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미국의 긴축 사이클 종료에 대한 기대와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는 다른 국가들의 노력으로 최근 달러화 지배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추측이 다시 힘을 받고 있다.
달러화가 기축 통화의 지위를 잃을 때가 아니라고 많은 전문가가 아직은 주장하지만 지난 6개월간 달러화는 10% 이상 하락하며 주요 10개국(G10) 통화 중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마켓워치는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지수인 ICE 미국 달러 인덱스는 지난해 9월 114.787까지 오르며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줄곧 수준을 낮추며 12% 넘게 하락했다.
앨런 러스킨 도이체방크 거시전략가는 "10년이 넘는 양적완화(QE)와 최저 수준의 금리가 어렵게 쌓아온 달러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데 일조했다"며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 부상은 달러화에 대한 '반란' 신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美 긴축종료 기대가 달러약세 이끌어
지난해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급격하게 끌어올린 원인이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었다면 올해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머지않아 끝날 것이란 기대가 달러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스티브 잉글랜더 스탠다드차타드 G10 통화전략책임자는 "이미 달러가 지난 한 달 동안 급격히 하락한 국채 금리를 따라잡을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마빈 로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전략가도 "달러가 여전히 너무 비싸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연준이 정말 금리 인상을 끝낸다면 연말까지 달러 약세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크 챈들러 배녹번 글로벌외환 담당이사는 "물론 달러 매도세를 기축통화 지위 변화와 혼동하면 안된다"고 전했다.
변화하는 분위기···그래도 수십 년 걸려
달러화 기복과 상관없이 달러는 여전히 국제 결제와 글로벌 중앙은행 준비금으로 인기 있는 통화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 경제에서 달러의 영향력은 다소 약화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에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58.4%로 지난 1990년대 후반의 약 70%보다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기축 통화로서 달러화의 영향력이 최소한 수십 년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UBS 그룹의 솔리타 마르첼리는 "한 통화의 글로벌 통화 지위가 사라지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기축통화의 지위가 정점을 찍고 내려오더라도 해당 통화의 경제력과 명성은 유지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마켓워치는 위안화가 달러를 능가할 것이란 전망이 수년 동안 있었지만 국제무역에서 위안화 비중은 거의 진전을 이루지 못했으며 외환보유액에서도 소폭 증가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지난 1년 동안 급증했는데 향후 몇 년 동안 금이 준비금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국제무역의 왕은 여전히 달러화···대안 없다
전문가들은 유로화 정도를 제외하면 유동성이나 전환 용이성, 신뢰성 측면에서 달러화 비교할 수 있는 통화는 없다고 말한다.
도이체방크의 러스킨은 "달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국제무역, 외국인 투자에 개방된 경제, 개방된 채권시장, 시장에서 결정되는 환율, 법치에 대한 신뢰, 정치 거버넌스, 금융규제 등의 요소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는 다른 통화를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배녹번의 챈들러는 "현재로서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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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4 127.8 149 147.7 134.2 134.5 134.9 135.4 135.9 136.4
39.2 35.2 39.5 36.3 31.7 32.3 32.9 31.9 31
44.9 42.1 48.7 51.3 54.3 55.3 55.9 56.6 57.2 57.8
자료:IMF: Fiscal Mon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