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값 폭락에도 소비자 체감 여전히 '시들'…"도·소매가격 연동 유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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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값 폭락에도 소비자 체감 여전히 '시들'…"도·소매가격 연동 유도해야"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2.23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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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공급 과잉에 소비 위축으로 도매가격 폭락
지난달 도매가격 최대 23.6% 하락…소비자가격은 최소 8.7% 하락에 그쳐
한우 농가 '중장기적 수급조절' 정책 요구
정부·생산자단체·유통업체, 도·소매가격 연동 위한 할인행사 나서
서울의 한 대형마트 축산물 판매코너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농가의 소 사육이 늘면서 한우 공급이 증가한 가운데 소비는 줄면서 한우 도매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같은 하락 폭이 소비자가격에 반영되지 않아 한우 구매 시 가격 하락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한우 평균 도매가격은 ㎏당 1만 5904원으로 전년 동월(1만 9972원) 대비 20.4% 폭락했다. 평년(1만 9037원) 대비로는 16.5% 하락했다.

한우의 도매가격 하락에는 사육 마릿수 증가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사육 마릿수는 2015년부터 7년 연속 증가해 지난해 335만 7000마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도축 마릿수 역시 2020년 76만마리에서 지난해 약 85만마리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는 "사육 마릿수 증가로 2024년까지 도축 마릿수는 100만 마리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에 한우 도매가격 하락세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같은 도매가격 하락이 소비자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올해 1월 11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경기 지역 총 82개 매장(40개 대형유통업체, 42개 식육판매장)에서 한우 등심, 안심, 채끝, 국거리, 불고기를 대상으로 등급별, 부위별 소비자가격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우고기 등심 기준 도매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최대 23.6% 하락했으나, 소비자가격은 최소 8.7% 하락에 그쳤다.

또 대형유통업체의 안심(100g) 1등급의 지난달 평균 도매가격은 6336원으로 전년 동월(8118원) 대비 22.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소비자가격은 2.4% 하락했다.

축산업계는 복잡한 유통과정 때문에 도매가격과 소비자가격의 차이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한우 유통 과정은 생산자-우시장-공판장(도축장)-중간도매상-도매상-유통업체-소비자로 6~8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 과정 중 도축비, 인건비 등의 유통 비용이 소요되면서 소비자 가격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한우 소매 가격에서 유통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50%에 이른다. 한우 도매가격이 30% 가량 하락해도 유통 비용이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은 한우값 하락을 체감하기 어려운 셈이다.

한우 농가 "중장기적 수급조절 정책 필요"

공급 과잉과 소비 위축으로 한우 농가의 시름이 계속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한우 수급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대규모 한우 할인행사 등을 통해 한우 소비를 촉진하고, 한우 수출을 200톤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우 농가경영 여건 개선에도 나선다. 농가 경영비 중 가장 높은 사료비 부담 완화를 위해 사료 구매 자금의 한육우 농가 배정 비율을 50%에서 60%로 확대하고, 배합 사료 가격 인하를 지속적으로 유도한다. 

또 중소 농가의 사료자금 우선 지원 농가 기준을 소 150마리 이하 사육에서 100마리 이하 사육 농가로 변경한다. 

경영이 악화된 농가에 대해서는 평가를 거쳐 경영안정을 위한 대환자금(농가당 최대 20억원, 금리 1%)자원, 가축을 담보로 활용한 대출 활성화 및 중소농 출하 시 고안장 우선 출하권 부여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2024년까지 암소 14만마리를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자율적으로 한우 가격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23일 발표한 ‘쇠고기시장 완전개방시대 대응 한우산업 정책방안 마련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우 농가는 한우산업 발전을 위한 최우선 정책으로 수급조절 정책을 꼽았다. 또 소비시장활성화는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할 정책, 사료비용절감과 사육기반안정은 강화해야 할 정책으로 평가했다.

다만 한우시장 수급조절 정책의 핵심은 단기적인 수급물량의 조절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시장이 불안정할 때 한우농가 소득을 보전하여 농가경영을 안정화시키고, 한우시장에 대한 예측능력 강화를 통해 정확한 수급정보를 전달하고, 한우수출 증대, 신유통 방식의 적응, 신세대 소비홍보 강화 등을 통한 한우수요의 확대가 수급조절 정책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대규모 할인행사로 도·소매가격 연동 유도 나서

소프라이즈 2023 대한민국 한우세일 행사 이미지. 사진=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정부와 생산자단체, 유통업체는 한우 도·소매가격 연동 유도를 위해 손잡고 대규모 할인 행사를 연이어 개최하고 있다. 한우를 최대 50%까지 할인 판매하며 소비자가 한우 가격 할인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우자조금과 전국한우협회는 지난주 '오픈런'을 일으킨 농협 하나로마트의 한우 50% 할인행사에 이어 23일부터 내달 4일까지 10일간 '소프라이즈 2023 대한민국 한우세일' 행사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대형마트, 온라인몰, 슈퍼마켓, 정육점 등의 한우 소매가격 인하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행사에는 이마트, 롯데마트, 롯데슈퍼, 현대백화점, 탑마트 등 오프라인 대형유통점과 참품한우, SSG닷컴, 롯데온, 농협 라이블리, 설로인 등 온라인몰등이 참여한다. 

참여업체별 행사 등급과 품목 등 자세한 사항은 전국한우협회 및 한우자조금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은 “소비자 부담을 덜고 한우 농가도 도울 수 있는 행사 취지에 동감하여 유통업계가 적극 동참해주셔서 감사하다”며 “한우가격 연동을 통한 한우산업 안정화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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