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축출로 우크라 사태 끝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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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 축출로 우크라 사태 끝낼 수 있을까"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2.03.1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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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 정권 교체 가능성 분석
선데이타임스 최신호는 러시아 권력층 내부에서 푸틴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움직임이 필연적으로 일어날 것이라는 러시아 초대 외무부 장관 안드레이 코지레프(70) 인터뷰를 실었다.사진=타임스
선데이타임스 최신호는 러시아 권력층 내부에서 푸틴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움직임이 필연적으로 일어날 것이라는 러시아 초대 외무부 장관 안드레이 코지레프(70) 인터뷰를 실었다.사진=타임스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우크라이나 침공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전쟁이다. 푸틴이 결정하지 않는 한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의심하는 서방 군사 전문가는 거의 없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3주 가까이로 접어든 지금 부진한 전황에도 전쟁이 끝날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푸틴의 결심을 돌릴 수 없다면 끌어내리는 것이 전쟁을 끝내는 다른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영국과 미국 언론매체들이 가능성 제기 차원이지만 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더타임스 일요판인 선데이타임스 최신호는 러시아 권력층 내부에서 푸틴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움직임이 필연적으로 일어날 것이라는 러시아 초대 외무부 장관 안드레이 코지레프(70) 인터뷰를 실었다.

코지레프 전 장관은 "러시아 제국의 차르(황제) 가운데 다수가 살해됐고 어떤 형태로든 쫓겨난 이들도 많다. 심지어 소련 시절에도 스탈린은 독살됐다고 알려졌고 흐루쇼프는 권좌에서 밀려났다"며 러시아의 전통에서 권력자를 축출하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과 관련해  "권력 내부에서 어떤 방법으로든 해결돼야하는 저항과 불만이 커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구체적인 방향은 모르지만 러시아의 역사 예상 밖의 결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설사 푸틴이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키예프)와 몇몇 도시들을 점령한다고 해도 의미가 없다"면서 민중과 싸우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옛소련이 1979~1989년 압도적인 군사력으로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해 완전히 정복하지 못하고 끝내 국력을 허비한 채 패퇴한 것이 멸망의 먼 원인이 된 것처럼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침공이 붕괴라는 극적인 결과를 낳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텔레그래프는 '푸틴은 어떻게 권좌에서 제거될 것인가, 누가 대체할 것인가'라는 장문의 기사를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 정권의 교체 가능성을 분석했다.

이 신문은 먼저 건강 문제를 들었다. 외국 정상과 회담하면서 기이할 정도로 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앉은 것을 두고 와병설이 돌았고 손을 떠는 모습이 화면에 포착돼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숨을 헐떡이는 모습도 자주 목격됐다는 것을 근거로 그가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구 일각에서는 암살도 극단적인 선택지의 하나로 제시됐지만 크렘린 권력의 성격이나 삼엄한 경호를 고려하면 실현 가능성도 없을뿐더러 매우 위험한 방안이다.

마지막으로 쿠데타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크렘린 권력을 보위하기 위해 모스크바 외곽에 최정예 2개 사단과 특수부대가 배치됐고 감시하는 연방보안국(FSB)이 부대 안에 파견됐을 뿐 아니라 모스크바 시내에도 사단급 이상의 전투력을 갖춘 경호부대와 보안부대가 깔려 있다. 군대만으로 푸틴을 축출하고 권력을 장악하겠다는 것은 위험한 모험이 될 수 있다.

텔레그래프는 어떤 형태이건 푸틴이 권력에서 배제될 경우 잠재적인 후계자로 헌법상 승계자인 미하일 미슈스틴(56) 총리를 비롯해 세르게이 소뱌닌(63) 모스크바 시장, 세르게이 쇼이구(66) 국방부 장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56) 전 대통령 등을 들었다.

누가 됐든 푸틴의 후계자는 지금과는 다를 것이며 과도기적인 성격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신흥 엘리트 계층의 역할에 주목했다. '실용적 도둑정치가'들이라고 할 이들은 기업형 횡령으로 부를 축적했으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로 큰 타격을 입었다.

이들이 지금 자신의 부와 자유를 좌지우지하는 푸틴에 등을 돌리려 할 가능성은 없지만 할 수만 있다면 푸틴이 서방에 대항해 벌이는 십자군 전쟁에 참여하지 않으려고 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더타임스와 파이낸셜타임스도 각각 전쟁 종식에 관한 여러 시나리오 중 하나로 푸틴의 권좌 축출 가능성을 진단했다.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에서 고전이 계속돼 병력과 자원의 손실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면 크렘린 핵심 인사들이 푸틴을 축출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일부 분석가들은 내다본다고 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도 전쟁에서 지금과 같은 교착 국면이 계속되고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의 고통이 가중된다면 푸틴의 전쟁 수행 방식에 분노한 크렘린 엘리트들이나 군부와 보안 기관 인사들, 또는 생활고에 격분한 민중 시위에 의해 타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 킹스칼리지 러시아연구소의 새뮤얼 그린 교수는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그동안 푸틴에 복종해온 러시아의 신흥 엘리트층 사이에서 서방의 경제제재와 푸틴의 정치 지형 개편 시도로 인해 부와 자유를 잃게 됐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한다면 이들이 반응을 보일 것이며 그것이 쿠데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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