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의 '뉴롯데', 바이오·헬스케어·모빌리티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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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의 '뉴롯데', 바이오·헬스케어·모빌리티에 방점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4.21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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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중장기적 기업가차 향상 위해 노력해야"
바이오·헬스케어·모빌리티, 신성장동력으로 낙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리는 '뉴롯데'의 청사진이 속속 실체를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그리는 '뉴롯데'가 바이오와 헬스케어, 모빌리티 부문에서 실행력을 높이고 있다. 롯데는 롯데헬스케어 법인을 설립하는 동시에 전기차 소재 및 충전인프라, 도심형 항공 등을 아우르는 종합 모빌리티 사업도 계열사와 진행 중이다. 

신 회장은 올 상반기 '가치창출회의(VCM·옛 사장단회의)'에서 "역량 있는 회사,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를 만드는데 중장기적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핵심"이라면서 "신규 고객과 신규 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 회장의 주문 후 롯데가 지난해 이후 단행한 100억원 이상의 인수합병 또는 지분 투자는 모두 12건에 이르며 금액은 1조원을 넘어선다. 매달 한 건의 투자를 집행한 셈이다. 

롯데헬스케어가 롯데중앙연구소 등 그룹 계열사들과 협업해 건강기능식품 개발에 나선다. 사진제공=롯데지주

헬스케어·바이오 미래 먹거리로 낙점

신 회장은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헬스케어 전문 회사를 700억원을 들여 설립한다. 지난해 롯데지주 산하 헬스케어 컨트롤타워를 설치한 뒤 내놓은 첫 성과물이다. 지난 3월 첫 공식 출범한 롯데헬스케어는 진단과 처방, 관리 등 건강 관리 전 영역에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유전자 분석과 건강검진 결과에 따른 개인별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 뿐만 아니라 섭취 방식, 맞춤형 식단, 운동 등 코칭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는 국내 웰니스(건강) 시장 선점 뒤 글로벌 시장 진출도 염두하고 있다. 유전자 진단, 개인 맞춤 처방 등 영역에서 경쟁력 있는 외부 전문 기관의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와 협업도 적극 추진한다. 동시에 플랫폼과 연계한 오프라인 센터 건립도 구상하고 있다. 

바이오·헬스케어에 대한 롯데의 의지는 신 회장의 의지는 확고하다. 신 회장은 헬스케어 사업 수장으로 이훈기 부사장을 선임했다.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시절부터 신 회장과 인연을 맺은 이 부사장은 1995년 신 회장이 롯데그룹 기획조정실로 자리를 옮길 때 깥이 움직이는 등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특히 신 회장의 의도를 파악하고 전략을 기획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맡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사장은 ESS(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혁신실장도 겸임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현재 건강기능식품을 찾거나 운동을 선택할 때 전문가의 판단보다는 주변인의 추천, 광고 등에 의존한다"며 "기존 헬스케어 플랫폼은 건강기능식품이나 운동 등 특정한 하나의 영역만을 다루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헬스케어를 전문으로 다루는 버티컬 커머스(특화 상거래) 플랫폼을 내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 몸을 정확히 이해하는 건강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150조 실버산업 선점 나선 롯데

실버사업 등 시니어를 중심으로 한 사업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실버산업의 첨병에는 롯데호텔이 섰다. 롯데호텔은 국내 호텔업계 최초로 노년층을 위한 고급 주거단지를 선보인다. 고령사회의 성장 분야로 떠오른 실버산업 시장을 선점하고 그룹 계열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롯데호텔은 시니어 주거단지 브랜드 '브이엘(VL, Vitality & Liberty)'을 공식 출시한다고 20일 밝혔다. 생동감 넘치고 자유로운 일상을 약속한다는 가치를 이름에 담았다는 설명이다. 브이엘 1호인 'VL 오시리아'는 부산시 기장군 일대에 들어선다. 지하 4층, 지상 18층 규모에 대지면적 6만1031㎡(약 1만8400평), 연면적 19만8670㎡(약 6만평)으로 국내 시니어 복합단지 중 최대 규모다. 총 574세대로 구성되며 오는 5월 5~6일 이틀 동안 사전 청약을 받아 2024년 8월 입주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곳엔 주거시설 외에도 양로시설인 헬스케어 하우스 408세대, 한방병원, 종합 메디컬센터, 상업시설 등이 들어선다. 입주 자격은 만 60세부터다. 

롯데는 부산에 이어 서울 마곡에 '5성급' 실버타운을 짓는다. 실버타운을 ‘시니어 빅데이터’ 전초기지로 삼아 사물인터넷(IoT) 시장에 진출하는 등 ‘실버케어’ 비즈니스를 그룹의 핵심 미래 먹거리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VL마곡'은 782가구 규모로 2025년 7월 완공이 목표다. 이외에도 롯데는 경기 용인 등 수도권에 실버타운 건립을 추진 중이다. 대기업 중 실버타운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건 롯데가 처음으로 롯데 이외엔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용인에 조성한 삼성노블카운티가 유일하다. 

2020년 기준 국내 실버산업은 149조원 규모에 달하지만 실버주거산업은 아직 초입 단계다. 관련 산업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0.63%로 고령화가 한발 빠른 일본의 2.37%에 비해 크게 낮아 성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20일 서울 잠실 시그니엘 서울에서 (왼쪽부터)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공영운 현대차 사장,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 SPC(특수목적법인)’ 설립 추진을 위한 협약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지주

미래 모빌리티 밸류체인 구축 가속 

롯데는 '유통공룡'이라는 종전 이미지를 벗고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그룹은 20일 서울 잠실 시그니엘 서울에서 현대자동차그룹, KB자산운용과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 SPC(특수목적법인·가칭 UFC)' 설립 추진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롯데 등 3사는 SPC를 통해 전기차 초고속 충전기(최대 200kW급)를 충전 사업자에게 임대하는 새로운 인프라 사업 모델을 개발한다. 충전기 구매와 설치, 임대 및 사양관리 등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한다. 또한 이용자들이 초고속 충전기에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전국 주요 사업장 부지 등을 활용해 초고속 충전기를 우선 설치한다. 이후 사업자 모집을 통해 2025년까지 초고속 충전기 5000기를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그룹 내 유통시설을 충전기 설치 부지로 제공한다. 롯데정보통신 및 중앙제어를 통해 초고속 충전기 개발과 인프라 운영에 적극 참여한다. 롯데 관계자는 "지속적 모빌리티 산업 내 새로운 사업 영역을 발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롯데는 롯데정보통신과 롯데렌탈을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 자율주행 셔틀, 지능형 교통망(C-ITS), 차량 공유 플랫폼, UAM(도심항공교통) 등 미래 모빌리티 전반을 아우르는 밸류체인 구축에 가속 페달을 밟는다는 계획이다.

실제 롯데는 국내 1호 모빌리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기업이자 차량 공유 업체 쏘카 지분(13.9%)을 1832억원에 취득하며 3대 주주로 올라섰다. 롯데는 쏘카와 전기차, 충전결합주차, 자율주행 등을 공동 추진해 혁신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김현수 롯데렌탈 대표, 김승욱 롯데지주 상무,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최유진 민트에어 대표, 유창경 항공우주산학융합원장(왼쪽부터)이 UAM 컨소시엄 구축에 의기투합했다. 사진제공=롯데지주

UAM도 적극적이다. 롯데는 컨소시엄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서울 잠실까지 오가는 UAM을 오는 2022년 실증 비행, 2024년 운항을 계획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UAM을 타고 잠실 버티포트(수직 이착륙시설)에서 내린 승객이 롯데정보통신이 개발한 자율주행 셔틀로 환승해 호텔과 쇼핑몰로 이동하는 구상을 현실화한다는 청사진이다. 

이외에도 롯데렌탈은 자율주행 주행 기술 기업인 포티투닷(42dot)과 MOU 및 지분투자계약을 체결하며 공동 연구 및 사업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 전기차 바스(Baas) 사업협력 MOU를 체결하며 모빌리티 플랫폼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친환경 모빌리티 사업은 물론, 저탄소 미래를 선도하는 중장기 비전을 보유하고 있다”며 “다가오는 도심항공교통(UAM)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그룹 역량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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