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최인철 기자]대외 부문 리스크 확대로 국내경제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온 수출이 하반기에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2일 ‘수출경기의 현황과 주요 리스크 요인’보고서를 통해 “1분기 경제성장률(전기대비)인 0.7% 중 외수 부문이 1.4%p를 기여할 정도로 수출은 국내 경제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반기 이후 대외 불안 요인 확대로 수출 사이클 전환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물가상승에 따른 실질구매력 약화,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내수 회복모멘텀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2%대 후반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한 수출경기 유지가 필요한 상황이다”고 주장했다.

SGI는 국내 수출의 주요 리스크로 중국 성장둔화, 러-우 전쟁, 미국 통화긴축, 엔저 장기화 등을 꼽았다.

IMF는 4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2022년 중국 경제성장률을 ‘성장모멘텀 약화’와‘제로 코로나’정책 시행에 따른 주요 대도시 방역 강화 등으로 4.8%에서 4.4%로 하향조정했다.

보고서는 “미국 정부의 중국을 향한 외교적 압박도 심화되는 상황에서 올해 중국 성장률은 3%대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전체 수출중 중국에 25.3%를 의존하고 있어 중국 경기 위축은 국내 성장 둔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수출이 10% 줄어들 경우 국내 경제성장률은 0.56%p, 20% 감소 시 1.13%p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도 국내 수출의 걸림돌이다. 보고서는 전체 수출중 러시아 비중은 1.5%, 우크라이나는 0.1%로 매우 작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보았다. 전쟁 장기화시 러시아 교역비중이 높은 EU 경제 위축, 필수 원자재 수급차질, 러시아산 중간재 공급 감소 등 간접적 경로를 통해 국내 수출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통화긴축 이후 신흥국 금융불안 가능성도 지적했다. 미국은 양호한 노동시장 여건과 인플레이션 대응으로 금리인상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며 주요 투자은행들은 미국 기준금리가 금년 말에 2%대 후반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발생한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재정취약국 금융 불안과 수요 위축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을 환기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2015년의 경우 신흥국 수출은 9.3%, 2016년 6.3% 하락을 기록했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4월 977원, 5월 985원으로 201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1000원대를 하회하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 제품의 브랜드, 품질경쟁력 등이 높아지며 과거보다 엔저 영향력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나 자동차, 기계, 전기·전자 등 일부 주력 품목은 여전히 주요국 시장에서 일본과 경합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세계경제 둔화속에 엔화 약세가 동시 진행되던 1988~90년, 2012~15년에 수출이 큰 폭의 둔화를 경험했다는 사실을 주목하며 엔저 추이와 거시경제 변수 움직임에 대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GI는 대외 복합리스크 대응 방안으로 민간협력체계 구축, 환율 변동 부담 완화, 수출구조 개선, 중국 성장둔화 대비 등을 제시했다. 

대통령 주재 수출 비상대책회의를 상설화하여 공급망 관리, 필수 원자재 공급 차질 해소를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엔화 약세에 취약한 기업 지원 및 환리스크 관리 능력 제고 등 외환시장 변동에 대한 미세조정 및 시장안정화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불확실한 무역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수출 포트폴리오를 갖기 위해 제품의 다변화·차별화·고도화 등 3박자가 중요하다며 에너지 전환과정에서 생겨나는 신산업 선점과 주력 수출품목중에서 시스템반도체, OLED 등 고부가 품목에 집중한 산업구조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수출을 대체할 만한 아세안·선진국 등 해외시장 판로 다변화를 추구해야 하고 중국 수출도 중간재 중심 수출 구조에서 탈피하여 바이오, 생명과학, 뷰티, 푸드 등 소비재 중심으로 공급능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한상공회의소 SGI 김천구 연구위원은 "하반기 위험 요인에 적절히 대응하고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가 무역촉진, 공급망 안정화 등 국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세밀한 정책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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