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中, 부녀자 대상 흉악 범죄 속출...SNS 분노 목소리 '시끌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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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中, 부녀자 대상 흉악 범죄 속출...SNS 분노 목소리 '시끌시끌'
  • 베이징=오피니언뉴스 박신희 통신원
  • 승인 2023.03.1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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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부녀자 대상 강력 범죄로 중국 여성들의 분노 들끓어
여성 인권 보호 위한 제도적 장치 강화 사회적 공감대 형성
결혼 ·출산 장려 이전 성폭력·가정폭력 피해 여성 보호 강화 목소리
박신희 통신원
박신희 통신원

[베이징=오피니언뉴스 박신희 통신원]  양회 개최 소식이 전세계로 타전되고 있는 중국내에선 최근 연이어 발생한 부녀자 대상 강력 범죄로 인해 여성 인권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2월 허남성 안양시 활현에서 24세 여성이 남편이 휘두른 부엌칼로 목에 여러 군데 상처를 입고 그 자리에서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살해된 딸의 시신이 매장되지 않은 채 방치된 것에 분노한 여성의 어머니가 시신을 입관한 뒤 곧바로 딸의 남편 집 안채에 묻은 것이 알려지면서 SNS에서 여성 인권에 대한 이슈로 번졌다.

홍콩에서는 모델이자 인플루언서인 20대 모델 애비 초이가 남편에 의해 살해되어 시신이 버려진 사건이 발생했다. 애비 초이 살인 사건은 그녀의 재산을 노린 전 남편 측의 범행으로 밝혀졌으며 이 사건의 범인으로 전남편과 그의 부모 등 모두 6명이 체포됐다.

애비 초이는 전 시아버지 명의를 빌려 구매한 7,200만 홍콩달러, 환화 약 120억 원 규모의 부동산을 매각하는 문제로 다툼을 벌이다가 이에 앙심을 품은 남편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중국 여성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중국에서 부녀자 대상 강력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여성 인권에 대한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남편에게 살해된 딸의 시신을 딸의 남편 집에서 입관 준비를 하는 모습. 사진=중국 콰이서우 캡처
중국에서 부녀자 대상 강력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여성 인권에 대한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남편에게 살해된 딸의 시신을 딸의 남편 집에서 입관 준비를 하는 모습. 사진=중국 콰이서우 캡처

여성 인권 보호 위한 제도적 장치 부재

양회 기간인 지난 8일, 부녀자의 해를 맞아 양회에 참석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이하 ‘정협’) 위원들은 여성 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정협 위원이자 저장성 항저우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주임인 뤄웨이훙은 “최근 일부 사람들이 일부 미혼 여성에게 차별의 모자를 씌우는데, 미혼 여성들을 비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협 위원인 중국공정원 원사 차오제 베이징대 제3병원장은 "여성의 경제적·가정적 부담을 줄이고 개인·가정·사회에서 여성을 전방위적으로 보살펴 출산 친화적 사회를 구축하길 바란다"고 밝히고 출산 문제에 있어 여성 개개인의, 가족 개개인의 자율적 선택을 존중해 달라고 호소했다.

광둥성의 정협 위원인 주례위는 세 자녀로 제한하는 출산 규제를 완전히 폐지하고 미혼 여성에게도 기혼 여성과 동등한 출산 관련 권리와 처우를 인정해주자고 제안했다.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를 통해 중국 내 여성인권 문제에 대한 정책들이 다수 제안되면서 여성 인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중국 SNS에서 "머리를 빨강, 주황, 노랑, 초록색으로 염색하고, 쿨 나시는 내가 입고 싶은 대로 입어요, 내 아름다움은 내 마음대로 해요!"라는 구호는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5천만 건이 넘는 조회수와 토론 수 2만 1000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정협 위원들의 여성 인권 강화 제안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결혼 장려보다 여성들 보호가 급선무”라는 반응으로 중국에서의 여성 폭력 사건에 대한 심각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결혼 장려보다 여성들 보호가 급선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남편에 의해 살해된 홍콩 모델 애비 초이. 사진=유튜브 캡처
중국 누리꾼들은 결혼 장려보다 여성들 보호가 급선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남편에 의해 살해된 홍콩 모델 애비 초이. 사진=유튜브 캡처

결혼·출산 장려 이전 성폭력·가정폭력 피해 여성 보호 강화해야

지난해 6월 중국 허베이성에서는 성추행을 뿌리친 여성을 남성들이 무차별 집단 폭행한 사건으로 중국 사회가 발칵 뒤집힌 사건이 발생했다. 

성폭행 발생시 저항하다 폭행을 당한 여성 4명 중 2명은 얼굴이 찢어지는 등의 중상을 입었는데, 폭행을 한 남자들은 경찰이 출동하기 전 택시를 타고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

누리꾼들은 가해 일당의 배후에 조직폭력배가 있고 이들이 지역 공안과도 유착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급격히 여론이 나빠지자 탕산시 당국은 조직폭력배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가해 일당 9명을 모두 붙잡았다.

이 사건으로 여론이 안 좋은 방향으로 흐르자 중국은 지난해 여성 차별과 성희롱을 금지하고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향유, 여성의 권익 보호를 강화한다는 방향으로 여성권익보호법을 30년 만에 전면 개정했다. 그리고 이 법은 올해 1월 1일부터 정식 발효됐다. 

개정된 여성권익보호법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고용 등 모든 방면에서 남성과 동등한 권리 향유 ▲결혼이나 임신 여부 등을 이유로 한 여성 승진 제한 금지 ▲농촌지역 여성에 대한 임금 차별 금지 ▲학교, 기업 내 여성 성희롱 예방 및 처벌 장치 마련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편 지난해 양회에서는 정협 위원이던 주정푸 중국 변호사협회 부감사장은 “유괴된 여성이나 아동 구매자도 인신매매범과 마찬가지로 형량을 똑같이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정협 위원이던 셰원민 변호사도 "유괴된 여성이나 아동을 구매한 범죄에 대해 최대 사형에 처하도록 형벌을 강화해야 인신매매를 근절할 수 있다"고도 주장하며 여성 인권 강화를 주장했다.

중국에서는 부녀자에 대한 폭력, 납치 등의 여성 인권 문제가 매년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여성 인권 문제는 여성의 결혼 및 출산 장려 문제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누리꾼들은 중국에서 맞고 사는 여성들에 대한 문제가 소홀히 처리되는 경우가 있다며 가정 폭력과 데이트 폭력에 노출된 여성 보호를 우선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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