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먹거리 물가] 우유 가격 도미노 인상에…밀크플레이션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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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먹거리 물가] 우유 가격 도미노 인상에…밀크플레이션 현실화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10.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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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유에 이어 매일·남양도 우윳값 인상
빙그레·동원F&B 등도 유제품 가격 올린다
빙과업계도 내부적으로 고민하는 상황

자영업자, 당장 원가 상승에 타격 커져
“원두값부터 설탕, 계란, 밀가루 다 올랐다”
지난 1일 이마트 신촌점에서 한 고객이 우유 및 유제품 코너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김리현 기자
지난 1일 이마트 신촌점에서 한 고객이 우유 및 유제품 코너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김리현 기자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우윳값 도미노 상승이 현실화되면서 커피전문점, 제빵·외식 프랜차이즈, 개인 카페 등 식품·외식업체들의 전방위 물가 상승 가능성이 커졌다. 우유를 원료로 하는 버터, 치즈 등 유제품을 시작으로 빵, 아이스크림, 커피 등의 줄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매일·남양 ‘유업계 빅3’ 모두 인상 발표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건 서울우유다. 서울우유는 지난 1일부터 우유제품 가격을 5.4% 인상했다. 대형마트 기준 2500원 중반이었던 흰 우유 1ℓ 제품 가격은 2700원 전후로 형성됐다. 서울우유의 가격 인상은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낙농진흥회가 지난달 원유 가격을 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 올린 데 따른 여파다.

유업계 2, 3위인 매일유업과 남양유업도 우유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매일유업은 오는 7일부터 ‘매일우유’와 ‘소화가잘되는우유’ 등 가격을 평균 4~5% 올릴 예정이다. 매일유업이 우유 가격을 인상하는 건 2013년 이후 8년 만이다. 

남양유업 역시 오는 14일부터 우유 제품 가격을 평균 4.9%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맛있는 우유GT 2입’ 제품 가격이 4700원대 중반에서 4900원대 후반으로 오르게 됐다. 발효유·가공유 제품도 각각 평균 0.3%, 1.6% 수준으로 인상한다. 

빙그레도 이달 중순부터 ‘바나나맛우유’와 ‘요플레 오리지널’ 가격을 각각 7.1%, 6.4% 올리기로 결정했다. 동원F&B는 오는 6일 우유 제품 가격을 평균 6% 인상할 계획이다. 빙과업계 역시 설탕과 우유 가격 상승 압박으로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영업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사실상 우유를 비롯한 주요 유제품을 판매하는 유업계 모두가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면서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 우유제품발 물가인상)이 현실화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베이커리나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도 압박을 받게 됐다. 

문제는 개인 빵집, 개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다. 대형 프랜차이즈는 연간 단위 계약 등으로 당장 원료 가격 급등에 따른 영향을 덜 받는 반면, 영세 자영업자는 원가 상승에 대한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국제 커피 원두 가격이 지난해부터 10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미국의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원두가격 기준이 되는 커피C선물 가격은 최근 파운드당 190.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전년 동월과 연초 대비 50% 가량 상승한 가격 수준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개인 테이크아웃 전문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32)씨는 “가장 많이 팔리는 게 아이스아메리카노와 라떼인데 원두와 우유 가격 상승에 제품 가격 조정을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테이크아웃 전문점은 가격으로 승부를 봐야 하기 때문에 쉽사리 결정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베이커리·디저트 카페 1, 2호점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김모(39)씨는 “이미 연초에 밀가루, 계란, 설탕 등 디저트 주재료가 전부 다 상승한 상황에서 우유까지 올라 가격을 100원이라도 더 올려야 할 상황”이라며 “요즘엔 못 팔고 버리는 게 더 많은 느낌이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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