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PI 둔화에 증권가 한 목소리 "7월 금리인상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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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PI 둔화에 증권가 한 목소리 "7월 금리인상 마지막"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7.13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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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CPI 상승률, 예상치 하회...인플레 완화 시사
증권가 "7월 금리인상이 마지막" 전망
물가 하방경직성은 유의...파월 등 연준 인사 긴축 강조 가능성도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7월 한 차례 금리인상을 마지막으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 행보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7월 한 차례 금리인상을 마지막으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 행보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7월 한 차례 금리인상을 마지막으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 행보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당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내 추가 2차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식어가고 있음을 확인한 만큼 7월 이후 추가적인 긴축에 대한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6월 CPI 상승률 둔화를 이끌었던 기저효과가 하반기에는 사라질 것으로 예상돼 물가의 하방 경직성은 여전히 강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6월 CPI 상승률 둔화...인플레 열기 꺾였다

12일(이하 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미 CPI는 전년대비 3.0% 상승했다. 최고치였던 지난해 6월 9.1%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아진 것이며, 전월(4.0%) 및 예상치(3.1%)도 하회한 것이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최저 상승률이기도 하다. 

전월 대비로는 0.2% 올라 직전월(0.1% 상승)보다는 상승폭이 컸지만 시장 예상치(0.3% 상승)는 하회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대비 4.8% 상승해 시장 예상치(5.0%) 및 직전월(5.3%)에 비해 상승세가 둔화했다. 전월 대비로는 0.2% 상승했으며, 이는 예상치(0.3%) 및 직전월(0.4%) 수치를 하회한 것이다. 

헤드라인 CPI의 하락세를 이끈 것은 에너지 부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이 컸던 지난해 6월 당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한 때 배럴당 123달러까지 고점을 높인 반면, 올해 6월의 고점은 배럴당 75달러 수준에 그친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가의 기저효과에 힘입어 미국 헤드라인 물가는 6월 큰 폭으로 둔화돼 3%대 진입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상반기 근원 인플레이션 둔화를 방해했던 중고차 가격의 반등도 마무리 국면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됐다. 

6월 중고차 가격은 전월대비 0.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근원 CPI 상승세를 주도한 중고차 가격 반등이 마무리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 

박상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자동차 재고는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초 이후 중고차 재고 부족에 일시 급등했던 중고차 가격도 추가로 떨어질 것"이라며 "향후 중고차를 포함한 운송장비 항목은 전년대비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에 마이너스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주거비 또한 근원 CPI 둔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박 연구원은 "미 노동부와 클리블랜드 연준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한 신규 세입자 임차료 지수 추이를 감안하면 향후 CPI 및 개인소비지출(PCE) 지수에서의 주거비 상승률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며 "향후 인플레 위험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 "7월 금리인상 마지막일 듯"

6월 CPI 상승률은 직전월 수치 및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으나, 시장에서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사실상 확실시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 참여자들은 7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할 확률을 92%로 보고 있다. 

연준의 목표치인 2%대 인플레이션에 아직 도달하지 못한데다, 경기와 고용 냉각이 더디게 이어지고 있는 만큼 7월에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증권가 및 해외 주요 언론에서는 7월 인상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인플레이션이 2년여만에 가장 낮은 속도로 냉각되면서 연준은 이번달 금리인상 후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CPI에 나타난 근원물가 상승 압력 둔화는 향후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을 제어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커 7월 마지막 금리인상 이후 연내 금리동결을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물가지표 발표로 연준의 2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졌다는 판단"이라며 "2회 인상 카드는 사실상 삭제됐다"고 평가했다. 

CPI 하방경직성 유의...파월 등 긴축 필요성 강조할 수 있어

일각에서는 CPI의 하방 경직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헤드라인 CPI 상승률을 3%대로 이끈 동력은 에너지 가격의 하락이었는데, 유가 기저효과의 크기의 절정이 6월이었고, 7월부터는 유가 기저효과가 축소될 전망이라는 점이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 기저효과 소멸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그간 감산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러시아에서 원유 생산량이 감소하는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는 보도 직후 WTI 가격은 배럴당 75달러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세계적으로 높은 기온을 기록하고 있어 냉방용 전기 수요가 늘어나고, 전기요금, 그리고 에너지 서비스 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 

그는 "7~8월 냉방 수요가 전기와 천연가스, 유가에 추가 상승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며 "고금리 상황에서 신차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중고차로 일부 이동할 경우 하반기에도 근원 물가가 오름세를 키울 수 있어 여전히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애틀랜타 클리블랜드 연은의 인플레이션나우 모델상 7월 헤드라인 CPI는 3.3%, 근원 CPI는 4.9%로 제시되고 있는데, 이는 6월까지 내려왔던 인플레이션이 재차 위로 상승할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 위원들이 긴축의 필요성을 강조할 경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월을 포함한 연준 인사들은 시장의 과도한 기대를 차단하고자 8월 잭슨홀 미팅때까지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7~8월 여름 구간 변동성이 수시로 시장을 흔들어놀 수 있겠으나 보수적으로 변동성을 피하는 전략보다는 이같은 변동성 구간을 평균 단가 하락 효과 등을 노리는 분할매수 전략의 기회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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