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리스크 대응은 '안전자산'으로…'달러·금테크'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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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리스크 대응은 '안전자산'으로…'달러·금테크' 뜬다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3.15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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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240원대 돌파…전쟁 상황 따라 1300원까지 전망
올해 들어 금값 가파른 상승세 보여
"달러 변동성 최고조 달해…분할 매도 추천"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장기화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와 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강화된 것이다.

1240원대 환율에 '환테크' 관심 증가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0.5원 상승한 1242.8원에 마감했다. 전날 환율이 하루 새 10원 넘게 치솟으면서 10.3원 오른 1242.3원에 거래를 마친 데 이어 이틀째 상승세를 지속한 것이다. 

이에 환율이 상승세에 접어들면서 달러예금을 예치하고자 하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예금 잔액은 580억4000만달러로, 한 달 전과 비교해 24억3200만달러 증가했다. 

환율이 상승한 이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현재 0.2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자 하는 것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7.9%를 기록하며 1982년 1월 이후 4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근원 물가도 6.4%로 198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되는 것도 환율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 양국은 지난 14일(현지시간) 4차 회담을 진행했으나 2시간 가량 진행하다 회담이 중단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전쟁 상황에 따라 환율이 1300원대까지도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환테크'를 노리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하나은행은 이날 모바일뱅킹 앱인 '하나원큐'에 '외환의 발견' 콘텐츠를 오픈한다고 밝혔다. 외국환거래에 대해 안내하는 콘텐츠로, 구체적으론 ▲해외여행 2배로 즐기기 ▲해외송금 쉽고 빠르게 ▲환테크, 어디까지 해봤니? ▲은행 업무 간편하게 정복하기 등 카테고리를 나눠 주제별 사례를 모았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정한 환율에 도달할 경우 자동으로 해지되는 'KB TWO테크 외화정기예금'을 취급 중이다. 농협은행도 목표 환율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해지되고 도달하지 않으면 만기가 연장되는 'NH 환테크 외화회전예금'을 제공하는 중이다.

신한은행의 '외화 체인지업 예금통장'은 언제든지 최대 21개의 통화를 앱으로 매매할 수 있고 입출금이 자유로운 상품이다. 우리은행의 '우리 더(THE) 달러 외화적립예금'은 최대 5만달러까지 자유적립 가능한 앱 전용 달러 적금 상품으로 올해 말까지 신규 가입·추가입금·해지 시 환율우대 80%를 제공한다.

금 가격 올해 대폭 상승…'골드뱅킹' 이용해볼까

또다른 안전자산의 대표격인 금 역시 올해 들어 크게 오르면서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이날 기준 금 가격은 그램(g)당 7만7937원(계좌입금시)으로 지난달 24일 7만5282원에 비해 2655원(3.4%) 상승했다. 지난해 3월 31일 6만1209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약 1년만에 1만6728원(21.4%) 오른 것이다. 

은행권의 골드뱅킹을 이용하면 실물 골드바를 사지 않고도 금 투자가 가능하다. 통장에 돈을 넣으면 국제 금 가격에 달러·원 환율을 곱해 산출한 가격을 바탕으로 그램당 원화 가격만큼 금을 쌓아주는 것이다. 금 시세와 환율에 따라 통장 잔액이 수시로 변동되는 데다 0.01g 단위로 소액 매매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골드뱅킹 상품을 판매하는 곳은 시중은행 중 신한, 국민, 우리은행 등 세 곳뿐이다. 신한은행은 금의 입출금 거래가 자유로운 '신한 골드리슈 골드테크', 실물거래 없이 통장에 금 적립이 가능한 '신한 골드리슈 금적립', 달러로 직접 금을 살 수 있는 '달러&(앤) 골드테크통장'을 판매한다. 

국민은행은 금 실물 인수 없이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KB골드투자통장'을 제공한다. 우리은행도 '우리골드투자'를 통해 골드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두 가입 대상과 기한, 금액에 제한이 없는 자유 입출금 통장이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과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금값이 변동할 수 있음은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14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 선물 가격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회담의 긍정적 신호에 반응해 전장대비 24.20달러(1.2%) 하락한 온스당 1960.80달러에 거래돼 지난 3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 역시 향후 금값 하락을 전망하게 하는 요소다.

시중은행이 판매하는 골드뱅킹은 원금이 보장되지 않고, 예금자보호법에 따른 예금보험공사의 보호도 받지 못한다. 일반적인 금융투자상품 투자 위험도 5단계 중 두 번째로 높은 '고위험'에 해당한다. 또한 거래수수료 1%와 배당소득세 15.4%가 붙는 점도 염두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달러와 금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송재원 신한PWM서초센터 PB팀장은 "달러화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변동성이 최고조에 달했고 또한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도 대부분 반영됐기 때문에 현재 수준에서는 분할 매도가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금 투자에 대해서는 "금은 인플레이션 환경 또는 위기시 상승하는 성격을 가졌다"며 "그렇기 때문에 현재 유동성 축소 및 인플레이션도 조만간 피크아웃될 가능성이 크므로 점진적 매도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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