 에디슨의 발명품을 토큰화해 실물 조각투자형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로보기는 지난해 2월 강릉 참소리박물관과 에디슨 발명품 및 수집품 계약을 맺고 소장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토큰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유니디아 역시 음원을 기반으로 토큰증권 발행사를 공동으로 설립했고, 핀고컴퍼니도 음원수익 공유 플랫폼인 핀고를 운영중이다. 

제도적 불확실성·인프라 구축은 부담

시장 참여자들은 제도적 불확실성과 인프라 구축 부담을 토큰증권 사업의 주요 걸림돌로 지목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적은 금액으로도 개인이 대형자산에 접근할 수 있어 편리하지만, 제도 완비와 시장 활성화에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조각투자사가 토큰증권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증권사 수준의 인프라를 갖춰야 해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결국 증권사와의 협업 위주로 사업이 진행되리라는 것이다. 

홍우선 코스콤 사장은 전날 행사에서 "시장 참여자들의 토큰증권 사업에 대한 우려가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제도적인 기술적 문제는 물론 사업성 등 사업 초기에 넘어야할 여러 허들이 예상된다"면서도 "초기 10여년 동안 활성화되지 못하다가 이후 현재 100조 시장을 바라보고 있는 ETF 사례와 같이 토큰증권도 충분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기술과 자본시장 제도의 융합이라는 금융 혁신을 통해 사업 비용절감, 시간 단축, 상품의 확장성 등을 강점으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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