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카자흐스탄에도 'K-편의점'…CU·GS25·이마트24, 해외 경쟁 치열
상태바
싱가포르·카자흐스탄에도 'K-편의점'…CU·GS25·이마트24, 해외 경쟁 치열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7.17 15: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의점업계 해외 영토 확장 가속화
CU, 내년 상반기 카자흐스탄 1호점 오픈 예정
GS25-KK그룹 계약 무산…말레이시아 파트너사 물색
이마트24, 이달 싱가포르 3호점 개점…"현지 공략 '순항'"
이마트24 싱가포르 3호점 내부 이미지. 사진=이마트24
이마트24 싱가포르 3호점 내부 이미지. 사진=이마트24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국내 편의점 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에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간편식과 떡볶이, 토스트 등 K-푸드 수요 증가에 따라 진출 국가 내 점포를 빠르게 늘리고 있는 모습이다. 아울러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신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몽골·베트남·말레이시아 이어 카자흐스탄·싱가포르까지

17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몽골, 말레이시아에 이어 카자흐스탄을 세번째 해외 진출 국가로 결정했다. 국내 편의점 업계가 중앙아시아 국가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말 BGF리테일은 카자흐스탄 현지 기업 ‘Shin-Line(이하 신라인)’의 편의점 전문 신설 법인인 ‘CU Central Asia’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Master Franchise)을 맺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은 프랜차이저인 BGF리테일이 현지 기업에 브랜드 사용 권한 및 매장 개설, 사업 운영권을 부여하고 로열티를 수취하는 방식이다.

신라인은 카자흐스탄 아이스크림 시장 40%를 점유하고 있는 중앙아시아 최대 아이스크림 업체다. 카자흐스탄 및 중앙아시아 전역에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는 라면, 냉동식품, 유제품 등 편의점과 밀접한 상품으로 사업 영업을 확장 중이다. 

또 카자흐스탄 및 중앙아시아 전역에 콜드 체인(cold chain) 유통망을 보유하는 등 편의점에서 주로 취급하는 저온·냉동 식품들의 보관 및 유통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BGF리테일 이건준 대표와 SINE-LINE 신 안드레이 대표가 CU카자흐스탄 진출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 체결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와 신 안드레이 신라인 대표가 CU카자흐스탄 진출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 체결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BGF리테일은 이번 진출을 계기로 카자흐스탄의 CVS 시장을 개척하는 유일한 글로벌 편의점 운영사가 된다. 

카자흐스탄은 1인당 구매력 평가지수를 기반으로 계산한 GDP(PPP)가 지난해 기준 3만 달러를 돌파했다. 중앙아시아 5개국 중 1위에 오를 만큼 소비자의 구매력이 높고, 전체 인구 중 30세 미만의 청년층이 53%를 차지하는 등 편의점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BGF리테일은 코로나19 이후 카자흐스탄 내에서 근거리 쇼핑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에 주목했다. 대형마트에 비해 소형 유통 점포 환경이 여전히 낙후돼 있어 현대화된 편의점 채널의 수요가 충분한 것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유로모니터가 202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지 유통 브랜드들 역시 기존 창고형 매장이나 슈퍼마켓(SSM)과 같은 대형 평수 위주의 출점 전략에서 벗어나 2020년 이후 300m² 이하의 중소형 점포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문화의 인기도 카자흐스탄 시장의 매력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 BGF리테일은 작년 하반기 카자흐스탄 현지 유통 시장 조사를 시작해 이후 신라인과 함께 카자흐스탄 진출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지난 11월에는 신라인과 MOU를 맺고 구체적인 사업 계획 수립에 돌입했으며 올해 상반기 현지 사업 타당성 검토 과정을 거쳐 'CU Central Asia'와 최종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마무리했다.

BGF리테일은 카자흐스탄 CU 1호점을 내년 상반기 내 개점할 예정이며 향후 5년 동안 500점 이상을 오픈한다는 목표다. 이후 인접 국가로의 추가 진출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건준 BGF리테일 사장은 "몽골 편의점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등 대한민국 CU가 글로벌 스탠다드로 성장해 가고 있다"며 “지난 30여 년간 국내외에서 쌓은 CU만의 성공 노하우로 글로벌 시장에서 K-편의점의 저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BGF리테일은 몽골, 말레이시아 등 해외시장에서도 글로벌 500호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18년 8월 파트너사 센트럴 익스프레스와 마스터 프랜차이즈(MFC) 계약을 체결하고 몽골 1호점(샹그리아점)을 낸 CU는 현재 몽골에서 320여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지난 2021년 진출한 말레이시아에서는 130여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연간 10%의 편의점 산업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출산율이 한국보다 약 2배 가량 높고 인구 전체 평균 연령이 28.5세로 한국 평균 연령 보다 약 13세 이상 어려 편의점 산업에서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국가로 평가받는다.  

GS25 베트남 매장의 즉석 조리대 사진. 사진=GS25 VIETNAM 홈페이지
GS25 베트남 매장의 즉석 조리대 사진. 사진=GS25 VIETNAM 홈페이지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베트남과 몽골에서 활약하고 있다. GS리테일은 2017년 베트남 손킴그룹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조인트벤처와 마스터 프랜차이즈가 합쳐진 형태로 베트남에서 편의점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베트남 내 213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의 편의점 점포 수는 2020년 874개에서 3년간 8% 이상의 평균 성장률을 보이며 2023년 1100개까지 늘어났다. 베트남의 경제 성장에 따른 소비자의 생활 수준 향상은 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며, 도시화율의 증가와 함께 베트남의 편의점 점포 수도 더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베트남의 편의점은 무더운 날씨를 피하고 음료, 간단한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각광받으면서 한국 즉석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베트남 내 한국계 편의점에서는 떡볶이를 필두로 한 한국 제품이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GS25는 몽골 시장 내 점포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21년 5월 몽골 재계 2위인 숀콜라이그룹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몽골에 진출한 GS25는 현재 206개의 몽골 점포를 운영 중이다. GS25는 2025년까지 몽골에서 5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올해를 목표로 추진해 온 말레이시아 진출은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지난해 GS리테일은 말레이시아 유통업체 KK그룹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올해 상반기 말레이시아 1호점을 오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초 KK그룹과의 갈등으로 계약이 무산되며 새로운 파트너사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 관계자는 "KK그룹은 말레이시아 진출을 위해 협의했던 업체 중에 하나이며, 당사는 현재 다양한 파트너사와 말레이시아 진출을 위해 협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 싱가포르 3호점'이 위치해 있는 현지 아파트 외관과 이마트24 먹거리 상품 취식이 가능한 호커센터 내부 이미지 (1)
이마트24 싱가포르 3호점이 위치해 있는 현지 아파트 외관(왼쪽)과 이마트24 먹거리 상품 취식이 가능한 호커센터 내부 이미지(오른쪽). 사진=이마트24

이마트24는 지난해 12월 국내 편의점 최초로 싱가포르에 진출한 후 지난 4일 3호점을 오픈했다. 향후 5년 내 300개점까지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마트24 싱가포르 3호점인 38 Margaret Market점은 주거지역 상가 내 위치했다. 특히 상가 중앙의 공용 시식공간을 활용해 싱가포르의 ‘호커(Hawker) 문화’를 반영한 현지화 전략을 꾀한 것이 특징이다.

호커 문화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아침, 점심, 저녁을 먹으며 식사 경험을 공유하는 공동체 문화로 싱가포르 전역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마트24 싱가포르 3호점은 호커 문화에 맞춰 F&B 전문 편의점을 콘셉트로 영업 면적의 절반 가까이를 푸드 카운터와 즉석 라면 조리 공간으로 꾸몄다.

특히 해당 매장은 한국형 떡볶이·컵밥·닭강정 등의 즉석 먹거리 상품과 한국형 김밥·반찬·식혜 등의 RTE 푸드(Ready-To-Eat, 별도의 조리과정 없이 바로 섭취할 수 있는 간편식)로 K-푸드의 현지화에 힘을 기울였다. 싱가포르 1, 2호점 역시 차별화된 한국형 즉석조리 식품 등의 인기에 힘입어 개점 당시 예상했던 매출액 대비 두 배 이상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원영 이마트24 해외사업팀장은 "대한민국 편의점 최초로 싱가포르에 진출한 이마트24의 해외 사업이 계획대로 순항 중"이라며 "이마트24의 브랜드와 한국형 차별화 식품이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이는 향후 이마트24가 다양한 국가로 진출해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마트24는 2021년 6월 말레이시아 현지 기업인 유나이티드 프론티어 홀딩스(United Frontiers Holdings)와 손잡고 말레이시아 1호점을 오픈한 바 있다. 이달 초 기준 말레이시아 내 이마트24 점포는 38개를 기록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 진출한 국내 편의점 업체들은 K-푸드의 특색을 살리는 동시에 현지 입맛과 문화, 소비 수준을 고려한 현지화 작업에 힘쓰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의 트렌드와 선호도 역시 급속도로 변화하는 만큼 이를 빠르게 파악하고 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