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버핏, 安邦 우 회장 체포…투자자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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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버핏, 安邦 우 회장 체포…투자자 긴장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6.1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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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내 투자회사 주가 폭락, 경영위기설등 …한국서도 생보 5위

 

중국 안방(安邦)보험이 위태롭다.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이 갑자기 중국 금융당국에 의해 체포돼 구금되면서 업무를 할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게다가 곧 사임을 발표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안방보험은 국내에서 동양생명에 이어 알리안츠생명도 인수했으며, 2014년 우리은행 인수전에 참가했다가 무산된 적이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와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우 회장이 당국에 체포돼 더 이상 업무를 할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연행 이유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외신들은 우 회장이 안방보험의 경영을 좌지우지하는 입장이어서 그의 업무 중단이 이 회사의 경영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안방보험은 고수익의 유니버설 보험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융상품에 대한 상환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안방보험은 중국의 블루칩기업 10곳, 특히 시중은행에 대규모 투자를 했기 때문에 이 회사가 투자한 주식들이 14일 폭락했다. 안방보험이 보유한 주식은 1조600억 위안(1,55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 중국 안방(安邦)보험그룹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 /위키피디아

 

우 회장, 덩샤오핑의 손녀사위

 

안방보험은 생명보험과 자산관리 등 종합보험과 금융 사업을 하며 중국 내에서는 5위권, 전세계 10위권 안팎의 대형 종합 보험사다. 2004년 설립해 인수합병(M&A)을 통해 10여 년 만에 급성장했고, 중국 정치권과 든든한 연결고리가 있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2004년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에서 자동차 보험회사로 시작한 안방보험은 시작부터 막강한 기업들의 지원을 받아 중국 정치권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우 회장은 중국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鄧小平)의 손녀와 결혼했고, 안방보험의 이사인 천샤오루(陳小魯)는 중국의 혁명원로 천이(陳毅)의 막내아들이다.

하지만 우 회장이 과거 3차례나 결혼한 적 있고 덩샤오핑의 외손녀 덩줘루이(鄧卓芮)와도 "혼인이 중지된 상태"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안방보험은 2010년 보험 감독 당국으로부터 부동산, 생명, 건강보험 영업 허가를 받으며 한 차례 도약했다. 2014년 10월에는 뉴욕의 최고급 호텔인 월도프 아스토리아를 인수하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부각시켰다.

2014년 이전까지 안방보험의 주주는 중국 최대국영회사인 시노펙(中國石化)과 중국 최대자동차회사인 상하이자동차 등으로, 시작부터 중국내 막강한 기업의 지원을 받았다. 처음엔 몇몇 대기업에 불과하던 주주 명부에 2014년 말에 갑자기 31개의 법인이 새로운 주주로 등장했다. 모두 잘 알려지지 않은 투자회사, 부동산 회사, 자동차 회사로 정체가 불분명하고 소유구조가 복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 널에 따르면 2014년 안방보험 투자에 나선 법인 중 아홉 곳은 모두 2012년 12월에서 2013년 1월 사이에 쓰촨(四川)성에서 무더기로 등록된 업체다. 회사 등기에 따르면 베이징에 기반을 둔 몇몇 법인은 똑같은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인수후 몸집 불려

 

안방보험은 국가와 업종에 상관없이 활발하게 인수합병(M&A)에 나서며 몸집을 키워왔다.

2014년 뉴욕 맨해튼의 최고급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사들일 때 인수가격은 19억5,000만 달러였는데, 이는 단일 호텔 매각 대금으로 사상 최대였다. 그것도 현찰로 내놓았다고 한다.

이외에도 벨기에 델타로이드 은행과 네덜란드 보험사인 비밧, 미국 보험사 피델리티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투갈 노보방코 인수전에도 참여했지만 정치적 반대에 부딪혀 좌절되기도 했다. 유럽에서는 보험업체 인수에 치중한다면 미국에서는 호텔 인수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안방보험은 미국 내 16개 고급호텔을 소유한 '스트래티직 호텔 앤드 리조트'를 65억 달러에 사들이기로 한 데 이어 14일에는 웨스틴, 쉐라톤, 세인트 레지스 등 유명 호텔 브랜드를 보유한 스타우드에 인수를 제안했다가 포기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안방보험이 지난해 독일 보험업체 비밧을 인수하자, 안방보험의 신용등급을 산정할 자료를 확보할 수 없다며 비밧의 등급평가를 중단하기도 했다.

 

‘중국의 버핏’…중국 최고위층 지지 있는 듯

 

우 회장은 2004년 회사를 설립한 이래 10여 년 만에 세계적인 규모로 기업을 키워내 '중국의 버핏'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우 회장은 일반 은행 예금보다 이율이 높은 자산관리상품(WMP)을 판매하며 자금을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하면서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그 결과 안방보험은 2004년에는 자동차 보험을 하는 신생회사에 불과했지만, 중국 내 3천개 지점과 3만명의 직원을 거느린 중국 5대 종합 보험사로 성장했다. 이 기간 안방보험의 자기자본은 2004년 5억 위안에서 619억 위안으로 폭증했다.

우 회장이 성공할 수 있던 이유에는 정치적 배경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인이 보험 분야 영업 허가를 받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던 2004년에 안방보험을 설립한 데다가 현재는 모든 금융부문의 영업 허가를 받아 놓고 있다.

빅터 시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정치학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안방보험이 중국 내에서나 해외에서도 번창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정부의 최고위층의 강력한 지지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생보업계 5위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독일 알리안츠그룹 계열의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했다. 앞서 2015년엔 생명보험업계 8위 규모인 동양생명을 인수한 바 있다. 이는 중국 자본이 국내 대형 금융회사를 인수하는 첫 사례였다. 두 보험사를 합치면 국내 생명보험업계 5위에 해당한다.

2014년 11월엔 우리은행 경영권 예비입찰에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다른 경쟁자가 없는 바람에 경쟁입찰 조건에 맞지 않아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안방보험이 연이어 한국 금융회사를 인수한 것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한국 시장을 교두보로 삼으려는 전략으로 해석되어 왔다. 게다가 안방보험은 중국 정계의 든든한 뒷배경을 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최근 연이은 한국금융회사 인수가 중국 정부 최고위층의 지지를 업고 이뤄지고 있는게 아닌지 하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 중"이라며 "현재까지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의 보험계약자 보호나 재무건전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특이사항은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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