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훠궈 속 죽은 쥐 그대로…中 식품 안전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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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훠궈 속 죽은 쥐 그대로…中 식품 안전 '경고음'
  • 베이징=오피니언뉴스 박신희 통신원
  • 승인 2023.03.1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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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간란차이, 쥐 통째로 나온 훠궈, 붕소 세척 해삼까지
중국, 식품 위생 및 안전 문제 의식 강화
관광 명소, 야시장 등 환경·위생 문제로 잠정 폐쇄하기도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베이징 박신희 통신원] 지난 15일은 '중국 소비자의 날'이다. 중국 언론은 '소비자의 날'을 맞아 중국 불량식품 제조 및 경악스런 위생 실태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이날 '남방일보'는 산터우시 룽후구 룽화가도 남사공업단지 길가에서 일회용 도시락과 담배꽁초 그리고 비닐봉지가 뒤섞여 있는 채소로 ‘간란차이(橄榄菜)’를 만들고 있다고 고발했다. ‘간란차이’은 중국의 광동성 차오산 지역의 야채 절임 반찬으로 올리브와 겨자잎으로 만든 음식이다. 

해당 사건이 폭로된 후 중국 누리꾼들의 비난이 커지자 산터우시 시장감독관리국은 관련 기업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매체 '치루완바오왕'은 충칭의 한 유명 훠궈식당에서 손님상에 오른 탕 안에서 피부가 모두 벗겨진 상태로 익혀진 쥐 한 마리가 통째로 발견했다고 전했다.
 
쥐를 발견한 남성은 "처음에는 천엽인 줄 알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머리부터 꼬리까지 달린 쥐 한 마리였다"면서 "곧장 화장실로 달려가 먹은 것을 모두 토해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니우자허궈'는 소비자 평가가 높고 현지 왕홍들도 즐겨 찾는 유명 훠궈 체인점이다. 

훠궈에서 쥐가 발견됐다는 사건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소고기 대신 쥐 고기로 탕을 우려낸 것이냐”, “다시는 훠궈를 먹지 않겠다”면서 SNS에서 강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유명 훠궈식당에서 껍질이 벗겨진 쥐가 통째로 나와 SNS에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콰이서우캡처

같은 날 중국 관영 '중앙텔레비전방송국(CCTV)'은 ‘315완회’ 생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식품 안전 문제를 다뤘다. 

CCTV는 정부가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매년 3월 15일에 정부의 소비자 권익 보호 의지를 보여주는 ‘315완회’ 생방송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소비경제 문제에 포커스를 맞춘 주제로 고발을 진행한다. 매년 식품안전 사건을 선정, 고발하며 시청자들에게 식품 안전 문제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켜 온 CCTV의 ‘315완회’는 올해에는 가짜 태국 향미를 만들어 판 업체를 고발했다. 이번에 고발된 업체는 일반 쌀에 향을 넣어 태국 향미라고 속여 팔고 가짜 쌀로 기름을 만들어 판 것으로 밝혀졌다.

CCTV의 ‘315완회’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식품 안전 및 위생 문제를 다뤄왔다. 지난 2016년에는 비위생적으로 만들어지는 배달 음식 문제를, 2017년에는 클렌부테롤 항생제 사용 사건과 일본 핵오염 식품 수입 유통 사건을, 2018년에는 짝퉁 음료 사건을, 2019년에는 불량 환경에서 만들어진 매운맛 쫀드기와 짝퉁 토종 계란 사건을, 2020년에는 살충제 디클로르보스 해삼과 유통기한 경과 햄버거 사건을, 2021년에는 항생제 클렌부테롤 양고기 사건을, 2022년에는 비위생적으로 만들어진 소금에 절인 양배추와 고구마 당면 사기 사건을 고발했다. 

이 보다 앞서 지난 14일 '신경보'는 랴오닝성 다롄의 한 수산물 가공업체가 살균제를 희석한 물에 해삼과 전복을 세척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업체 직원들이 흰색 가루를 탄 물에 해삼과 전복을 세척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조사 결과 흰색 가루는 금속가공, 유리 제작 등 공업용으로 사용되는 붕산으로 밝혀졌으며 장기에 축적되면 의식불명까지 유발하는 위험물질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인체에 치명적인 살균제 약품인 붕소로 세척한 해삼과 전복을 사건으로 중국 식품 안전에 대한 여론이 또 다시 들끓고 있다. 사진=신징바오

중국 상하이 당국은 지난 1일 상하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야시장이자 핫플레이스인 쓰징 야시장을 위생 문제로 잠정 폐쇄했다. 상하이 당국은 “쓰징 야시장이 음식을 파는 노점상들과 몰려드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뤄 도시 미관과 환경 위생을 해치고 있다"며 잠정 폐쇄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 '상유신문'은 “쓰징 야시장은 노점상들이 철수하면 도로가 기름으로 범벅이 되고, 언제나 쓰레기가 넘쳐났다”고 현장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식품 안전 및 위생 관련 소식을 전하는 SNS에 "이제 그만할 때도 됐다”, "언제까지 식품 위생을 걱정해야 하나", "식품 안전에는 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 “G2가 된 나라에서 이런 일들이 말이 되느냐" 등의 댓글을 달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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