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역레포' 규모 1년여만에 2조달러 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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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역레포' 규모 1년여만에 2조달러 밑으로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3.06.2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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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기준 연준의 하루짜리 역레포에서 잔액은 6개월 만에 가장 크게 줄어 2022년 6월 이후 처음으로 2조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사진=블룸버그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의 규모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2조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월가가 역레포 자금을 인출해 시중에 증가하는 단기국채(T-bill)을 순조롭게 매수한다는 의미로 부채한도 상향 이후 재무부의 일반계정(TGA) 현금 확충 노력이 시장에 차질을 주지 않고 있다는 신호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연말까지 재무부가 최대 1조달러가량 단기 채권을 발행할 것으로 예상하며 시중의 머니마켓펀드(MMF)가 단기 국채를 매입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이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시중에 늘어난 단기 국채가 변동성을 높이고 정부 차입 금리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완화될 수 있다.

지난 15일 기준 연준의 하루짜리 역레포에서 잔액은 6개월 만에 가장 크게 줄어 2022년 6월 이후 처음으로 2조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역레포 잔액은 2조 5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역레포 잔액은 1일 2조달러를 약간 웃돌았으나 지난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단기 자금 시장의 원활한 자금 흐름이 주식시장 랠리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완화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MMF가 예금을 인출해 이를 연준의 역레포에 계속 예치할 경우 금융 시스템의 스트레스를 가중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MMF는 연준으로부터 안전한 수수료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거의 5조 5000억달러에 달하는 자산 중 상당 부분을 역레포에 투자해왔다. 

이는 대신 단기 국채를 사줄 주체가 부족해진다는 의미로 부채한도 상향 이후 재무부가 현금 잔고를 확충하기 위해 단기 국채를 대거 발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늘어난 단기 국채가 금리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MMF는 주로 부도 위험이 거의 없는 국채나 역레포에 투자해왔으나 은행 위기와 미국의 디폴트 위험으로 안전자산인 국채로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단기 국채금리가 역레포 금리보다 더 떨어지자 단기국채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낮아졌었다.

단기 국채금리가 다시 매력적인 수준으로 오르면서 MMF가 단기 국채를 다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부가 최근 시행한 단기물 국채 입찰에서 1개월과 2개월물 단기 국채 오퍼 금리는 각각 5.113%, 5.206%를 기록했다. 이는 역레포 오퍼 금리인 5.05%보다 높다.

RSM의 조셉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채 발행이 예상했던 것만큼 잘 진행됐다"라며 "지금까지 잘 됐다고 해서 그런 식으로 계속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월가가 단기국채 쓰나미를 잘 처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달 하순에 단기물 발행이 늘어나면서 단기 국채 금리가 오를 것"이라며 다만 "2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어서기 시작했을 때 지역은행들이 파산하기 시작했다는 점 등 몇 가지 우려 사항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2년물 국채금리는 4.720%에 마감했다.

재무부가 연준에 예치하는 당좌계정인 재무부 일반계정(TGA)은 5월 말에 최저 500억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지난주 수요일 기준 1350억 달러로 늘어난 상태다. 이는 재무부가 목표로 하는 9월 말 기준 6000억 달러에 비해 여전히 현저히 낮다.

재무부는 6월 말까지 이를 4250억 달러까지 채운다는 계획이다. 이는 앞으로 2주간 단기국채 순발행액이 거의 3000억 달러에 달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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