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트렌드]① "친환경에 가성비까지"...리필스테이션이 뜨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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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트렌드]① "친환경에 가성비까지"...리필스테이션이 뜨는 이유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1.29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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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가치소비에 적합…가성비도 챙겨
이마트·이니스프리 등 기업 도입 확대
탄소중립 실천포인트제는 아직
시시각각 바뀌는 최신 트렌드. 시간을 들여 살펴보지 않으면 눈 깜짝할 새에 유행은 바뀌어 있다. `MZ`, `핫플`, `힙` … 흘러넘치는 키워드 속에서 지금 인기를 끄는 생활 방식은 무엇일까. 바쁜 일상을 살아가지만 트렌드를 놓치고 싶지 않은 현대인에게 슬기로운 '요즘' 생활 팁을 안내한다. [편집자주]
리필스테이션 알맹상점의 리필 제품.
리필스테이션 알맹상점의 리필 제품.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혼자 사는데 필요한만큼만 담아가니까 낭비도 줄고 충동적인 소비도 덜 하게 돼요." 

이진솔(26)씨는 국내 최초 액체류 리필스테이션 '알맹상점'을 자주 찾는다. 이씨는 방문 전 용기를 직접 챙기며 구매할 양까지 고민하기 때문에 계획적인 소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동시에 '제로웨이스트'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처럼 샴푸, 세제 등의 제품을 포장 없이 소분 판매하는 '리필스테이션'이 MZ세대 가치소비(Meaning-out)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샴푸나 세제, 화장품 등은 일상적으로 사용하기에 꾸준히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한다. 리필스테이션은 이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을 대폭 줄인다.

예를 들어 100L의 세제를 1L씩 담아 팔면 100개의 용기가 소모되지만, 소비자가 집에 있는 용기를 가져와 1L씩 직접 나눠 담으면 새 용기가 필요없다. 용기에 나눠담는 공정과 용기 제작 비용이 사라지니 가격은 더 저렴해진다. 쓰레기는 줄이고, 가성비는 높이는 친환경 소비 공간 '리필스테이션'이 뜨는 이유다. 

저렴한 가격에 쓸 만큼만…1인 가구 생활 양식에 '딱'

2020년 6월 문을 연 알맹상점 망원점 매장에 들어서면 흔히 '말통'이라고 불리는 벌크 용기가 눈에 띈다. 알맹상점에서는 화장품, 샴푸부터 원두, 향신료, 그래놀라 등 다양한 상품 리필이 가능하다. 손님이 리필 제품을 담을 빈 용기를 가져오면 직원이 열탕 소독을 돕는다.

용기를 챙기지 못한 손님도 이용할 수 있다. 매장 한켠에 다른 손님들이 기부한 재활용 유리병, 플라스틱 용기가 가득하다. 플라스틱 용기는 무료로, 유리병은 5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벌크 용기에는 제품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1g(그램)당 가격이 적혀있다.

기자가 빈 유리병에 직접 리필한 샴푸.
기자가 빈 유리병에 직접 리필한 샴푸.

기자는 소독된 작은 잼 병에 1g당 18원인 샴푸를 가득 담았다. 직접 펌프를 누르기 때문에 양 조절이 쉬웠다. 매장에 마련된 저울에 재보니 100g정도가 나와 189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구매했다.

김하은 알맹상점 매니저는 "한번 오신 손님이 계속해서 찾으시는 경우가 많다"며 "리필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걸 체감해 뿌듯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대기업 제품도 '가성비' 구매 가능

MZ세대의 친환경 소비 열풍에 기업들의 호응도 늘어나고 있다. 리필스테이션을 도입한 대형 마트나 브랜드 매장이 급증하는 추세다. 알맹상점과 협업했던 화장품 브랜드 아로마티카와, 아모레스토어 광교점의 아모레퍼시픽 리필스테이션 외에도 LG생활건강, 이마트, GS25 등이 리필스테이션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이니스프리 강남 플래그쉽 스토어의 리필스테이션.
이니스프리 강남 플래그쉽 스토어의 리필스테이션.

지난해 12월 리필스테이션을 도입한 이니스프리 강남 플래그쉽 스토어에선 '리스테이' 샴푸·바디 클렌저·핸드워시 3종을 판매하고 있었다. 리스테이는 이니스프리의 자원 순환 제품 라인이다. 직접 가져온 용기를 매장에서 소독 후 이용하거나, 전용 용기를 구매할 수 있다. 판매 용기인 '리스테이 디스펜서'는 버려지는 코코넛 껍질과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해 만들었다. 또 세척이 쉽도록 용기 중간 부분을 열수 있게 디자인해 재활용성을 높였다.

리필 제품과 본품의 가격을 비교하니 리필 시 약 40% 할인된 가격에 구매가 가능했다. 핸드워시의 경우 본품 1g당 가격은 42원, 리필 1g당 가격은 25원이었다.

리필스테이션은 환경과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다. 많은 기업이 ESG 경영을 확대하며 '지속 가능성'을 앞세우는 상황이라 리필스테이션 도입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탄소중립 실천포인트제, 현장에선 "아직…"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다.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환경부의 '탄소중립 실천포인트제'가 현장에서 적용되지 않았다. 탄소중립 실천포인트제는 리필스테이션 이용 당 2000원의 현금성 포인트를 지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알맹상점과 이니스프리 강남 플래그쉽 스토어 측은 아직 구체적으로 지시받은 내용이없어 적립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참여 업체와 적립 시스템 구축에 대해 논의중"이라며 "현재 리필 포인트를 적립하지 못한 고객도 구매정보가 협력업체에 남아있을 경우 5월 쯤 일괄 적립이 가능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니스프리 관계자는 "탄소중립 실천포인트제에 참여할 예정이나 현재 원활한 제도 운영을 위해 한국환경공단과 논의 중이고 실제 운영 시 별도 안내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하은 알맹상점 매니저 역시 포인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협의된 바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중소샵은 독립된 포인트 제도를 만들어 연계해야 할텐데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중소샵에서도 포인트 적립이 가능한 시스템이 마련되어 리필스테이션이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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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2022-01-29 14:09:37
좋은 정보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