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한은 추가인상 속도내나
상태바
美 금리인상… 한은 추가인상 속도내나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3.17 16: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 연준 3년만에 제로금리에서 벗어나
올해 말까지 6차례 추가 금리인상 시사 
한은 기준금리 인상 압력 커져…대출금리 더 오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사진=한국은행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후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미국에 맞춰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금리도 올라가면서 현재 6%에 육박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포함한 대출금리도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 연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연말께 1.75~2.00% 예고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지난 2018년 12월 이후 3년 3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상이다. 

특히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올해 6번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고했다. 연준이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리게 되면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1.75~2.00%가 될 전망이다. 

이에 더해 연준 위원들은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3차례 추가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내년 말 미국 기준금리는 2.75%에 달할 전망이다. 

한은은 이번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두고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이라고 평가했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상황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이번 FOMC 회의결과가 다소 매파적일 것으로 평가됐으나 시장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협상 진전 기대 등으로 국제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한은이 금리인상을 2~3차례 단행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1.75~2.00%로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남은 금통위는 ▲4월 14일 ▲5월 26일 ▲7월 14일 ▲8월 25일 ▲10월 14일 ▲11월 24일 총 6회다. 

이에 따라서 시장에서는 한은이 미국과 금리인상 보폭을 맞춰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시 국내에서 이에 맞춰 금리를 조정하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미국 금리인상의 한국경제 영향과 시사점' 분석 보고서를 통해 국내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에 동조하지 않을 경우 외국인투자자금이 31억5000만달러 순유출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 기준금리 2.25%까지 오를 것"

금융권에서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원화가치가 하락할 것이기 때문에 외국인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기준금리 격차가 최소 0.5%포인트 이상 벌어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올해 말 기준금리를 2%까지 올리면 한국 기준금리는 적어도 2.25%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4차례의 금리인상이 필요하다. 한은은 앞서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 기준금리를 3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인 1.25%다.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1.00%가량 올라야 하는 셈이다. 

문제는 시장금리다. 기준금리가 1.00% 가까이 오르면 신용대출 금리와 주담대 금리 등도 이에 맞춰 올라갈 수밖에 없다. 

지난 15일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신규취급액 기준 1.7%로 공시됐다. 이는 2019년 6월(1.78%)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라 코픽스를 기준으로 금리를 산정하는 주담대 상품들의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실제로 전날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53~5.082% 선으로 집계됐다. 고정금리의 경우 연 3.79~5.73%로 나타났으며, 4대 시중은행 모두 최고 5%대를 넘겼다. 

단순계산으로 해도 연말이면 주담대 변동금리가 6%대를 넘기는 셈이다. 고정형 금리 역시 6% 후반에 머무르게 된다. 

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면 차주의 부담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한경연은 한국이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 연간 가계대출 이자가 39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비율과 전체가구수를 이용하면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당 이자부담은 340만원씩 늘어나게 된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이번 미국의 금리인상을 계기로 글로벌 긴축랠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계부채와 한계기업 비율이 높은 상태이므로 민간의 금리인상 방어력을 확충하는 한편, 재정건전성 등 거시경제 안정성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