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 티몬·인터파크 이어 위메프까지 인수…이커머스 판도 흔들까
상태바
큐텐, 티몬·인터파크 이어 위메프까지 인수…이커머스 판도 흔들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4.06 11: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영배 대표가 이끄는 큐텐…티몬·인터파크·위메프 줄줄이 인수
3사 시너지 통한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 구축' 목표
글로벌 물류 인프라로 국내외 셀러 연결
구영배 큐텐 대표. 사진=큐텐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동남아시아 기반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이 이커머스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에 이어 위메프의 경영권까지 인수하면서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티몬·인터파크·위메프 인수…"3사 시너지 기대"

큐텐은 원더홀딩스가 보유한 위메프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고, 위메프 경영권과 모바일 앱 소유권을 갖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원더홀딩스는 위메프 지분 86.2%를 보유하고 있다. 큐텐은 여기에 더해 넥슨의 지주회사 엔엑스씨 등이 보유한 위메프의 나머지 지분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프 새 대표에는 김효종 큐텐 경영지원본부장이 선임됐다.

앞서 큐텐은 지난해 9월 티몬을 인수했으며 지난달에는 인터파크커머스를 인수했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지난 2월 인터파크에서 쇼핑과 도서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새롭게 설립한 커머스 전문 플랫폼이다. 큐텐은 인터파크커머스 주식을 전량 인수하고 인터파크커머스의 경영권과 모바일 앱인 ‘인터파크쇼핑’, ‘인터파크도서’의 소유권을 갖게 됐다.

큐텐의 위메프 인수 방식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티몬을 인수할 때는 대주주인 사모펀드가 보유한 티몬 지분을 큐텐 지분과 교환하는 방식을 취했다. 지난달에는 인터파크 최대주주 야놀자로부터 커머스 부문 주식 전량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을 진행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쿠팡과 함께 '1세대 이커머스'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이들 기업은 난항을 겪었다. 큐텐은 자사의 글로벌 커머스 역량과 인프라를 활용해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큐텐 측은 "각 계열사들이 가진 장점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유기적인 결합을 강화해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티몬 인수로 증명한 성공 방식을 위메프에도 적용해 그룹사간 시너지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큐텐이 경영권을 인수한 뒤 티몬의 지난해 4분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으며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대비 70%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티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고객들의 평균 구매 횟수는 20% 증가했으며, 지난 3월 기준 고객 1인당 평균 객단가는 전년보다 60% 가량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물류 인프라 강점…이커머스 판도 흔들까

큐텐은 G마켓을 창업했던 구영배 대표와 이베이가 합작해서 세운 회사다. 구 대표는 2008년 이베이에 G마켓을 매각할 당시 이베이 측과 최대 10년 동안 한국 시장에서 이커머스로 경쟁하지 않는다는 조건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년이 지나 조건의 효력이 사라지면서 구 대표의 적극적인 국내 영역 확장이 시작된 셈이다.

업계는 큐텐이 인수한 플랫폼을 통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단순 합산했을 때 티몬(3%), 인터파크(1%), 위메프(4%)를 품은 큐텐은 약 8%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됐다. 이는 네이버(17%), G마켓·SSG닷컴을 보유한 신세계그룹(15%), 쿠팡(13%)에 이어 국내 4위 수준이다. 

멤버십 등을 통해 이미 충성고객을 확보한 국내 이커머스 강자들을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나, 글로벌 물류 인프라와 3사의 시너지를 활용하면 글로벌 직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큐텐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Qxpress)'는 11개국 19개 지역에 물류 거점을 보유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빠르고 안정적인 배송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큐텐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큐텐이 보유한 경쟁력있는 해외 셀러들을 국내 플랫폼에 연결하고, 국내 셀러들에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소비자들에게는 차별화된 소비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큐텐의 공격적인 인수·합병은 미국 나스닥 상장 준비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큐텐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심사를 받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