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한미 금리역전' 불확실성은 사그라들었지만...."문제는 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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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한미 금리역전' 불확실성은 사그라들었지만...."문제는 연말"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6.15 16: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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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기준금리 동결…한미 격차 1.75%p 유지
파월 의장 "인플레이션 끝나지 않았다" 강조
금리 역전 11개월, 외국인 투자·강달러 기조 약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14일(현지시각)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지난해 3월 이후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 차례에 0.5~0.75%포인트씩 올리던 광폭 행보를 멈춘 셈이다.

15일(한국시각) 기준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 5월과 마찬가지로 5.0~5.25%다. 이번주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나 생산자물가지수(PPI) 등의 상승률이 완만해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리 동결 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끝났다는 증거는 없다"며 추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며 연내 인하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이 외국인 투자 감소와 강달러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연준, 인플레이션 잡히지 않았다고 보는 까닭

연준은 올해 네 차례 남은 FOMC 회의에서 두 차례가량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준 위원들의 전망치를 종합한 점도표에서도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5.6%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없었다.

지난 3월 이 수치는 5.1%였다. 파월 의장 역시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내려갔을 때 금리를 인하하는 게 적절하고 우리는 2~3년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거의 모든 위원들이 연말까지 금리를 좀 더 올리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파월 의장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인플레이션이 끝나지 않았다'고 보는 까닭은 뭘까. 

우선 근원물가인상률(가격변동이 심한 식료품, 에너지 등을 제외하고 측정한 인플레율)이나 PCE(개인소비지출) 상승률이 좀처럼 내려가고 있지 않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연준이 이번에 내놓은 경제 전망 요약본을 종합하면 올해 근원물가지수가 3.9%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3월 발표한 전망치 3.6%보다 높다. 연준은 이 지수 상승률이 내년에는 2.6%, 2025년에는 2.2%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PCE도 마찬가지다. 파월 의장은 "지난 6개월 동안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은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며 "우리의 인플레이션 목표는 2%로 낮아져야 하고 이를 낮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PCE가 4.5% 이상에서 형성되는 현재 상황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 경제가 애초 예상과 달리 좋다는 점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운다. 미국 정부는 지난 3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전망치 0.4%보다 두 배 이상 높은 1%로 높여 잡았다.

실업률 예측치도 종전 4.5%에서 4.1%로 낮췄다. 연준은 생산이 늘고 고용이 증가하면서 임금도 올라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으로 내다봤다.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은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점도표 내용을 종합할 때 FOMC 위원들도 올해 말 시점 타당한 기준금리를 5.5~5.75%로 보고 있다. 현재 금리가 5.0~5.25%이니 연말까지 0.25%포인트 인상을 두 차례 시행한다는 이야기다. 결국 이번 금리동결은 '금리를 올릴 이유와 필요성은 충분하나 여러 사정으로 잠시 동결했다'로 요약된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미칠 영향은

통상적으로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높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한국 시장이 미국보다 리스크나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은 성장률이 높아 투자 수요가 왕성하나 기준금리가 높고 선진국은 성장률은 낮지만 리스크가 적어 기준금리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또 다른 이유는 한국은 기축통화국이 아니라 기준금리 인하 효과에 한계가 있고, 가계부채 비율이 높아 금리 인하로 인한 대출증가도 고려해야 한다. 또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하고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서도 미국보다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하려 한다. 

'금리 역전'이 발생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론적으로 금리 인상은 곧 이자를 더 준다는 의미다. 돈은 자연스럽게 금리가 높은 곳으로 쏠린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면 한국의 자본이 유출되고 경기 침체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런 이유로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때마다 한국은행도 금리를 인상하는 일을 반복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관계자가 달러를 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금리역전 11달째, 외국인 자금 이탈·환율 치솟았나

지난해 7월 27일 연준은 정책금리를 1.50~1.75%에서 2.25~2.50%로 한 번에 0.75%포인트 올렸다. 미국 정책금리가 당시 한국 기준금리(2.25%)보다 0.25%포인트 높아지면서 2020년 3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한미 간 금리가 재역전됐다. 이후 11개월여가 지난 현재 한국(3.5%)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1.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가 역전된 건 외국인 채권자금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4년 4월 이후 네 번째다.

실제로 이 기간 외국인 자본은 이탈했을까. 

지난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보면 5월 중 외국인의 주식과 채권을 합친 국내 증권투자금은 114조3000억달러 순유입 했다. 5월 말 기준 원·달러 환율(1327.2원)을 적용하면 15조1699억원 규모다. 한국 증권시장으로 들어온 자금이 빠져나간 자금보다 15조원 이상 많다는 이야기다.

특히 5월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순유입 규모는 지난해 연간(56억3만달러) 순유입 규모의 두 배 수준을 넘는다. 한국은행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순유입"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역전의 영향을 간접적으로 받는 주식자금과 달리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채권자금에서 순유입 규모가 늘어난 부문은 고무적이다. 5월 채권 순유입 규모는 89억6000만달러(11조8917억원)로 2021년 2월(89억9000만달러) 이후 최대치다.

한국은행은 "국내 채권에 투자한 주요국의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면서 일정 비중을 유지하기 위한 채권 투자금이 증가했다"며 "(금리가 하락하면서) 차익거래 유인이 지속된 점 역시 큰폭의 순유입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의 탄탄한 기초체력도 외국인 자본 유출을 막는데 한 몫하고 있다. 한국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 기준)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월평균 0.43%포인트를 기록했다. 4월보다 0.02% 내린 것으로 시장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가 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 성격의 파생상품이다. 해당 국가 경제의 위험이 커지면 CDS 프리미엄은 대체로 상승한다. CDS 프리미엄이 하락했다는 건 채권의 안전성이 높아졌다는 말로 외국인 투자 증가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원화 가치는 어떨까, 하락했을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과 기준금리 격차 자체가 한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수차례 강조해 왔다. 지난 3월 "지난해 10월 환율이 1440원대까지 올랐을 때 한미 금리 격차가 0.75%포인트였던 반면 올해 1월 초 환율이 1220원으로 내려왔을 때 금리격차는 1.25%포인트였다"면서 "금리 격차 자체가 환율 움직임을 결정한다기보다는 달러 강세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등이 더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금리 격차는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 중 하나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과거 세 차례 금리 역전 시기에 금리 격차가 1.75%포인트까지 확대된 적은 없었기에 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한국의 경상수지가 올해 상반기 적자를 기록한 만큼 한미 금리 격차가 금융과 외환시장 불안을 부추기는 요인일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적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커지면 해외로 판 물건보다 산 물건이 더 많다는 의미로 달러가 국외로 반출돼 환율은 오른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지난달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2·3월 달러화 절하에도 불구하고 원화가 절하된 것은 중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해 한국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생각에 중국  경제 회복이 늦어지고 무역적자가 커진 것에 대한 조정"이라면서 "이런 사정에 대한 시장 인식은 5월 들어 다 반영이 됐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미 간 금리차도 영향을 주지만 중국 경제가 어떻게 될지, 그것에 따라 무역수지가 어떻게 될지에 따라 환율이 달러·위안화와 동조하지 않고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해와 좀 다른 상황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2.0원 오른 달러당 1280.5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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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tamin 2023-06-16 10: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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