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연초부터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한 굵직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토큰증권 협의체를 구성하고 미국 인수금융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디지털과 글로벌 분야에서 발걸음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4일 한국금융지주는 최근 주요 인터넷은행들과 토큰증권 협의체 '한국투자 ST 프렌즈'를 결성하면서 토큰증권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데 이어, 올해 중 미국 인수금융 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한국투자증권은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토스뱅크와 함께 토큰증권 협의체 '한국투자 ST 프렌즈'를 결성한다고 밝혔다. 

토큰증권은 최근 금융권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다. 분산원장(블록체인) 특징을 살려 부동산, 미술품 등 기존에는 소액 투자가 어려웠던 자산들을 누구든 손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서비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시장은 금융당국의 토큰증권 제도화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2월 금융위원회는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한 국정과제의 일환으로 토큰 증권 발행(Security Token Offerting, STO)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자본시장법 규율 내에서 분산원장기술을 활용한 증권 발행 및 유통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토큰증권 시장에서 선두주자 노린다

'한국투자 ST 프렌즈'는 한국투자증권을 주축으로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토큰증권을 기록할 분산원장의 금융기관 시범 운영 파트너로 참여하는 협의체다. 또 한국은행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분산원장 구축을 위한 기술 파트너로 합류한다. 카카오뱅크·토스뱅크와 한국투자증권 3사는 향후 토큰증권 인프라 구축을 위해 다방면으로 협력하며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토큰증권 사업은 발행과 유통으로 구분되는데, 이 중 한국투자 ST 프렌즈는 증권 발행을 위한 발행 플랫폼 구축을 1차 목표로 할 예정이다. 발행 플랫폼 구축은 연내 구축을 마친 후 컨텐츠 조각투자, 대체투자 상품 등을 선보인다. 투자자보호 요건을 충족하는 여러 창의적인 투자상품들이 한국투자 ST 프렌즈의 분산원장 네트워크에서 발행되고 증권, 은행 등 각종 채널을 통해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기존 조각투자업체가 제공 중인 상품은 물론 고객이 참여하는 여러 컨텐츠도 상품화 과정을 통해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한국투자증권은 연내 발행 분산원장 인프라를 구축하고 안정성 및 보안성 테스트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 후 한국투자증권의 발행 역량과 카카오뱅크·토스뱅크의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토큰증권 상품 공급을 추진한다. 초기 생태계 구축이 완료되면 경쟁력 있는 조각투자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해 투자자 보호와 시스템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내 1위 토큰증권 생태계로 확장해 나간다는 목표다. 

글로벌 비지니스 확대해 새로운 수익원 창출

한편, 한투그룹은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새로운 결실을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4일 열린 한국투자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김남구 회장은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의 비즈니스 확대는 물론 미국 금융회사 스티펄 파이낸셜(Stifel Financial Corp)과 합작 설립하는 법인을 통해 미국 인수금융 시장에 진출하는 등 선진국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싱가포르, 홍콩, 뉴욕 등 핵심 거점을 비롯한 글로벌 네트워크 전략을 정비, 보완해 그룹 차원에서 글로벌 사업 확대를 전략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중 글로벌 금융중심지인 미국에 문 열 'SF 크레딧파트너스(SF Credit Partners)'는 미국 현지에서 인수금융과 사모대출(PD, Private Debt) 비즈니스에 주력하면서 급성장한 글로벌 기업대출 시장을 겨냥한다. 그리고 동시에 세계 금융의 중심지에서 기업금융(IB) 역량과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주요 사업 영역은 중견 ·중소기업 직접 대출(미들마켓 론, Middle Market Loan)이다. 비은행 금융사에서 투자금을 모아 리파이낸싱이나 인수·합병(M&A), 회사 운영 등에 필요한 자금을 기업에 대출 형식으로 조달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수년간 글로벌 IB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미국시장 진출은 재작년 뉴욕에 IB전담 법인(KIS US)을 설립하면서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KIS US가 문 연지 채 1년이 안된 시점에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 락우드캐피탈이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프로퍼티가 소유한 665뉴욕애비뉴 빌딩의 지분을 인수하는 약 5000만 달러의 인수금융 딜을 도맡아 주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역량을 입증했다. 

또 총 44억 달러의 인수자금을 조달한 오렌지주스 브랜드 트로피카나 인수금융에도 공동대표주관사로 참여해 글로벌IB들과 더불어 선순위 및 중순위 대출을 주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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