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엘니뇨' 앞두고 음식료株 주목…전문가들 "곡물가 영향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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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엘니뇨' 앞두고 음식료株 주목…전문가들 "곡물가 영향 미미"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6.13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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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슈퍼 엘니뇨로 많은 강수량, 태풍 위력 증대 예고
"엘니뇨가 곡물가에 미치는 영향 제한적일 것"
CJ제일제당 '낙폭 과대주'…PER 8.6배로 저가 매수 구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올 여름 '슈퍼 엘니뇨'가 곡물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예측으로 인해 음식료 관련주가 들썩이고 있다. 슈퍼 엘니뇨로 인해 예년보다 많은 양의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후에 영향을 받는 곡물류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과거 사례로 비교해봤을 때 엘니뇨는 라니냐보다 곡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음식료 업종 중 추천 종목으로는 낙폭 과대주로 평가되는 CJ제일제당을 제시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음식료품 업종은 이달 초부터 이날까지 0.3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41%)보다 낮은 상승폭을 보인 것이다. 전날 기준으로 음식료 업종지수는 전주 코스피 대비 -0.7%포인트 언더퍼폼했다. 

엘니뇨 현상이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대비 0.5℃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이다. 반대로 0.5℃ 낮은 경우에는 라니냐로 정의한다.

특히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2℃ 이상 높은 상황이 3개월 이상 유지되면 슈퍼 엘니뇨로 일컫는데, 미국 해양 대기청(NOAA)에 따르면 올해 슈퍼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80% 이상이다. 지난 100년간 슈퍼 엘니뇨는 3번(1982년, 1997년, 2015년) 발생한 바 있다. 

이러한 슈퍼 엘니뇨 현상을 앞둔 와중 최근 곡물가는 약세 흐름을 보였다. 지난 한 달 간 주요 곡물인 옥수수(-6.0%), 소맥(-2.0%), 대두(-6.0%), 원당(-2.0%)은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파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공급망 우려가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올 여름 슈퍼 엘니뇨가 발생한다고 해도 곡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엘니뇨·라니냐 발생 시기 곡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사례는 50%보다도 낮았다"며 "2010년과 2020년 발생한 라니냐는 큰 폭의 곡물가 상승을 초래했으나, 2014년 엘니뇨, 2016년 라니냐, 2018년 엘니뇨는 곡물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돌이켜보면 2010년과 2020년 라니냐 발생 시기 곡물가 상승마저도 바이오에탄올 수요 증가와 중국 고성장 등 수급 차원에서의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초래된 상승이었다"며 "2020년 업사이클은 코로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공급망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엘니뇨 발생 시기 일부 지역에서는 농작물 수확이 감소할 수 있지만, 다른 지역이 증가하기 때문에 세계 전체로는 상쇄 가능하다는 것이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엘니뇨의 발생이 꼭 곡물 가격의 상승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요 곡물의 생산지는 전 대륙으로 펼쳐져 있는 만큼 엘니뇨의 영향권 밖 지역의 작황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현재는 지난 3년간 급격한 애그플레이션 이후 곡물 가격이 하락하는 사이클에 접어들었고 엘니뇨 영향권 이외 지역의 작황이 긍정적이라, 엘니뇨의 발생이 전반적인 곡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하반기에는 제품 가격 인상 효과 가시화와 곡물 가격 하향 안정화에 따른 마진 스프레드 개선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다만 소비 침체 속에서 업종 내 판매량 추이에 따라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수요가 덜 위축될 수 있는 품목을 영위하는 기업에 기회 요인이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CJ제일제당 주가는 지난달 22일 32만8500원에서 이날 장중 31만8500원으로 3% 하락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증권가에서는 저평가된 주요 음식료 종목으로 CJ제일제당을 제시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분기 식품과 바이오 부문 실적 부진이 나타나며 업종 내에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7조712억원, 영업이익은 42% 감소한 258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초 32만2500원이던 CJ제일제당 주가는 이날 31만9000원까지 떨어졌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 실적이 발표된 지난달 초 "주가가 PER 8.6배로 밸류에이션 밴드 최하단에 해당하는 만큼 실적 부진 우려감은 이미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돼 있다"며 "하반기 원가율 부담 완화를 고려할 때 저점 매수에 나설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에 대해 "해외 식품 성장을 고려하면 매우 싼 주가"라며 "해외 가공식품은 미국 중심으로 매출이 15.1%, 영업이익이 50%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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