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골드'는 옛말...전쟁 위기에 추락하는 비트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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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골드'는 옛말...전쟁 위기에 추락하는 비트코인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2.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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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가격 1년여만에 최고치...비트코인은 3만7000달러대로
전쟁 위기 및 인플레 우려에 맥 못춰
분석가들 "암호화폐 겨울 진입한 듯"
한 때 '디지털 골드'라고 불리며 금을 대체하는 안전자산으로 부상하던 비트코인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때 '디지털 골드'라고 불리며 금을 대체하는 안전자산으로 부상하던 비트코인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한 때 '디지털 골드'라고 불리며 금을 대체하는 안전자산으로 부상하던 비트코인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면전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힘없이 휘청이고 있는 가운데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1년여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반면 비트코인 가격은 3만60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디지털 골드'라는 수식어와는 거리가 먼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CNBC "디지털골드로서의 비트코인에 의문" 

23일(이하 현지시간) CNBC는 "분석가들은 '디지털골드'로서의 비트코인의 위상이 여전한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면전 가능성 부각 등 지정학적 위기, 뜨거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우려 등으로 맥을 못 추는 상황이다. 

지난 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올 들어 최저치로 내려앉았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 19% 이상 떨어져 '약세장'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또한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해 기술적 조정 영역에 돌입했다. 

국내증시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국내증시는 24일 장 초반 2700선을 무너뜨리며 1%대 약세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인 약세 흐름을 이어가는 추세다. 
지정학적 위기와 관련한 우려와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3.00달러(0.2%) 오른 온스당 1910.4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는데 이는 지난해 1월7일 이후 1년 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한 때 '디지털골드' 혹은 '골드2.0'으로 불리며 금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 각광을 받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한국시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3% 이상 내린 3만6800달러대를 유지중이다.

이틀 전인 22일 오후에는 3만6600달러대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2월 초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후 3만9000달러대까지 회복하며 반등하는 듯 했지만 다시 3만7000달러대 초반까지 내려앉은 것이다. 지난해 11월 고점인 6만9000달러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증시와 강한 상관관계 보여"

암호화폐 거래소 루나의 비제이 아이야르 부사장은 "비트코인이 디지털 골드 범주로 자리잡기에는 여전히 멀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골드는 커녕, 오히려 위험자산, 그 중에서도 기술주 및 성장주 등 투기성이 강한 주식에 연동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 

B2C2의 퀀트 트레이더인 크리스 딕은 "지난 몇 달간 인플레이션 관련 매크로 뉴스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기 상황 모두에서 암호화폐와 주식의 상관관계가 높았다"며 "이러한 상관관계는 비트코인이 한 때 각광받던 안전자산이 아닌 현재로서는 위험자산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고 양적긴축에 나설 경우 이에 따른 타격이 예상되는 기술주 등과 더욱 밀접한 흐름을 보인 바 있다. 

암호화폐가 주식과 연동하는 흐름을 보이는 이유는 기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적극 진출한 것과 무관치 않다. 

딕은 "전통적인 자산을 투자하던 이들이 암호화폐를 채택하기 시작한 것이 비트코인이 주식과 상관관계를 강하게 만든 원동력"이라며 "다만 시장마다 펀더멘털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언제든 이 관계는 깨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3만달러 하회 전망도 나와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위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식시장에서도 변동성 장세를  전망하고 있다. 비트코인에 대한 전망도 크게 다르지 않다.  

존 로크 22V리서치의 기술적 분석 담당 헤드는 "모든 질문에 대한 해답처럼 여겨지던 비트코인은 한 때 라이벌이었던 금의 흐름에 비해 크게 부진하다"며 "우리는 비트코인이 3만달러를 하회하고,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암호화폐의 겨울'로 표현되는 장기 약세장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내놓고 있다. 마지막의 암호화폐 겨울은 지난 2017년 말과 2018년 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최고치였던 2만달러에서 80% 가까이 폭락한 바 있다. 

일부 암호화폐 강세론자들은 오히려 암호화폐의 겨울이 다가오는 것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지난 20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의 겨울을 환영한다"며 "이 시기는 암호화폐 업체들이 신기술을 개발하고, 내실을 축적하는 좋은 기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 겨울이 오면 많은 응용 프로그램이 중단돼 정말로 경쟁력이 강한 것들만 살아남는다"며 "이는 건전한 시장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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