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출신' 임병일·'컨설팅 출신' 구자천, M&A팀 핵심으로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원 포인트'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주인공은 하만 인수 등 대형 인수합병(M&A)를 주도해 온 안중현(59) 삼성지원태스크포스(TF) 부사장으로 안 부사장은 삼성글로벌리서치(옛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안 신임 사장은 최근 승진해 삼성글로벌리서치 미래산업연구본부장으로 자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안 사장을 대상으로 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례적인 행보다.
안 사장은 고려대 전자공학과 학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학과 석사를 나온 뒤 2015년부터 삼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 사업지원TF에서 근무했다.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 등 대형 M&A 프로젝트를 담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안 사장의 후임은 지난해 삼성지원TF에 합류한 임병일 부사장이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안 사장의 승진과 이동으로 그동안 이렇다할 M&A 성과를 보이지 않았던 삼성이 글로벌 기업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초대형 M&A에 나서기 위한 사전 작업을 단행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삼성이 M&A에 나설 경우 인수대상 기업과 해당 딜(Deal)을 이끌어 갈 '키 맨(Key-Man)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인수대상 분야는 우선 삼성이 4대 성장사업으로 지목한 인공지능(AI), 5세대(5G) 통신, 바이오, 전장 사업이 꼽힌다. 다만 구체적 대상 기업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하지만 M&A의 시곗바늘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에 참석해 "여러 사업 분야에서 (M&A를) 검토 중이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 같다"고 했다.
다가올 삼성의 M&A 과정에서 신구 조화를 이룬 '키맨'의 활약상이 기대를 모은다. 대표적으로 외부에서 영입한 키맨은 안 사장의 후임 임 부사장이다. 삼성은 임 부사장의 대규모 국제 거래 경험에 주목했다. 임 부사장은 리먼브러더스와 크레디트스위스(CS), UBS증권 등을 거친 해외 M&A 와 투자 전문가다. 최근 반도체 업계 M&A 추진 과정이 각 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독과점 이슈 등과 맞물려 있어 인수를 안정적으로 이끌 전문가의 역할의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삼성 M&A팀의 또 다른은 영입 인재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 출신 구자천 상무다. 1981년생인 구 상무는 삼성전자에서 AP를 개발하는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베인앤드컴퍼니로 자리를 옮겨 전략과 M&A 업무를 새롭게 시작했다. 구 상무는 IT 연구원 출신이라는 강점을 살려 ICT 분야 M&A 전문가로 일하다 2019년 삼성전자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이듬해 사업지원TF에 합류했다.
영입 인재와 함께 과거 굵직한 M&A를 성공시켜 온 내부 인재들도 외부 영입 팀원들과 함께 M&A 전략 수립 등에서 협력과 균형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지원TF에 과거 미래전략실 출신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삼성의 M&A 과정에서 주목받는 인물은 정현호 삼성지원TF 사장(부회장)이다. 정 부회장은 1990년대 중후반 미국 하버드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공부하고, 그 뒤 그룹 미전실에서 인사를 책임지는 자리(인사지원팀장)를 맡는 등 부회장의 측근으로 꼽힌다.
그동안 삼성의 인수합병은 이 부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M&A 대상 분야를 큰 틀에서 정한 뒤 인수 의지를 밝히면 M&A 실무를 담당하는 임원들이 그 다음 행보를 이어가는 과정을 밟아왔다.
삼성전자는 정 부회장에 대해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 지원, 삼성전자 및 전자 계열사 간 시너지 발굴 등을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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