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 시대 개막] ①34조원 시장 열린다…증권사 STO 선점경쟁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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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증권 시대 개막] ①34조원 시장 열린다…증권사 STO 선점경쟁 분주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7.1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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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2월 토큰증권 정비방안 발표…13일 개정안 공개
자본시장법 규율 내에서 토큰증권 허용하고 법제화 추진
증권사, 유동성 악화 전망에 새로운 먹거리 창출 나서
글로벌 시장 규모 2030년까지 5조달러…국내는 367조원 전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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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올해 2월 토큰증권 발행(STO)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에 증권업계와 은행권 등이 시장 선점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토큰증권은 분산원장(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전자화된 증권으로, 금융상품을 포함해 부동산과 귀금속 등 대부분의 자산을 증권 형태로 발행할 수 있다. 관련 시장 규모는 내년 34조원을 시작으로 2030년에는 367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올해 초 금융당국이 '토큰증권(ST·Security Token)'의 발행과 유통을 제도화하기로 하면서 이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토큰증권이란 블록체인이 가진 분산원장기술(DLT)을 활용해 자본시장법 내에서 증권을 디지털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자산 형태로 발행된 증권으로, 자본시장법 규율 대상에 해당하는 것이다. 

토큰증권이 본격적으로 매매가 가능해지면 채권 등의 금융상품, 부동산, 귀금속 등 대부분의 자산을 증권 형태로 발행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음원 저작권이나 미술품 등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대상까지 상품화할 수 있어 다양한 투자와 상품화 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민간 기업들과 합종연횡으로 협의체 구축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조각투자를 비롯한 토큰증권 관련 기업들과 합종연횡을 구축하는 추세다.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투자 ST 프렌즈', 미래에셋증권은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를 결성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3일 바이셀스탠다드와 토큰증권 서비스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국투자 ST 프렌즈는 한국투자증권과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이 설립한 협의체로 그동안 오픈에셋, 펀더풀, 밸류맵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콘텐츠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하나은행·하나증권과 함께 토큰증권 및 웹3.0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들은 토큰증권 컨소시엄인 NFI를 통해 블록체인 인프라를 확장하고 웹3.0 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과 하나증권은 다날엔터테인먼트, 식신 등과 관련 업무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하나증권을 비롯해 타 금융지주 계열사들도 발 빠르게 나섰다. KB증권은 'ST 오너스', 신한투자증권은 'STO얼라이언스', NH투자증권은 'STO비전그룹'을 구축한 상태다. 

지난 2월 3일 금융당국은 토큰 증권의 발행과 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발표했다. 자료=금융위원회
지난 2월 3일 금융당국은 토큰 증권의 발행과 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발표했다. 자료=금융위원회

토큰증권 본격 매매 2024년말~2025년경 가능 전망

증권사와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금융당국도 속도를 내면서 토큰증권 시장 개화까지 관련 제도 정비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빠르면 내년 말에서 2025년 초에 본격적인 토큰증권 매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3일 금융당국은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마련하고 자본시장법 규율 내에서 STO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은 토큰증권을 전자증권법 제도상 증권발행 형태로 수용하고,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을 신설해 일정 요건을 갖춘 발행인이 토큰증권을 직접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장외거래중개업을 신설해 투자계약증권과 (비금전 신탁) 수익증권의 소규모 장외 유통플랫폼을 제도화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권리의 증권화를 지원하고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기존 증권의 발행과 거래를 더욱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개선하고자 한 것이다. 조각투자와 같이 기존에 전자증권으로 발행되기 어려웠던 다양한 권리도 토큰증권 형태로 손쉽게 발행·유통이 가능해진다. 

지난 13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와 정무위원회, 디지털자산특별회가 개최한 전자증권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안 입법공청회가 열렸다. 사진=오피니언뉴스

이어 지난 13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와 정무위원회,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는 전자증권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안 입법공청회를 진행했다. 

개정안은 지난 2월 당국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 내용을 반영해 분산원장을 전자등록을 위한 공적 장부로 인정했다. 또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기준 충족 시 계좌관리기관이 아니더라도 토큰 증권 발행을 허용했으며, 장외거래중개업자가 수익증권과 투자계약증권에 대한 장외시장 운영을 가능하게끔 했다. 

증권사 추가 수익성 기대…2030년 시장규모 367억원

금융권에서 증권사를 필두로 토큰증권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은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자 하는 이유에서다. 토큰증권 시장이 열리면 기존 브로커리지(위탁매매)나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과 세일즈앤트레이딩(S&T) 외 추가 수입원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키움증권의 2분기 커버리지 합산 영업이익은 9267억원, 지배주주 순이익은 7175억원으로 추정된다. 

올해 상반기에는 국내 증시가 우호적인 환경을 보이면서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부문에서는 양호한 손익을 거뒀다. 다만 하반기 증권업계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CFD 관련 충당금 적립과 평가손실 인식으로 트레이딩 부분 손익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토큰증권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발표한 글로벌 시장 전망을 토대로 추정한 결과 국내 토큰증권 시장은 2024년 34조원을 시작으로 2030년에는 367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토큰증권 시장 중에서는 주식, 부동산 등을 포함해 금융업 관련 시장이 7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2030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14.5%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씨티은행이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토큰증권 시장이 5조달러(약 6300조원)까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토큰증권 제도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기존 법·제도와 정합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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