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채권단 관리 졸업…'수소·드론 등' 미래산업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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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채권단 관리 졸업…'수소·드론 등' 미래산업 집중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2.28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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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역대 최단기간 채권단 관리 졸업
두산重, 신사업 비중 2025년까지 60%로 확대
두산퓨얼셀·DMI·로보틱스 등 수소·드론·로봇 집중
두산그룹이 23개월 만에 채권단 관리체제에서 벗어났다. 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두산그룹이 채권단 관리 모범사례라는 평가와 함께 23개월 만에 채권단 관리체제에서 벗어났다. 역대 최단기간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28일부터 채권단과 두산그룹 간 체결한 재무구조개선약정(MOU)에 의한 채권단 관리체제를 종결한다"고 밝혔다. 

그룹의 주력인 두산중공업이 2020년 3월 산업은행에 긴급 자금지원 요청을 한 지 23개월 만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직후인 2020년 6월 두산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했다.

산업은행은 "재무구조개선과 앞으로 사업전망에 대한 외부전문기관의 재무진단 결과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가 다시 독립경영이 가능한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성공적인 재무구조 약정 종결을 통해 에너지 분야 대표기업인 두산중공업은 유동성 위기 극복뿐 아니라 '미래형 사업구조로 새 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덧붙였다. 

두산그룹은 2020년 초 두산중공업이 자금난에 빠지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두산중공업은 석탄화력 등 전통 발전 분야의 실적 둔화와 자회사인 두산건설에 대한 자금지원 부담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경색 등 유동성 악재까지 겹쳤다. 여기에 원자력 등 발전분야에 주력해 온 두산중공업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여파로 어려움에 빠졌다. 결국 두산중공업의 실적 악화는 두산그룹 전체의 위기로 이어졌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3조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했다. 그러면서 대주주와 경영진의 책임 경영과 직원의 고통분담, 지속가능한 정상화 방안 수립 등 3대 원칙을 내걸었다.

최종 조립을 앞두고 있는 두산중공업의 가스터빈 모습. 사진제공=두산중공업

두산重 신사업 비중 2025년 60%로

채권단 관리에서 벗어난 두산은 미래 먹거리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가스터빈, 풍력,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국내 1위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기업 테스나 인수도 추진한다. 두산그룹은 사모펀드(PEF)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가 보유한 테스나 지분 30.62%를 매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전체 임직원의 노력으로 단기간에 채권단 관리 체제를 벗어날 수 있어 뜻 깊다"며 "개선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신성장 사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성 위기의 시발점이었던 두산중공업은 2025년까지 신성장 관련 사업 비중을 6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소 가스터빈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세계 다섯 번째로 개발한 가스터빈을 신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가스터빈은 가스를 태워 전기를 생산하는 대표적 재생에너지 발전기다. 

또 미국 원자력발전 전문회사인 뉴스케일파워와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원전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SMR 상용화에도 힘을 쏟는다. SMR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한 소형원전으로 기존 원전보다 안전성과 활용성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동시에 두산중공업은 2025년 해상풍력에서만 연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해상풍력 개발에도 힘쓴다.   

두산퓨얼셀은 현대차그룹 등과 협력해 수소연료전지 실증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제공=두산퓨얼셀

두산 성장의 핵심 '수소'

두산그룹을 이끌어 갈 친환경 계열사는 두산중공업, 두산퓨얼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 두산로보틱스 등 4곳 이다. 두산중공업이 친환경 발전 강자로 가스터빈 발전, 풍력 발전, 수력 발전 등 친환경 발전소 시장에서 보폭을 넓혀가고 있고, 두산퓨얼셀은 연료전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은 수소드론,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에서 신사업을 이끌고 있다.  

두산그룹 부활의 선봉장으로 주목 받는 기업은 두산퓨얼셀이다. 친환경 경제로 전환이 전 세계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두산퓨얼셀은 수소경제 핵심인 연료전지 전문기업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로드맵의 가장 큰 수혜자로 평가받는다. 두산퓨얼셀의 발전용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 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와 열을 생산한다. 배기가스가 없는 친환경 발전 시스템으로 발전 효율이 80%를 웃돈다. 두산퓨얼셀은 시장 진입 후 3년 만인 2018년 처음 수주 1조원을 넘었다. 2023년 매출 1조5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혜영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도입 예정인 HPS(수소발전 의무화 제도) 비율 1%를 가정할 때 이미 설치된 300MW 규모만큼 추가 연료 전지 발전 설비가 필요하다"며 "단기간 연료전지 발주량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은 두산퓨어셀 등이 쌓아온 기술을 토대로 연료전지를 소형화해 드론에 탑재한다. DMI는 이미 세계 최초로 수소드론을 생산했으며 양산 및 사업화 단계에 진입한 유일한 기업이다. 수소 드론은 최대 5kg 화물을 탑재할 수 있으며 최대 120시간 비행이 가능하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드론의 비행시간이 최대 30분임을 감안할 때 성능이 월등하다. 

로봇에서도 앞선다. 두산로보틱스는 작업자와 같이 일할 수 있는 '협동로봇' 전문 기업이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업무를 분담해 기존 산업용 로봇 대비 생산 효율이 높다. 두산은 협동로봇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충돌 감지력으로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7년 10월 첫 4개 모델 출시 후 현재 10개 모델을 양산하고 있다. LG화학, 현대차그룹 등 국내 기업을 비롯해 콘티넨탈, 로레알, 야마하 등 글로벌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 밖에도 출범한 지 2년이 채 안되는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DLS)는 코로나19 이후 추세가 된 비대면 경제의 훈풍을 타고 물류 시스템 전반의 자동화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각광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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