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유행어로 되짚어본 2022년 중국, 다바이(大白), 아이스크림자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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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유행어로 되짚어본 2022년 중국, 다바이(大白), 아이스크림자객…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2.12.3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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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바이’, ‘옌훠치’ 등 코로나19 방역으로 힘든 상황을 반영한 유행어 많아
‘중국식현대화’ 등 중국 정부의 향후 추진 방향성을 내포한 단어도 유행
‘아이스크림 자객’ 등 사회적 비도덕과 저능률을 비꼰 단어도 유행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중국 유명 어문 생활 잡지 ‘야오원자오즈(咬文嚼字)’자 올해 중국의 10대 유행어를 선정해 발표했다.

올해의 10 유행어를 통해 2022년 중국 정치, 사회, 경제, 문화가 흘러온 방향을 되짚어본다.

야오원자오즈가 ‘2022년 10대 유행어’로 선정한 것은 ▲다바이(大白) ▲옌훠치(烟火气) ▲중국식현대화(中国式现代化) ▲탁력분발, 용감전행(踔厉奋发、勇毅前行) ▲신사이다오(新赛道, 뉴트랙) ▲톈화반(天花板, 끝판왕) ▲나니에(拿捏, 장악) ▲쉐까오츠커(雪糕刺客, 아이스크림 자객) ▲징션네이마오(精神内耗, 정신내적소모) ▲천진스(沉浸式, 몰입식)이다. 

다바이(大白)

2022년 중국 사회는 코로나19를 제외하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제로 코로나’로 대변되는 중국의 방역 정책은 중국 사회에 수많은 갈등과 모순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중국 정부는 2022년 12월에 결국 전격적인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다. 그러면서 전세계적으로 다시 한번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심을 불러 일으키게 만들었다. ‘다바이’는 중국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대표하는 단어다. 흰색 방호복을 입고 ‘전염병과의 전쟁’ 전방에서 헌신하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를 뜻하는 ‘다바이’는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확산을 세계 최저 수준으로 막는 최전선의 지킴이 역할을 했지만 주민과의 갈등을 만드는 주체이기도 했다. 때문에 ‘다바이’는 중국인들에게 애증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는 유행어다. 

옌훠치(烟火气)

‘옌훠치(烟火气)’는 음식할 때 피어나는 연기 냄새를 뜻하는데, 그동안 너무나 평범했던 일상이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진 세상에서 가족과 함께 평범한 모임을 즐기고 싶어하는 중국인들의 마음을 담은 유행어다. 코로나19로 중국인들은 가족과의 모임을 제대로 가질 수 없었고 타향살이에 지쳐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방역 정책 때문에 어려웠다. ‘옌훠치(烟火气)’는 이동과 만남이 어려운 코로나 시대에 생동감 있고 활기찬 삶의 기운을 희망하는 의미로 사용된 유행어로 오랜 코로나19 봉쇄에 지친 중국인들이 2022년 가장 희망했던 유행어 가운데 하나다.

중국식현대화(中国式现代化)

2022년은 중국 정치사에 큰 획을 그은 한 해다. 제20차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국가 주석의 3연임이 결정된 한 해이기 때문이다. 중국식현대화는 2021년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경축대회 연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언급한 이후 지난 10월 16일 공산당 20차 당대회 보고서에서도 시 주석이 다시 한번 언급하면서 유명해졌다. 이 단어는 중국 정치, 사회, 경제 발전 방향을 나타내는 유행어로 시진핑 주석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전면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공산당의 중심 임무임을 강조하며 중국식현대화를 강조했다. 중국식현대화는 다른 선진국의 현대화를 따라 가는 것이 아닌 중국 특색에 맞는 중국만의 현대화를 달성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중국 공산당이 이끄는 현대화된 사회주의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중국의 실제에 부합하는 현대화의 길을 의미한다.

탁력분발, 용감전행(踔厉奋发、勇毅前行) 

중국 제20차 당대회에서 언급되며 유행한 단어다. ‘탁력분발(踔厉奋发), 용감전행(勇毅前行)’ 이 문구는 2022년 정부를 비롯해 민간의 각종 서류, 보고서, 홍보 문구, 신문 보도를 비롯해 다방면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됐다. ‘탁력분발’은 분발하여 정신을 진작 하자는 의미이고 ‘용감전행’은 용감하고 굳세게 앞으로 나아가자는 뜻으로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전면 건설하고자 하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지 속에서 전 사회적으로 쓰이는 유행어가 됐다. 이 문구는 중국 공산당의 지도 아래 중국 전국의 모든 민족이 단결하고 중화민족의 부흥을 위해 노력 분투하는 정신적 면모를 표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신사이다오(新赛道, 뉴트랙)

"사이다오(赛道, 트랙)"은 거리경기 또는 스피드경기 시에 사용되는 경기구역을 의미하는 것으로 중국 경제 분야의 '신사이다오(新赛道, 뉴트랙)'는 신기술과 새로운 모델을 핵심 경쟁력으로 하는 신흥산업 또는 세분화된 산업 분야의 선도적 발전, 파괴적 혁신, 폭발적 성장, 방대한 시장과 새로운 성장 기회, 미래를 향한 역동성 등을 내포하는 단어다.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보고서는 '새로운 분야의 뉴트랙을 개척하고 발전하는 새로운 동적 에너지와 새로운 이점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의 새로운 산업 기술 혁명에 대한 전략적 방향을 제시했다. 뉴트랙은 미중 관계의 악화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침체 속에서 중국 정치, 사회, 경제, 문화의 새로운 출발점, 새로운 여정, 새로운 노력, 새로운 기개 등의 의미로 확장되어 사용되는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톈화반(天花板, 끝판왕)

‘톈화반(天花板)'은 원래 실내의 천장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최고 한도, 상한선'을 비유하는 말로 쓰였다. 중국에서는 ‘천장’이 최고점, ‘최고의 경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 수준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됐다. 한국 말로는 끝판왕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그래서 잘생긴 외모는 "비주얼 천장", 사교성은 "소셜 천장", 라이브 커머스 능력이 뛰어나면 "완판 천장", 뛰어난 공격수는 "공격수 천장"이라고 불렸다.

나니에(拿捏, 장악)

‘나니에(拿捏)’는 ‘파악, 장악’ 등의 뜻으로 엄지와 검지로 움켜 쥐는 이모티콘과 함께 중국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됐다. 누군가를 완전히 장악했다는 의미로 ‘사람을 장악했다(拿捏人)’고 표현하거나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완전히 파악하고 완벽하게 컨트롤 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로 ‘일을 장악했다(拿捏事)’라고 표현했다. 나니에는 일을 처리하는 과정 또는 일에 대한 결과를 완전히 장악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확장돼서 사용됐다.

쉐까오츠커(雪糕刺客, 아이스크림 자객)

2022년 여름, '아이스크림 자객'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가격을 명시하지 않고 모든 아이스크림을 쌓아 놓고 계산을 할 때 수십 위안에서 수백 위안의 높은 아이스크림 가격에 놀라지만 이미 결제 과정에 들어갔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억지로 돈을 지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는 일이 발생했다. 자객은 원래 무기로 암살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 은밀하게 표적이 무방비 상태일 때 치명타를 가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고가의 아이스크림을 포장이 평범한 저가 아이스크림에 섞어 놓고 소비자들이 계산을 할 때 '자객'을 만난 것처럼 높은 가격의 속셈을 알게 됐지만 돈을 지불할 수밖에 없는 황당한 상황을 표현한 단어로 중국 소비자를 울리는 비도덕적인 상술을 비꼰 유행어다. 

징션네이마오(精神内耗, 정신내적소모)

‘내적소모(内耗)’는 기계 장치에서 쓸데없이 소모되는 에너지를 뜻하는 말로 여기에 정신이라는 단어를 붙인 ‘정신내적소모’는 정신적으로 심리적으로 무의미한 소모를 뜻한다. 이 단어는 지난 7월 한 블로거가 ‘고향이 돌아간 지 사흘 만에 둘째 외삼촌이 나의 정신 소모를 치유했다’는 글이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되면서 유행어가 됐다. 글쓴이는 평생 수많은 불행을 직면한 둘째 외삼촌이 고향에 돌아온 뒤 뒤를 돌아보지도 쓰러지지도 않고 열심히 살았다는 글로 위로하면서 마음만 잘 조절하면 어려움에서 빠져나올 수 있고 '치유'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천진스(沉浸式, 몰입식)

‘천진(沉浸, 몰입)'은 물에 잠기는 것을 의미하며 사람이 어떤 분위기나 사상 활동에 깊이 관여한다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몰입식 독서’는 책에 구현되어 있는 상황에 들어가 내용을 심층 파악하는 집중, 체험, 인지 융합 독서 방법을 의미한다. 미래를 대표하는 '메타우주'는 '몰입형 가상현실' 기술을 사용하여 '강한 몰입감', 즉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와 같은 하드웨어 장비를 사용하여 시각, 청각 및 기타 감각을 폐쇄하고 외부 현실 세계와 직접 상호 작용하지 않으며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고 가상 환경에 대한 감각적 경험을 생성한다. 다른 것은 신경 쓰지 않고 완전히 한 곳에 심층적으로 빠져 경험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유행어다.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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