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적자 4조' 삼성전자, 바닥 찍고 반등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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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적자 4조' 삼성전자, 바닥 찍고 반등하나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7.07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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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감산효과 D램 반등 예상
반도체 부문 바닥 통과 반등 전망
심상필 사장 "곧 업턴 온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반도체(DS) 불황의 여파 속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1분기 4조5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반도체 부문이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고 있다는 분석은 고무적이다. 

삼성전자는 7일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22.3%,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95.7% 감소했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해도 영업이익은 6.25%, 매출은 5.88% 줄었다.

바닥 확인, 업턴만 남았다?

잠정실적 발표 전 증권가의 전망은 '적자'였다. SK증권은 반도체부문에서만 3~4조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KB증권도 반도체에서만 3조3000억원의 적자를 추정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각각 3조4000억원과 4조4000억원의 적자를 예상했다. 업계 전반적으로 2분기 D램 출하량 증가 등을 감안해 반도체 적자 규모가 지난 1분기 4조5000억원에 비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이 늘면서 재고평가손실 규모가 지난 1분기 대비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해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D램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20% 증가해 예상보다 빠른 원가구조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와 DDR5(더블데이트레이트5) 수요가 늘어난 점도 수익성 회복에 일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HBM은 통상 D램보다 가격이 2~5배 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대량의 데이터 처리에 사용되는 HBM과 DDR5의 수요와 필요성도 증대되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은 지난 5일 직원들과 소통 행사인 '위톡'에서 "HBM3와 HBM3P가 내년 반도체 부문 이익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DDR5도 올해 연말이면 삼성전자 D램 평균 시장 점유율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하반기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사진=연합뉴스

하반기, 감산효과 커진다

상반기 삼성전자 실적의 발목을 잡은 건 단연 D램 가격이다. 수요 부진으로 삼성전자 내 최대 매출 품목인 D램은 과잉재고로 속앓이를 했다. 가격 협상력이 약해지면서 D램 가격은 생산원가 수준까지 떨어졌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은 고객사들과 가격 재협상에 나서기도 했다. 결국 삼성전자는 감산은 없다던 종전 입장을 뒤집고 지난 4월 생산량을 줄이기에 나섰다.

업계에선 D램 가격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으며 하반기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감산 효과에 더해 마이크론이 공급량을 줄이면서 메모리 업황 반등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 5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D램 공급 업체의 지속적인 감산으로 전체 D램 공급이 점차 줄고 있다"며 "계절적 수요가 있어 공급 업체의 재고 압박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산효과로 올 3분기 메모리반도체 D램 평균가격(ASP) 하락세가 완만해질 것으로 봤다. 2분기 가격 하락 폭이 전분기 대비 13~18%였다면 3분기엔 최대 5% 하락에 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모바일 D램의 경우 3분기에 가격이 오를 것으로 봤다. 

트렌스포스는 3분기 ▲PC ▲서버 ▲모바일 ▲그래픽 ▲소비자 등 응용처별 D램 ASP가 모두 0~5% 내려갈 것으로 봤다. 2분기에 PC·서버용은 15~20%, 모바일용은 13~18%, 그래픽·소비자용은 10~15% 가격이 떨어진다고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분기 만에 낙폭이 크게 줄었다.

심상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4일 진행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서 "반도체 업계에 20년 넘게 있는 동안 다운 턴은 2년 이상 지속하지 않았다"면서 "업 턴이 곧 올 만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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