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틱스에 사활 거는 현대차와 테슬라
상태바
로보틱스에 사활 거는 현대차와 테슬라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4.13 15: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로보틱스에 과감한 투자 중인 현대차
AI·UAM·자율주행 등과 로보틱스 시너지 기대
머스크, 테슬라 봇 공개…"쇼맨십" 부정적 시각도
올해 초 CES2022에 로봇 개 스폿과 함께 무대에 오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제공=현대차
올해 초 CES2022에 로봇 개 스팟과 함께 무대에 오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제공=현대차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로보카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로보틱스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간을 닮은 로봇 '테슬라 봇' 양산을 선언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지난달 주주 대상으로 연 전략설명회에서 자체 개발한 로봇 '달이(DAL-e)'를 선보이기도 했다.

일본 완성차 업계도 분주하다. 혼다는 2000년 2족 보행로봇 '아시모'를 내놨고, 2019년 CES에서는 AI기술로 최적의 경로를 찾아 움직이는 '패스봇'을 선보이기도 했다. 도요타 역시 2017년 원격 조작 휴머노이드 'T-HR3'에 이어 2019년 도쿄모터쇼에서 '마이크로 팔레트'를 공개했다.

미국도 빼놓을 수 없다. GM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로봇 우주비행사 '로보노트2'를 공동 개발하기도 했다. 

로보틱스에 진심인 현대차

로보틱스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2020년 12월 인수한 세계적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지난달 물류로봇 스트레치의 판매를 시작했다. 4족 보행로봇 스팟에 이은 두 번째 상업용 로봇이다. 스트레치는 최대 23kg 박스를 한 시간에 800개 싣고 내릴 수 있다. 올해 생산분은 이미 매진됐으며 2023~2024년 생산분에 대한 예약주문을 받고 있다.

현대차가 올해 CES2022에서 선보인 'PnD 모듈'과 이를 적용한 '모베드' 양산 시점도 관심이 쏠린다. PnD 모듈은 어떤 사물에도 결합해 이동성을 부여할 수 있게 설계한 모듈이다. 

현대차그룹이 로봇 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는 로보틱스 기술이 미래 모빌리티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어서다. 로봇에 들어가는 라이다와 카메라 등 각종 센서, AI를 활용한 사물 지각 능력 기술 등은 자율주행차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사업 성장과 직결돼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 세계 로봇 시장은 2019년 310억 달러(약 37조원)에서 2024년 1220억 달러(약 148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시대가 더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며 "앞으로 로보틱스 전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보틱스 선점 위해 인재 확보 나선 현대차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시장 선점을 위해 우수 인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연구개발 부문 로보틱스 분야에서 모두 25개의 경력직 채용 공고를 냈다. 모집분야는 관절로봇, 서비스로봇, 모바일로봇 제어 및 설계, 모터 드라이브, AI, 딥러닝, 로봇 소프트웨어, 라이다인지, 로봇 신시장 기획 등 로보틱스 관련 분야를 총망라한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등 미래 신사업의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해 연구개발 인력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연구직 인력은 꾸준히 증가 추세다. 2020년 기준 국내 연구직은 1만1716명으로 2015년(9701명)과 비교해 2015명 증가했다. 10년 전인 2010년과 비교하면 4926명 급증했다.

현대차그룹은 우수 인력 확보 등을 통해 자동차 제조사라는 틀에서 벗어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수소, 자율주행차, UAM 등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낙점한 미래 먹거리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CES2022에서 로보틱스를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면서 로보틱스와 메타버스를 결합한 '메타모빌리티'를 제시했다. 그는 "언젠가는 휴대폰처럼 사람들이 '스팟'(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로봇 개)을 데리고 다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가팩토리 텍사스' 개장식에서 테슬라 봇의 활용 가능성을 강조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연합뉴스

로봇회사로 탈바꿈하는 테슬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8일(한국시각) '기가팩토리 텍사스' 개장식에서 "내년에 사람을 닮은 로봇 옵티머스 버전 1의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옵티머스는 지난해 8월 '인공지능 데이'에서 처음 이미지가 공개됐던 로봇이다. 172cm의 키에 무게 56kg인 옵티머스는 시속 8km로 이동할 수 있으며 최대 20kg의 짐을 옮길 수 있다. 

머리에는 8대의 카메라로 구성된 모니터가 있다. 이 얼굴 모니터를 통해 정보를 처리하고 판단 및 통제한다. 이 8대의 카메라는 완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용으로 개발된 신경망에 탑재된다. 테슬라봇은 이 신경망을 통해 자율주행과 경로 탐색 및 추적, 보행자 탐색 등을 수행한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봇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옵티머스는 사이버트럭이나 전기차보다 더 중요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미없는 단순 노동을 로봇에 맡겨 인건비는 줄이고 사람은 더 생산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테슬라봇을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

그러나 머스크가 장담한 수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내년에 나올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AI 연구자이자 기업인인 게리 마커스는 CNBC에 "내년 말까지 어떠한 로봇도 인간의 모든 일을 대신할 수 없다는 데 돈을 걸겠다"며 "테슬라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임무인 (자율)주행조차 확실히 해결하는 데 근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아직 한 번도 대중에 공개된 적이 없는 로봇이 내년이나 내후년에 모든 인간의 일을 해결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언론 역시 머스크가 신제품에 대해 과장된 언급을 많이 하고, 실제 생산은 당초 발표보다 늦어지는 사례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CNBC는 테슬라 봇이 머스크가 세간의 관심을 끌기 위해 수년간 이어온 ‘쇼맨십’의 일종이라고 봤다. 외신 VICE미디어는 머스크 CEO가 2019년에 발표한 무인 택시를 예로 들며 "'2020년이면 100 만대의 로봇(무인) 택시가 돌아다닐 것'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실현에 이르지 않았다"며 세상을 부추기는 그의 마케팅 기법에 의문을 제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