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美·中 경기침체 우려에 갈 곳 잃은 국내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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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美·中 경기침체 우려에 갈 곳 잃은 국내증시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12.16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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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긴축 장기화 속 경기침체 우려 부각
中, 위드코로나 전환으로 확진자 급증...경기타격 우려
당분간 경제지표 의존적인 증시 흐름 이어질 듯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긴축정책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고, 중국은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에 따른 경기 타격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 우려가 확산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美, 긴축 장기화 따른 경기침체 우려 부각

지난 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개월래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뉴욕증시의 하락세를 이끈 것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정책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와, 일부 부진한 소비지표였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고, 지난 밤에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잉글랜드은행(BOE)도 나란히 각각 0.5%포인트의 금리인상에 나섰다.

각국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일제히 "인플레이션의 뚜렷한 하락이 나타날 때까지 긴축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는데, 이는 긴축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지면서 경기침체 우려로 연결된 것이다. 

미국의 소매판매 지표는 이같은 전망에 불을 지폈다.  11월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대비 0.6% 감소한 6894억달러로 집계, 예상치(0.3% 감소)보다 감소폭이 컸다. 추수감사절 및 크리스마스 연말 소비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예상치를 하회하는 부진한 소비지표가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를 가중시킨 것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12월 FOMC 회의 이후 주식시장에서 바라보는 연착륙 가능성은 낮아졌다"며 "이에 따라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예상치를 하회한 소비지표에 주식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넘쳐나는 재고를 정리하기 위해 지난 10월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펼치면서 미국의 소비자들이 쇼핑을 다소 앞당겼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는 미국인들의 소비가 더욱 신중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토론토 BMO 캐피털 마켓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살 과티에리는 "11월까지 소비가 이어지지 않은 것은 소비자들이 경기침체 우려와 전반적인 높은 인플레이션 등의 환경 속에서 돈에 대해 훨씬 더 신중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中, 방역 완화 속 확진자 급증 따른 경기 우려 커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상당하다. 

특히 중국의 경우 최근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대폭 완화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급증, 경기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한 때 4만명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1만명 안팎을 기록중이다.

수치상으로는 확진자 수가 줄어든 모습이지만, 이는 중국 정부가 무증상 코로나19 감염자 집계를 중단한 영향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한 중국 정부는 지난 14일 원하는 이들만 핵산 검사를 받게 하고 있어 정확한 전체 감염자수를 파악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방역정책이 완화되면서 비공식적인 확진자 수는 크게 늘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해열제를 비롯한 관련 의약품 주문이 크게 늘어난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11월 말 이후 해열제와 관련 의약품 주문이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생산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의약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이같은 상황이 최소 3~4주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무라그룹의 팅 루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주동안 중국 정부는 제로 코로나 정책의 방향을 180도 바꿨다"며 "이에 따른 코로나19 감염 급증은 단기적으로는 방역정책 완화으 긍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베이징 등 대도시에서 감염이 급증하는 것은 코로나 확산의 대규모 물결의 시작일 수 있다는 것. 

그는 "1월 설 연휴를 전후해 발생하는 도시간 이동은 전례없는 코로나19 확산과, 중국 경제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일 발표된 중국의 경제지표도 상당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11월 소매판매는 전년동월대비 5.9% 감소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3.5%)를 크게 하회한 것이며 상하이 전면 봉쇄로 인해 경제가 최악이었던 지난 4~5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11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 마이너스(-)1.3%로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유지했다. 31개 대도시 실업률은 5.7%로 전월(5.5) 및 시장 예상치(5.6%)를 상회했다. 특히 10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17.9%로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중국 경제 경착륙 리스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3대지표(소매판매, 생산자물가, 실업률)는 코로나19 재유행의 악영향이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을 시사해준다"며 "소비, 생산 및 투자, 그리고 생산자 물가 등 모든 지표는 중국 경기가 사실상 경착륙 국면에 진입했음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점진적인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 완화에 나설 것이지만 위드 코로나에 따른 긍정적 경제적 효과를 단기적으로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신규 코로나 확진자 수 폭증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코로나 확산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든 코로나 암흑기를 일단 거쳐야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경기의 빠른 회복 혹은 정상화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 

박 연구위원은 "더욱이 부동산 경기 회복이 전제돼야 하지만, 이는 유동성 공급과 더불어 추가 금리인하 등 부양정책이 동반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빠른 부동산 경기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워보인다"며 "위드코로나 특수 및 부동산 시장 반등 등 중국 경기의 정상화 신호는 빨라야 2023년 2분기 중에나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경제지표 의존하는 증시 흐름 이어질 듯 

국내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중국에서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국내 주식시장의 향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경제지표에 의존하는 장세가 예상된다는 것이 증권가의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침체 진입 여부는 연중 주가 조정을 통해 시장에 반영되고 있기는 하다"면서도 "그러나 깊이 또는 강도에 대해서 반영이 완전히 되지 않은 만큼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주식시장은 경제지표 의존적인 장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16일 오후 1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0.27% 내린 2354.69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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