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구원투수 '갤럭시 언팩' 첫 국내 개최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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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적 구원투수 '갤럭시 언팩' 첫 국내 개최하는 까닭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7.07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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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코엑스서 첫 갤럭시 언팩 행사 열려
글로벌 수요 감소, 조기 신품 공개로 응수
폴더블폰·FE 시리즈 공개, 신품 공백기 줄여
삼성전자는 오는 26일 처음으로 국내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진행한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깊어지는 불황의 골 속에 삼성전자가 위기에 빠졌다. 구원투수로 삼성전자의 최신 폴더블폰(접는 스마트폰) 갤럭시 Z플립과 폴드5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삼성전자도 하반기 출시 일정을 한달여 앞당기 처음으로 '갤럭시 언팩' 행사를 국내에서 열며 갤럭시 폴더블폰 띄위기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오는 26일 코엑스에서 갤럭시 Z플립과 폴드5의 언팩 행사를 개최한다. 

첫 국내 개최하는 까닭

상반기 갤럭시 S시리즈 하반기 폴더블폰 신제품 공개 등 1년에 두 차례 열리는 갤럭시 언팩은 2010년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갤럭시 S의 첫 번째 모델 공개를 시작으로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글로벌 주요 도시에서 개최됐다. 특히 하반기 언팩은 폴더블폰 홍보 효과와 시장 규모 등을 고려해 미국에서만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언팩을 국내에서 개최하기로 한 배경은 새롭게 발표할 폴더블 제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라면서 "폴더블 원조로서 자부심을 전세계에 확실하게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웨이와 오포, 구글 등 해외 업체들이 연이어 폴더블폰 제품을 출시하는 상황에서 국내 개최로 폴더블폰 종주국인 한국의 기술력을 알리겠다는 설명이다. 

개최 장소를 코엑스로 한 것에 대해 "서울은 현재 한류를 넘어 미래를 이끌 혁신 기술의 메카로 끊임없이 변모하고 있다"며 "특히 코엑스는 국내 혁신 스타트업이 대거 밀집해 있는 강남 테헤란로에 위치해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서울의 매력을 선보이기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행사 시기도 8월 둘째주에서 7월 말로 2주 앞당겼다. 그동안 언팩이 수요일에 열렸던 점을 감안해 오는 26일이 낙점된 것으로 보인다. 언팩 시기를 당긴 이유로 반도체 경기 침체 등으로 하반기 실적 악화가 전망되는 상황에서 폴더블폰을 조기에 출시해 3분기 실적을 최대한 방어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여기에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애플의 아이폰15를 견제하는 효과도 있다. 

서울을 시작으로 하반기 다양한 국가에서 언팩 행사가 진행된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시리즈 언팩은 다채롭고 새로운 경험을 선보이기 위해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하는 세계 곳곳의 문화 도시에서 개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노태문 삼성 MX사업부 사장이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S23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갤럭시S23처럼…신제품 효과 재현될까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14조970억원보다 95.7% 급감한 6000억원에 그쳤다.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1분기에 이어 메모리 업황 악화의 여파가 컸다. 당장 반도체(DS) 부문이 2개 분기 연속 조단위 적자를 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업부별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증권가 추산 반도체 부문의 영업손실 전망치는 3조~4조원대에 이른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전방 IT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공급 과잉도 좀처럼 해소되지 않아 반도체 불황의 골이 여전히 깊은 상황이다. 

여기에 감산 효과도 반영되지 못했다. 인위적 메모리 감산은 없다고 버텼던 삼성전자지만 결국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때감산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2분기까지는 감산이 수요 위축을 따라가지 못했다. 아직 감산 효과가 온전히 반영됐다고 할 수 없다. 통상 웨이퍼 투입에서 메모리 칩 생산까지 3개월 정도 걸리기에 실제 감산 효과는 3~6개월 후에 나타난다. 

반도체 사업의 업황 회복이 더딘 가운데 삼성전자는 갤럭시 Z플립과 폴드5 등 폴더블폰 시리즈를 조기에 투입해 실적 개선을 도모한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4조58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고도 전사 기준 6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그 배경에는 모바일(MX) 사업의 좋은 성과가 있었다. 

MX사업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하는 가운데서도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 S23' 시리즈의 판매 호조 덕에 지난해 4분기 대비 매출이 증가하고 수익률도 두자릿수 이상으로 회복했다. 지난 1분기 MX사업부 단독 영업이익만 4조원에 육박하는 3조9400억원으로 전 사업 중 가장 높았다. 매출은 31조8200억원으로 사업부 통틀어 최대 수준이었다. 

신제품 공백기였던 2분기 최악의 실적 성적표를 받아 든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신제품 출시 일정을 앞당기는 등 공격적인 행보로 실적 방어에 나선다. 하나증권이 집계한 갤럭시Z 폴드4 시리즈의 판매량(2022년 9월~2023년 3월)은 787만대로 같은 기간 전작 대비 30만대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이 198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며 전년 대비 5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45%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 사업부 상무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수량과 금액 모두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폴더블 신제품 출시 초부터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글로벌 폴더블 리더십을 더 공고히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갤럭시S23 FE 시리즈를 선보인다. 업계에선 4분기 FE 모델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 FE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상반기 선보인 갤럭시S 시리즈의 준프리미엄급 모델로 S시리즈의 부품을 재활용하거나 사양이 조금 낮다. 가격은 S시리즈 대비 저렴한 70만~80만대로 책정된다. 삼성전자가 새로운 갤럭시 FE 모델을 선보이는 건 지난해 1월 갤럭시S21 FE 출시 이후 약 2년 만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2년여 만에 새로운 FE 시리즈를 출시한 이유로 FE 시리즈는 기존 부품을 조합해 만들 수 있어 재고 소진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하반기 실적 개선을 위해 신제품 공백기를 최대한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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