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연대기 II] 넷플릭스 오리지널 10년사(7)-우영우로 엿본 OTT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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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연대기 II] 넷플릭스 오리지널 10년사(7)-우영우로 엿본 OTT의 미래
  • 문동열 우송대 테크노미디어융합학부 겸임교수
  • 승인 2022.08.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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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열 우송대 겸임교수
문동열 우송대 겸임교수

[문동열 우송대 테크노미디어융합학부 겸임교수]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이제 10년의 역사를 가진 넷플릭스 오리지널 역시 강산이 변할 세월 동안 많은 일들을 겪었다.

모두들 코웃음을 치며 인정해주지 않던 초창기 시절부터 오스카 후보에 이름이 오르락거리고 수상까지 하는 일이 더 이상 신기하지 않은 지금에 이르러 넷플릭스라는 이름은 OTT 플랫폼을 대표해 전 세계 미디어-콘텐츠 시장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빅테크로 자리잡았다.

이제 더 이상 OTT란 이름은 인터넷 스트리밍 플랫폼을 의미하는 말로만 쓰이지 않는다. 과거 기존 미디어 콘텐츠 시장의 2차 판권을 담당하던 ‘변경’에서 명실상부한 미디어 중심 권력이 됐다.

10년의 세월 동안 미디어-콘텐츠 생태계의 지도를 다시 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들은 TV앞에 앉아 방송 편성표에 맞춰 콘텐츠를 즐기던 라이프 스타일을 벗어나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콘텐츠 제작자들도 더 이상 국내에 국한하지 않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많이 가지게 되었다. 지난 10년 간OTT 플랫폼이 만들어 온 현재가 이렇다면 과연 미래의 OTT는 어떤 모습을 가지게 될까.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사진=ENA홈페이지 캡처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사진=ENA홈페이지 캡처

우영우에서 엿본 미래의 OTT 

OTT의 미래를 말하기 전에 최근 인기 몰이 중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볼까 한다. 이 작품은 KT 그룹의 계열사인 sky TV가 운영하는 드라마 유선 방송 채널인 ENA와 넷플릭스를 통해 동시 방영되고 있는 작품이다.

엄연히 말하자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은 아니다. 제작사는 판권을 가지고 넷플릭스는 해외 배급권을 가지는 ‘Pre-Bye’라는 형식의 계약이다. 제작사가 처음 이 작품을 모 공중파에 제안했지만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은 우영우가 공중파로 갔다면 범람하는 PPL에 묻혀 지금같은 웰빙 콘텐츠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실제와는 다른 말이긴 하지만 네티즌들의 말이 단순한 우스개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는 현재 대중들이 가지는 기존 레거시 미디어 발(發) 콘텐츠의 한계를 대중 스스로가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티빙-시즌의 합병과 HBO 맥스의 상륙을 시작으로 올해도 OTT 업계의 무한 경쟁은 가속될 전망이다. 사진=HBO max홈페이지 캡처
티빙-시즌의 합병과 HBO 맥스의 상륙을 시작으로 올해도 OTT 업계의 무한 경쟁은 가속될 전망이다. 사진=HBO max홈페이지 캡처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나 OTT 플랫폼의 콘텐츠의 힘이 바로 여기에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시작한 OTT 플랫폼 콘텐츠들은 기존의 시장 질서와는 다르게 철저히 콘텐츠 본연의 특성에 입각해서 제작해왔다.

광고 모델에 의존하는 기존의 레거시 미디어들은 스폰서나 광고주들이 콘텐츠 제작환경 전반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매스미디어의 속성 상 만들어놓으면 볼 수밖에 없다의 입장이 강했다.

선택의 폭이 좁았기 때문이었다. 반면 OTT 플랫폼들은 구독자 확보를 위해 무한 경쟁 체재에 놓여있다. 공룡 넷플릭스도 라인업이 부실하다면 언제든지 다른 플랫폼에 구독자를 뺏기고 만다. 본질적인 시작지점이 다른 것이다. 

OTT 플랫폼들은 이제 대중성을 지향하는 방향에서 점점 전문화된 채널 형태로 모습을 달리할 가능성이 높다. OTT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몇 년 이상 체험한 대중들도 이제 보다 현명한 소비를 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유행하는 ‘파티 플랫폼’이 바로 그것이다. 예전 지인들끼리 아이디를 공유하고 프로필을 나눠 월 정액료를 ‘N빵’했던 공유 문화가 이제는 플랫폼화가 되어 보고 싶은 콘텐츠만 골라보고 해지하는 이른바 ‘체리피커형 구독자’들도 늘고 있다. 

잘 만든 오리지널에서 나오는 OTT의 경쟁력

지금의 OTT의 경쟁력 그 모든 것은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시작했다고 보아야 한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시장에서 오리지널이 가지는 힘에 대해 오래전부터 인지하고 기존 레거시 미디어들과 전문가들의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널을 줄기차게 밀어붙였다.

이제 더이상 넷플릭스같은 OTT 플랫폼들을 부가 판권 시장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오히려 몇몇 작품들은 기존의 공중파 방송국같은 레거시 미디어들이 부가 판권으로 넘어가는 역전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뒤늦은 순항중인 우영우, 로튼 토마토 지수 100%와 9.6이라는 IMDB 지수는 놀라울 뿐이다. 사진=filxpatrol
뒤늦은 순항중인 우영우, 로튼 토마토 지수 100%와 9.6이라는 IMDB 지수는 놀라울 뿐이다. 사진=filxpatrol

이번 우영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아님에도 콘텐츠의 힘으로 세계 순위를 석권하고 있는 우영우의 경우를 보며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떠나 이제 콘텐츠라는 소프트 파워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몇 년 이내 OTT 시장을 포함한 콘텐츠 시장은 누가 얼마나 미디어 권력을 가지고 있는지 보다는 바뀐 미디어-콘텐츠 시장의 지도에 걸맞는 행보를 보이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전체 현대 대중문화와 콘텐츠 역사를 130년 남짓이라 본다면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등장한 지난 10년은 아주 짧은 기간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지난 120년넘게 쌓아온 레거시 미디어들의 권력 구조를 순식간에 와해시키고 새로운 세계로의 행보를 이루어냈다. 물론 성공도 있었고 실패도 있었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겪어 온 미디어가 생태계를 무한 지배하는 시대는 저물고 잘 만든 ‘웰빙’ 콘텐츠들이 주도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점일 것 같다.

●문동열 교수는 일본 게이오대학 대학원에서 미디어 디자인을 전공하고, LG인터넷, SBS콘텐츠 허브, IBK 기업은행 문화콘텐츠 금융부 등에서 방송, 게임,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 기획 및 제작을 해왔다. 콘텐츠 제작과 금융 시스템에 정통한 콘텐츠 산업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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