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바닥?" 시장이 조심스레 기대감 갖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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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바닥?" 시장이 조심스레 기대감 갖는 이유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7.08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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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3거래일째 상승세
성장주 및 암호화폐 반등은 위험선호 심리 반영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완화 가능성도 긍정적 
국내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국내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간 낙폭이 과도했던 만큼 반발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고 있는 것이 반등을 이끄는 가장 큰 동력이 되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증시를 둘러싼 분위기가 다소 달라지고 있음에 주목하고 있다. 

주식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어둡지만, 조심스레 낙관론이 새어나오는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3일째 상승...IT 반등은 긍정적

8일 오후 12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3% 오른 2365.30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불과 이틀 전인 지난 6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2300선을 무너뜨리며 한껏 얼어붙은 분위기를 보여줬지만, 2거래일 연속 강한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반등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비단 국내증시 뿐만은 아니다.

지난 밤 뉴욕증시는 1~2%대의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특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S&P500 지수의 경우 지난 3월 말에 이어 올 들어 최장기 상승세 타이 기록을 세웠다. 

그간 글로벌 주식시장이 워낙 큰 하락세를 보인 탓에 기술적 반등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증권가에서는 낙관론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시장 내 악재는 여전하지만, 조만간 긴 터널이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시사하는 요인들도 곳곳에서 조심스레 얼굴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반도체 업종 지수다. 지난 밤 필라델피아 반도체 업종 지수는 4.5% 급등했으며, 이는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반도체를 비롯한 IT 업종의 주가 급락세는 그간 시장의 가파른 하락세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 바 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서고, 높은 금리는 성장주에는 상당한 악재로 작용하면서 IT 업종은 유독 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 

특히 IT의 비중이 큰 국내증시는 더욱 가파른 하락세를 보여온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반도체 관련 지표가 반등하기 시작한 것은 상당히 반가운 신호다. 여기에 전일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 또한 새로운 모멘텀이 됐다. 

앞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인 마이크론은 시장 컨센서스를 대폭 하회하는 가이던스를 제시하면서 시장에 우려를 안겼으나 삼성전자가 이를 모두 해소시키는 역할을 한 것이다. 

전일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했으나, 전년대비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자 이에 안도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 5일 이후 4거래일간 3거래일 동안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지난 6일에는 매도세를 기록하긴 했으나 매도 규모는 400억원대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했으나 전거래일 관련 업종들의 주가 강세에서 유추해볼 수 있듯이 주가 선반영 인식 속 주력 사업부문의 선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반도체 포함 IT 업종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증시에 대한 외국인 수급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위원 역시 "빠른 금리상승으로 인해 밸류에이션 조정 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성장주가 주가 반등의 트리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미 통화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 엿보여

미 연준의 가파른 금리인상 속도가 주춤해질 가능성 또한 주목할 부분이다.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75베이시스포인트(bp) 금리인상에 나선 데 이어 오는 7월 FOMC 회의에서도 75bp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7월 회의에서 금리를 75bp 인상할 가능성은 93.9%로, 전일(90.9%)보다도 높아졌다. 

반면 9월 FOMC 회의를 기준으로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이 커지기 시작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FOMC 회의에서 75bp 금리인상 확률은 13.1%로, 일주일 전(14.9%) 대비 하락했으며, 50bp 금리인상 확률은 81.6%로 일주일 전(70.8%)에 비해 약 11%포인트 상승했다. 

여기에 연준 인사들도 9월 50bp 금리인상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7월에는 추가적인 75bp 금리인상과 9월 50bp 인상을 확실히 지지한다"며 "9월 이후 25bp 금리인상으로 돌아갈지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매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월러 이사의 이같은 언급은 미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 부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월러 이사의 발언이 주목되는 것은 미 연준의 정책기조 변곡점이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그간 미 연준이 금리인상 기조가 베이비 스텝에서 빅스텝, 그리고 자이언트 스텝으로 점점 더 매파적으로 흘러가던 분위기의 전환 시점이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인해 가파르게 추락하던 성장주와 가상화폐의 하락세가 주춤한 점도 이를 반영하는 부분이다. 이시각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만2000달러를 회복, 위험선호 심리가 다소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여기에 미 연준의 또다른 정책 목표인 고용시장 안정 기조가 다소 흔들리기 시작했음도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에 변화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신규 주간실업청구건수는 완만하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해고 건수의 경우 6월에는 전년동월대비 58.8% 급증했는데, 지난 2021년 3월 이후 감소세를 기록하던 해고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은 눈에 띄는 부분이다. 

박 연구위원은 "IT 업황 부진과 경기둔화로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일부 시작된 신호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반등을 논할 상황은 아니지만 물가 리스크 완화로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의 전환이 가시화된다면 최소한 성장주의 하방 경직성은 강화될 여지가 있다"며 "물가 추이에 따라 3분기가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는 물론 주가와 경기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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