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연거푸 이변의 주인공,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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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연거푸 이변의 주인공,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후보자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12.08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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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상고 출신…1986년 신한은행 입행
SBJ은행 법인장 거쳐 신한금융 부사장 역임
2020년 신한은행장 취임 후 연임 1회
신한은행 깜짝 실적으로 '리딩뱅크' 올려
진옥동 현 신한은행장이 차기 신한금융그룹 회장으로 내정됐다. 사진합성=오피니언뉴스
진옥동 현 신한은행장이 차기 신한금융그룹 회장으로 내정됐다. 사진합성=오피니언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2018년 12월 오후 갑작스런 은행장 교체 소식을 전한 신한금융그룹. 당시 이변의 주인공은 은행장에 오른 진옥동 부행장이었다. 4년 후 진 행장은 또 다시 모두의 예상을 깨고 신한금융그룹 회장 단독 후보로 지명됐다. 연거푸 이변이 발생했다면 우연 만은 아니다. 진 행장이 신한금융그룹의 3년을 이끌 차기 회장 단독후보로 추천된 것은 그동안의 업적과 실력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했다.      

8일 신한금융그룹의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진옥동 현 신한은행장은 상고 출신 은행원에서 은행장을 거쳐 4대 금융지주 수장까지 오른 '고졸 신화'의 대표격 인물로 꼽힌다. 약 20년 가까이 일본 지점에서 근무하며 해외사업 감각을 갖추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진 행장의 취임을 놓고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에 이어 또 하나의 고졸 신화가 탄생했다고 보고 있다. 

덕수상고 출신으로 1986년 신한은행 입행

전북 임실 출신인 진 내정자는 1961년생으로 덕수상고를 졸업했다. 덕수상고 3학년(1980년) 당시 기업은행 입행이 결정돼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고, 6년 뒤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1993년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1996년에는 중앙대 대학원 경영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신한은행 인력개발실, 고객지원부, 종합기획부 등에서 근무한 진 행장은 1997년 일본으로 건너가 신한은행 오사카지점에서 근무했다. 2002년에는 한국으로 돌아와 신한은행 여신심사부 부부장과 자금부 팀장 등으로 일했다. 

2008년에는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신한은행 오사카지점장을 역임한 데 이어 2009년에는 신한은행 일본 법인인 SBJ은행이 출범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2011년에는 신한은행이 사실상 경영권을 행사하는 일본의 여신전문회사 SH캐피탈 사장을 맡았다. 

2014년 SBJ은행 부사장, 법인장을 거쳐 2017년 1월 신한은행 부행장을 맡았다. 같은 해 3월에는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역임한 후 2018년 12월 신한은행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2020년 연임에 성공했다.

SBJ은행 법인장·신한금융 부사장·신한은행장 거치며 전문성 쌓아

진 내정자는 일본 금융권에 정통해 재일교포 주주들로부터 상당한 신뢰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SBJ은행 근무 당시 일본 현지 소매금융 시장 공략을 통해 SBJ은행을 고속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SBJ은행은 일본에선 파격적인 연 1% 수준의 정기예금 금리를 제시해 매년 10%에 가까운 대출 성장률을 기록, 3년만에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신한금융 회장추천위원회 역시 진 내정자 추천 사유로 SBJ은행 법인장,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신한은행장 등을 역임하며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을 쌓았다는 점을 높이 샀다.

회추위는 특히 그가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는 점, 지난 4년간 신한은행장으로 근무하며 리딩뱅크로서 지위를 공고히 하고 지속적인 성과창출 기반을 마련해 온 점,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달성하는 경영능력과 더불어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도 탁월한 위기관리 역량을 보여주었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 신한은행은 진 내정자의 행장 재임기간 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3분기에는 신한은행이 국내 '리딩뱅크'에 오르기도 했다. 신한은행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90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592억원)에 비해 19.8% 증가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5925억원으로 21.7% 증가했다. 분기, 누적 기준으로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이자 국내 은행 중 최고 실적이다.

리스크도 안정시켰다는 평을 듣는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2019년 말 0.45%에서 올해 3분기 0.25%로 0.20%포인트 개선됐다. 연체율도 0.26%에서 0.20%로 낮아졌다. 코로나19 등 대내외적인 리스크가 증가했음에도 경영 건전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디지털 역량 강화·해외사업 공략 박차

진 내정자의 능력은 디지털 역량과 해외사업으로도 증명된다. 그는 신한은행 행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모바일앱인 쏠(SOL)을 전면 개편하고 배달 서비스 '땡겨요'를 출시하는 등 디지털화에 힘을 쏟았다. 

그가 직접 기획부터 출시까지 챙겼다는 배달앱 '땡겨요'는 출시 8개월 만인 지난 8월 회원 수 100만명을 넘어섰다. 진 내정자는 이러한 비금융 신사업 추진을 본격화하기 위해 O2O(온·오프라인 연계)추진단을 신설하기도 했다.

해외 사업에도 박차를 가했다. 신한은행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해외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내고 있기도 하다. 신한은행이 올해 상반기 미국, 캐나다, 유럽, 중국, 카자흐스탄, 일본, 베트남 등 10곳 해외법인에서 거둔 순이익은 모두 1928억5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9.8% 늘었다. 

특히 신한베트남은행과 일본의 SBJ은행에서 거둔 순이익이 각각 862억원과 517억원으로 집계돼 해외 실적 증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은 그룹 차원에서도 특히 베트남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5월 신한금융의 '티키(Tiki)' 지분 인수에 참여해 지분 7%를 사들였다. 티키는 베트남의 3대 이커머스 기업 중 하나로 '베트남의 쿠팡'이라고 불리고 있다. 

진 내정자 역시 행장 시절 이러한 신한금융의 글로벌사업 전략에 맞춰 베트남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그는 지난 5월 베트남에 디지털 사업 전담 조직인 '미래은행그룹'을 마련하며 "금융산업이 거센 변화의 물결에 직면해 있는 현재 이번 미래은행그룹 출범은 디지털 사업 추진을 위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화하고 소탈한 성품으로 수평적 의사소통 강조

진 내정자는 온화하고 소탈한 성격에 직원들에게 먼저 다가가 소통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수평적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조직관리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름의 일부를 따서 '오케이(OK) 진'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진 내정자가 졸업한 덕수상업고등학교(현 덕수고등학교)는 은행 지점장을 지낸 졸업생만 2000명이 넘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조재연 전 대법관, 주형환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동수 전 한국수출입은행장, 허창기 전 제주은행장 등도 덕수상고 출신이다.

금융권에서는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이 전부였던 그가 실력으로 승부해 신한금융 차기 회장까지 올랐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회추위는 진 내정자가 통찰력,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당초 신한금융을 놓고 금융권에서는 압축 후보군(숏리스트)에 포함된 조용병 현 신한금융 회장이 3연임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조 회장은 이날 "세대교체와 신한의 미래를 위해 용퇴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후보에서 사퇴했다. 이에 표결 대상이 진 내정자와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으로 축소됐다. 

진 내정자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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