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한국과 대만의 중국 무역 반도체가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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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한국과 대만의 중국 무역 반도체가 갈랐다"
  • 최인철 기자
  • 승인 2022.09.2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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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중국 무역수지 흑자 지속
한국은 4개월째 적자
대만은 중국 경기둔화, 양안 긴장 속에도 올해 중국 반도체 수출이 20.9% 증가했다. 한국은 8월 중국 반도체 수출 감소세로 전환됐다.
대만은 중국 경기둔화, 양안 긴장 속에도 올해 중국 반도체 수출이 20.9% 증가했다. 한국은 8월 중국 반도체 수출 감소세로 전환됐다.

[오피니언뉴스=최인철 기자]한국무역협회는 28일 ‘한국과 대만의 대중(對中) 무역구조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중국 무역수지는 지난 5월 이후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무역수지는 1~8월간 누계 기준으로 32억 달러의 흑자를 나타내고 있으나 흑자 규모는 작년 같은 기간(158억 달러) 대비 79.8% 감소했다.

중국 반도체 장비의 자급률이 상승하고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현지생산이 확대되며 반도체 및 장비 수출이 감소했다. 중국 반도체 수출은 8월에 전년 동기 대비 3.6% 주어들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만은 양안 관계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시스템 반도체 위주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견조한 중국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8월 미국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보복조치로 중국이 대만에 대해 각종 경제제재 및 군사적 위협을 가했음에도 대만의 중국 반도체 수출은 오히려 21.8% 증가했다.

올해 1~8월 반도체가 중국 수출의 절반(51.8%)을 차지하는 가운데 시스템반도체(24.0%)와 메모리반도체(17.8%) 수출이 고른 호조세를 보였다. 1~8월 대만의 중국 반도체 무역수지는 223억 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183억 달러)보다 2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만의 중국 무역수지 흑자(240억 달러)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92.7%에 달했다.

대만의 중국 수출에서 반도체 등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83.4%에 달하며 중국은 전자 및 기계제품 등 중간재를 대만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양국 경제구조는 상호 보완적 관계를 유지하는 상태다.

대만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파운드리 기술력, 위탁수요 증가와 시스템반도체 위주의 대중국 수출이 적효했다. 대만 파운드리 4개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기준 64.0%를 차지했으며 올해.1~8월 대만의 중국 반도체 수출에서 시스템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73.8%에 달했다.

대만은 반도체 제조의 마무리 단계인 후공정(패키징 및 테스트)에서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팹리스-파운드리-후공정으로 연결되는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해 놓았다. 시스템반도체 설계업체 팹리스와 파운드리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만은 중국 반도체 수출액에서 2019년부터 메모리 위주의 한국을 추월했다.

대만은 미국의 수출통제로 인한 중국의 반도체 공급부족 상황을 중국 수출 증대의 기회로 활용했다. 미국의 수출규제로 중국의 시스템 반도체 조달이 대만에 집중된 반면 메모리 위주의 한국은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주요 수요기업인 중국 화웨이의 구매 중단 등으로 중국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다.

올해 1~7월 중국의 반도체 수입시장에서 대만의 점유율은 35.0%로 미국의 중국 제재가 시작된 2018년 대비 6.1%p 상승했고 한국의 점유율은 19.6%로 2018년 대비 4.8%p 하락했다.

한국이 독점적 시장 점유율(올해.1분기 기준 D램 70.8%, 낸드 53.3%)을 가진 메모리반도체는 글로벌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는 반면 대만이 강점을 가진 시스템반도체는 다품종 주문생산 위주로 경기 방어적 특성이 강하다. 

대만 정부는 중국에 진출한 대만 기업과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대기업 및 핵심 전략산업 육성을 통해 산업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했다. 

2019년부터 '대만기업의 리쇼어링 장려 행동방안', '해외자금회귀특별법' 등을 통해 중국 진출 대만 기업의 본국 유턴과 대만 투자를 제도적으로 지원했다. 중국에 2년 이상 투자한 대만 기업 중 본국으로 리쇼어링을 하는 기업에 5000억 대만 달러 규모의 국가발전기금을 활용한 대출 및 대출이자 지원, 외국인 근로자 고용 비율 최대 40%까지 허용, 토지와 수력, 전력 인프라 상의 우대 등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올해 1~8월 대만으로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중국 본토 포함)는 10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6.9% 증가하며 2010년 이후 최고액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메모리반도체 세계 3위 기업 마이크론(미국)은 2019년부터 127억 달러를 대만에 투자하며 10나노 초반급 첨단 D램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2021년부터 생산을 개시했다.

한국무역협회 정만기 부회장은 “대만의 반도체 산업은 미·중 패권다툼에서 수출과 무역수지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안보 측면에서도 국익을 지키는 전략적 무기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메모리반도체의 강점을 살리면서 시스템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경쟁력을 높여가는 등 균형잡힌 반도체 산업성장을 추구하는 한편 기업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생산성 제고 방향으로 정부 R&D 지원체제를 발전시켜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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